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지미 친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용대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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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을 담은 사진의 아름다움과 경외심을 만날 수 있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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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지미 친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용대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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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그곳에: 세상 끝에 다녀오다>는 아카데미상 수상작 <프리 솔로>의 감독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인 지미 친이 자신의 모험 사진 대표작을 엮어 출간한 사진집이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스키로 하강하는 모습, 요세미티 하프돔에서 베이스 점프하는 장면, 메루 봉의 주봉 샥스핀과 남극 대륙 울베타나 봉을 등정하는 모습 등 20여 년 동안 촬영해 온 경이로운 사진들을 한데 모았다. 전 세계 극지를 탐험하며 ‘세상의 끝’에서만 볼 수 있는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순간과 함께 그 장면을 기록한 투쟁에 가까운 촬영 현장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리 솔로>의 주인공 알렉스 호놀드와 스키 등반가 키트 델로리에, 스노보더 트래비스 라이스, 등반가 콘래드 앵커와 이본 쉬나드 등 전설적인 모험가들과 함께한 극적인 도전의 여정도 만날 수 있다. 시선을 압도하는 사진들과 모험을 향한 거대한 투지와 열정, 극한의 상황에서 발휘되는 우정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경외감과 존경심을 일깨워 줄 것이다.

"나는 자연 세계와 그 안에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사진이 확장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나는 우리 지구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를 공유함으로써, 후대뿐 아니라 그 자체의 가치를 위해서도 그런 장소들을 보호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우리의 책임감이 커지기를 바랐다.

그러는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거친 장소로 나아가 남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한 것을 이루기 위해 일생을 바친 '모험가'라는 또 하나의 가족을 찾아냈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등반자, 멘토가 되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키트 델로리에를 비롯하여 요세미티 공원의 엘캐피탄과 그 너머까지 프리 솔로로 등반하는 알렉스 호놀드에 이르기까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상과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경험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굉장한 성공과 참담한 실패를 직접 목격한 뒤로 나 자신의 목표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사진으로 담은 사람 모두가 오늘날의 내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지미 친은 노스페이스 등반가 시더 라이트와 케빈 소를 따라가며 사진을 담은 말리 여행은 등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자신이 처음으로 사진을 더 중시한 원정으였으며, 최고의 작업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사진을 얻는다고 말한다. 완벽한 장면이 시야에 들어오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지고, 때로는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화면 안에 있는 것을 그저 즐기고 싶은 마음에 셔터를 누르는 것조차 거의 잊는다는 지미 친의 글에 공감한다.

"우리가 오를 곳은 '파티마의 손'이라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암질 타워가 모인 지형이다. 남부 사하라 깊은 곳에 서 있는 파티마의 손은 다섯 손가락이 하늘로 뻗은 모양을 하고 있다. 손가락은 각기 이슬람의 다섯 기둥인 신앙 고백, 기도, 자선, 단식, 메카 순례를 상징한다."

"여행이 끝날 무렵 우리는 어떻게든 그곳의 타워를 모두 등반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여행이 거의 끝날 때쯤에야 마침내 원하는 사진을 얻어 냈다. 760미터 높이의 카가톤도 타워를 타고 오르는 시더와 케빈을 흥미로운 각도로 잡으려면 나 자신이 카가푸모리 타워 높은 곳에 자리 잡을 필요가 있었다. 사진의 스케일은 타워를 타는 두 사람으로 표현될 것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구도이므로 타워의 높이가 표현될 것이고, 배경에 들어오는 그림자가 손가락 다섯 개를 모두 보여 줄 것이다. 우리는 로프를 설치하고 석양에 맞춰 각자 자리를 잡기 위에 타워에 오르며 마지막 날을 보냈다."




지미 친은 요세미티 계곡은 자신의 삶에 세계 어느 곳의 풍경보다도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지미 친은 요세미티 계곡 등반은 수직으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능력을 길러 주고, 어떤 사람이든, 얼마나 등반을 잘하는 사람이든 그곳에서 등반하면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극한까지 넓히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필사적으로 요세미티 계곡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담아낸 지미 친의 사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2010년 5월호에 출간되었고, 하프돔 위에 있는 알렉스 호놀드를 찍은 사진이 표지에 실렸다.

"2009년 가을, 나는 요세미티에서 등반 문화의 정신과 진화하는 등반의 최신 트렌드를 포착하는 작업을 맡아 진행하기 시작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위한 나의 첫 특집 사진 작업이었다. 나는 요세미티의 다른 모습을 세상에 보여 주고 싶었다. 출판 사진에서 세계 최고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사진 작가에게 특별한 짐을 지우는데, 바로 그 전통을 이어 가는 것이다. 이 잡지는 촬영을 위해 사진작가를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씩도 파견한다. 때로 사진작가가 오랫동안의 작업 끝에 돌아왔는데도 그 결과물이 퇴짜를 맞고 출판되지 않기도 한다. 이 사실은 내게 두려움을 주기도 했고 의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지미 친이 알렉스 호놀드와 영화 <프리 솔로>를 촬영한 이야기를 전하여 눈길을 끈다. 지미 친은 알렉스와 함께 줄을 타고 암변 위아래에서 그의 삶을 사진으로 찍고 영화로 촬영한 3년이라는 시간은, 2017년 6월 3일 새벽 그가 등반화를 신고 손에 초크 가루를 바르고 엘캐피탄에 착 달라붙어 오르기 시작하면서 절정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760미터 높이에 매달려 있는 내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무게가 느껴졌다. 영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두 팔에도 부담이 느껴졌다. 영화와 사진을 동시에 찍을 수 있도록 영화 카메라 위에 사진 카메라를 고정시켜 두었다. 나는 촬영 팀에게 들려준 지시 사항을 생각했다. "실수하면 안 됩니다. 맡은 일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알렉스가 시야에 들어왔다. 보기만 해도 아랫배가 당길 정도로 위험한 저 크랙을 따라 한 손 한 손 침착하게 옮기며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숭고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에 집중했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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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있었다
이재무 지음 / 열림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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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황홀한 재앙이라고 말하는 이재무 시인의 서정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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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있었다
이재무 지음 / 열림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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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있었다>는 1983년 <삶의 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1995) <몸에 피는 꽃>(1996) <시간의 그물>(1997) <저녁 6시>(2007) <경쾌한 유랑>(2011) <즐거운 소란>(2022) 등을 펴내며 약 사십 년 동안 꾸준한 작품활동을 보여온 이재무 시인이 그간 발표한 연시들을 엮은 시집이다. 한국 대표 서정시인 이재무 시인은 이 책에서 수취인 없는 편지를 쓰듯 자신의 평생에 관여해온 '한 사람' 앞에 감희한 마음을 펼쳐놓는다. <한 사람이 있었다>에는 기존 발표한 시와 신작 시 들을 더불어 82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이재무 시인은 시 '모순'에서 "사랑만큼 순수한 모순은 없다"며 "사랑은 황홀한 재앙이듯 / 세계 내 모든 진실한 것은 모순이다"라고 말한다. 사랑이라는 모순된 감정을 전하는 이재무 시인의 시가 눈길을 끈다.

이재무 시인은 시 '한 사람 1'에서 "슬픔이 거름이고 힘이고 지혜를 준다는 것과 / 나를 울게 한 이는 나라는 것을 알게 한 사람 / 모국어와 사랑에 빠지게 하고 / 마침내 시를 쓰게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초로 그리움을 심어주고 고통을 안겨주고 부재의 허무를 살게 하며 자신을 깊이 만들었으며 바람을 예민하게 느끼는 감각을 일깨워준 한 사람에게 쓴 시는 이재무 시인의 깊을 서정성을 보여준다.

이재무 시인은 시 "풍경"에서 "마음 다쳐 아플 때 풍경을 바른다 / 꽃향기를 바르고 초록을 바르고 / 햇볕을 바르고 / 빗소리, 새소리를 바르고 / 달빛, 별빛을 바른다"라고 말한다. 마음 부어 아플 때 풍경을 감고, 너에게 넘어져 마음이 피 흘릴 때 풍경 속으로 들어가 풍경이 된다는 이재무 시인의 시는 인간의 감정과 풍경이라는 것의 감각을 더한다.

이재무 시인은 시 '푸른 자전거'에서 "그녀는 자전거를 잘 탔다 / 그녀의 자전거는 세상 얼룩을 닦는 수건이었다"며 "열여섯 그녀가 자전거를 타는 날은 / 세상도 덩달아 열여섯 살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시에서 푸른 자전거는 시인 이재무가 바라본 열여섯 그녀의 청춘의 시간을 상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재무 시인은 시 '뒤적이다'에서 "뒤적인다는 것은 / 내 안에 너를 깊이 새겼다는 것 / 어제를 뒤적이는 일이 많은 자는 / 오늘 울고 있는 사람이다 / 새가 공중을 뒤적이며 날고 있다"라고 말한다. '뒤적이다'라는 행위가 자주 생기는 이유는 결국 너를 깊이 새겼다는 것이라는 이재무 시인의 글이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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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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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학자의 시선으로 본 젠더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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