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날들
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 아카넷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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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왜 이 문장이 "니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은 누가 있겠니?"라고 들릴까요?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책에서 사람과 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느꼈어요.

그리고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운 이 개가 닮았더라구요.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 주인공 형,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까지요.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나들

약 300페이지 정도지만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술술 잘 읽혀요~~~.

떠돌이 개 스펙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어요.

┌ 녀석은 내가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짖은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무척 고통스러워하는 쉰 목소리였다. 녀석은 예전에 싸우다가 다쳐 목과 목구멍도 시원치 않았다. 갈비뼈와 한쪽 엉덩이와 척추에도 적어도 한 대 이상의 차에 치인 듯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병약하거나 망가진 개가 아니었다. ┘

전 이 글을 읽고 "나는 비호지킨 림프종 혈액암을 앓고 있었다. 인간이 걸릴 수 있는 암 중 제법 괜찮은 암이라고들 말했다." 떠돌이 개 스펙과 이 책의 주인공과 닮아보였어요.



"나의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은 내가 망가졌고 미숙하고 자기 파괴적이며, 어쩌면 불안하거나 부적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당장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앞으로 남은 길을 절뚝이며 나아갈 것이었다."

진짜 떠돌이개 스펙이랑 똑같지 않나요~? ^^



"나는 네가 왜 녀석을 보살피려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아니, 나는 알아.

그쵸~ 떠돌이 개 스펙을 보살피려는 주인공의 마음이 십분이해가 가요.

그 이유는 떠돌이 개 스펙을 위함보다는 사실 제일 필요한건 자기때문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혹시 그분 아니세요?"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예전의 저를 말씀하시나 보군요." 나는 대답한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책을 읽어야 했어요." 그들은 말한다.

"그렇군요." 나는 말한다.

이 짧은 대화에서 나는 떠돌이 개 스펙이 떠올랐어요.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녀석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듯이 떠돌이 개 스펙이 "너도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우리 가족은 좋은 이야기가 무슨 문제든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이 전부였던 세 달 동안 녀석은 나의 곁을 지켜 주었고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과장이 아니라 녀석은 정말로 몇 시간이고 나와 함께 앉아 있었다."

"제 생각에는 개가 선생님한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윈윈하는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스며든다'는 말처럼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따뜻하더라구요.

"스펙은 우리 중 누가 더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형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녀석은 어머니의 좋은 친구였다."



에필로그에서 "시내나 병원 진료실에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면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표정이 보인다. 나의 표정, 바로 그 지친 우울의 표정이. 다들 그 망할 '우울의 강'옆을 계속 걸아가며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가서 어서 못난 개를 찾으라고 말해 주고 싶지만, 그들이 찾고 있는 해결책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못난 개를 해결책으로 삼아도 나쁠 것은 없으리라"라는 말이 나와요.



떠돌이 개 스펙은 여전히 망나니 개였지만, 인간의 슬픔과 노력에 대한 녀석의 감각은 무척 예리했대요.

아마 그건 떠돌이 개 스펙도 똑같은 느끼지 않았을까요? ^^

"어쩌면 개가 나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떠돌이 개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개에 대한 이야기, 완벽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개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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