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그리고 잘 산다는 것 -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명리학자 김태규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사람, 인생, 운명 이야기
김태규 지음 / 더메이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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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그리고 잘 산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명리학자 김태규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사람, 인생 그리고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나눈 슬픔, 기쁨, 아픔, 고통, 행복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과 실패, 부와 명예, 욕망과 싸움 등 살아가면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조언들로 가득하다. 이 책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삶이란 고단한 것이며, 그래서 스스로를 아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1장 그냥 부는 바람은 없어서, 2장 어디로, 어떻게, 3장 나는 욕망한다, 고로 고생한다, 4장 산다는 것은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5장 누구나 한때 빛난다, 6장 누가 인생의 승자인가, 7장 그래서,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되어가는 대로 되는 대로 살라는 것'은 수동적으로 나태하게 살자는 말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고 추구하되 그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정도의 여유는 가지고 살자는 말이라고 전한다. 뜻을 품었으되 되어가는 대로 산다는 것은 지극히 강인하고 건강한 마음 자세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뜻을 품었다고 뜻대로 다 되는 법 없고, 기도한다고 해서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는 법도 없다. 말을 했다고 해서 말한 바대로 되는 법도 없다.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니, 이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명백한 이치이다."

저자는 한때는 서로가 서로의 분신이라 할 만큼 좋은 사이였는데, 최악의 관계가 된 사람과의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인연, 만남과 헤어짐의 운명학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두 사람의 길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인연이 끝난 것인데, 서로가 멀어져가는 상대를 향해 원망하면 슬프고 힘든 일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삶은 설탕처럼 단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를 번갈아가는 것처럼, 유한한 인연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모든 인연은 특정한 조건 속에서 맺어진다. 우리의 삶 또한 생명력이 살아 움직이는 동안에만 이어지는 아주아주 특별하고도 유한한 인연이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 동안, 죽기 전까지 다양한 맛의 경험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잘사는 것이다."

저자는 간절한 자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기꺼이 비용이나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자라고 말한다. 바로 자신의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천릿길이라고 달려가겠다는 마음이 있는 자이다. 저자는 얻고자 하는 무엇을 위해 길을 찾을 것이고, 길을 찾다가 끝내 길이 없으면 스스로 길을 내거나 또는 험준한 산과 고개를 넘어서라도 그곳으로 가겠다는 마음이 바로 간절함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른바 운이 상승 중이란 말은 '일이 쉽게 풀려나가거나 뜻하지 않는 행운이 찾아드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운이 상승한다는 것은 '간절함을 간직하고 소망을 이룰 때까지 기꺼이 어려운 길을 가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고생을 하더라도 열정을 가지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운이 상승 중이라는 얘기이다."

저자는 타고난 대로 생겨먹은 대로 인생을 산 자가 승자라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스스로가 지닌 '어떤 중심'에서 삶을 이어오고 이어갔던 자가 승자이다. 저자는 이는 모두가 바라고 모두가 좋다 하는 쪽이 아니라, 진심으로 본인이 바라고 본인이 좋다 싶은 방향으로 삶을 영위한 자이라고 이야기한다.

"타고난 성향대로 주어진 적성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목표를 정하고 그쪽에서 잘 되기 위해 기껏 노력해보고 도전해보는 것, 그게 바로 자신의 중심에서 사는 것이요, 그로써 결과에 상관없이 성공이고 승리한 인생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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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는 법
켄포 소달지 지음, 원정 옮김 / 담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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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직면하고 인생의 통찰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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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는 법
켄포 소달지 지음, 원정 옮김 / 담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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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는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베이징대 등 세계 100여 곳의 명문 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 온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 켄포 소달지의 인생 수행 지침서이다. 이 책에서 켄포 소달지는 삶의 고통에 대처하고, 나아가 고통을 즐거움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인생 조언을 들려준다. 그는 책의 전반에 걸쳐 불법의 지혜를 전하는 동시에, 생로병사, 인과응보, 말, 부모, 친구, 관계 등 우리네 삶 전반에 걸친 공통의 화두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이 책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티베트 고승 중 한 명인 저자 켄포 소달지의 수행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동시에 시대, 종교, 언어를 초월하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맞이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인생은 모두 괴로움임을 아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이 세상의 참모습을 똑똑히 보지 못하고, 세상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믿으면 고통에서 영영 벗어나기 힘듭니다. 고통에 직면해야만 즐거움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장 어떻게 살아야 고통스럽지 않을까, 2장 부처님처럼 되기, 3장 무상의 법칙, 4장 역경에 감사하다, 5장 언어 수행, 6장 부모가 바로 보살, 7장 생로병사가 모두 즐거울 수 있다, 8장 우리의 삶은 왜 이토록 힘들까요, 9장 켄포 소달지와의 대화'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고, 인연이 닿을 때 모이고 인연이 다할 때 헤어진다는 이치를 안다면 지금 가진 모든 것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세간의 명예와 이익을 광풍처럼 추구하지 않는다면 설령 불행을 만나더라도 절망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상을 잘 알고 무상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탁 트이게 될 것입니다. 또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리저리 따지거나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고통을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이는 '첫째, 자신을 이롭게 하려는 이기심을 없애고 중생을 이롭게 한다, 둘째, 고통과 즐거움을 모두 수행의 기회로 삼는다, 셋째, 남과 나를 바꾸어 보는 수행이 필요하다, 넷째, 세상에서 말하는 강인함을 뜻하는 '안인'을 수행한다, 다섯째, 미팜 린포체의 '마음을 유쾌하게 하는 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한 고통을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 모두 사용할 필요는 없으며,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택하여 실행하면 된다.

저자는 자신의 스승님이 말하는 좋은 사람에 대한 특징을 소개한다. 이는 '첫째, 언행이 주위 사람과 잘 화합한다, 둘째, 성품이 정직하다, 셋째, 마음이 착하다'이다.

"말을 하든 일을 하든 마음이 정직해야 합니다. 누군가와 논쟁할 때 자기 쪽은 비호하면서 상대방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객관적인 사실을 기준으로 삼아야지 어느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은 성격이 매우 직선적이서어서 눈에 거슬리는 것을 바로 생각나는 대로 말해 버립니다. 그렇게 하는 것을 '정직'이라 여기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마음속 생각을 입에 뱉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른바 정직이란 양심을 속이지 않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나 상대방 한쪽을 두둔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은 상대방의 지위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오직 객곽전 사실만을 좇아 행동합니다."

저자는 일부 불교 신자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은 불교를 현세의 즐거움을 얻는 지름길로 생각하거나 마음의 평온을 얻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불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내세이며, 이번 생은 몇십 년에 불과하지만 죽은 후 수만 년, 생생세세의 즐거움과 고통은 이번 생의 업력에 의해 결정되는 중요한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결국 죽는다고 해서 우리 개개인이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자신을 책임지려는 이번 생의 탐욕과 집착을 최대한 빨리 내려놓고 길고 긴 내세를 위해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립니다. '죽음'을 말하는 것을 금기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도 언젠가 '죽음의 길'에 들어선다는 것을 분명히 압니다. 그러나 이를 일부러 외면하고 잊어버립니다. 그러고서는 이번 생의 것들만 죽기 살기로 탐하고 내세를 위해서는 조금도 준비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타조가 위험에 처했을 때 모래 속에 머리를 숨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부자가 되려면 보시해야 하는데 빼앗으려고만 하며, 장수하려먼 방생해야 하는데 장수하기 위해 살생을 하며, 목적과는 정반대로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렇게 고통을 피하려 하지만 고통은 하나둘 끊임없이 다가오며, 행복을 원하지만 행복을 원수처럼 죽여 버린다고 이야기한다. 부처님이 일찍이 우리에게 부자가 되는 원인이 무엇인이 명백히 알려 주셨으며, 그 비결은 다름이 아닌 '보시'이다. 베풀고 또 베풀어야 얻을 수 있으며,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저자인 켄포 소달지와의 대화가 수록되어 있다. 인과응보는 정말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켄포 소달지는 인과응보는 확실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선을 행했는데 좋은 과보를 얻지 못하고, 악행을 했는데 악한 과보를 받지 않는 이유는 어떤 업을 짓든 그 과보가 바로 성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가난한 농부는 이전에 아무런 작물을 심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빈곤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나중에는 가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을이 되어 수확하기 전까지 그의 삶은 여전히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무 소용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경전에서도 우리가 지은 업이 성숙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업력의 과보는 이번 생에 나타나고, 어떤 업력은 그 과보를 다음 생에 받습니다. 또 어떤 업력의 과보는 몇 생이 지나 나타납니다. 그래서 인과응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아주 복잡한 개념입니다. 체계적으로 배워야 통달할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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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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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적 경험들과 함께 이어지는 사람, 책, 영화에 관한 이야기에 위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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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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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는 2018, 2021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부문에서 백금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정화영 작가의 에세이다. 정화영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책과 영화의 장면으로 연결되었다가 다시 작가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이 책의 구성은 스토리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위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정화영 작가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시와 소설, 음악과 그림 그리고 영화가 전해주는 위로를 함께 소개한다. <서툴지만, 결국에 위로>는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렇게 다른 위로를 만났다. 문학이, 영화가, 시와 노래가, 음악과 미술이 주는 위로였다. 언어가 있기도 했고, 침묵일 때도 있지만 형식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나는 진짜 어른이 됐고, '기적을 꿈꾸던 나'에서 '기적을 경험하는 나'로 성장했다. 그래서 오늘, 나의 부족한 위로를 낙서 같은 글로 대신해 말할 수 있다."



저자는 불륜을 시작한 친구의 전화라는 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 장 폴 뒤부아의 소설 <케네디와 나>를 소개한다. 작가이가 세 아이의 아버지인 마흔다섯 살 '사무엘 폴라리스'에게 어느 날 권태가 찾아왔고, 애정을 가지고 지키려고 했던 모든 일에 회의가 느껴졌고 무력감이라는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서랍게 들어있는 '권총 한 자루'는 사무엘을 조금씩 흔들게 된 것이다. 저자는 소설 <케네디와 나>를 통해 우리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질병인 권태에서 빠져나오려다 잘못된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힘없이 쓰러진 나를 일으킬 뭔가를 찾아내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늪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나는 나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말하자면 아내와 세 아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혼자 사는 셈이다. 우리는 한 집에 살지만, 다 같이 살고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는 이른바 가족이라는 일체감을 잃어버린 지 아주 오래되었다. 세월이 갈수록 우리의 감정은 파편화되어 조각조각 흩어졌다. 그렇다고 우리 중 그 누구도 각자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나 살만큼 똑똑하거나 용기가 있는 것도 아닌 채 서로 멀어졌다. 오늘도 한 집에 모여 보통 가족의 관습과 형태를 그대로 흉내 내며 정해진 시간에 함께 식사를 한다. 그러나 나머지 시간에는 각자 무엇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게 유일한 자존심이라도 되는 사람들처럼 서로 모른 체하며 지낸다. (중략)

나는 옷을 다 벗은 채 욕실 거울 앞에 섰다. 김이 잔뜩 서려 불투명해진 거울을 통해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내 섹스의 윤곽도 보였다. 마치 죽은 새 같다." - 장 폴 뒤부아의 소설 <케네디와 나> 중에서

저자는 차를 타고 달리다가 공황장애가 찾아온 순간, 방송 작가 후배가 울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던 전화로 인해서 자신의 불안에서 빠져나온 경험을 말한다. 저자는 공황 장애의 발작이 후배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진정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아닌 타인을 바라볼 때, 관심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집중시켰을 때 마법처럼 일어난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으로 등장했던 영화 <애널라이즈 디스>에 공황장애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꺼내어 눈길을 끈다.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이 나를 위협할 때, 방문을 걸어 잠그고 스스로 혼자가 되는 이유는 어쩌면 '타인에게 위로받는 법'을 잊어버려서 일 수도 있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쏟아 놓고 안절부절 방을 서성인다. 의연해지려고 노력하지만 금세 좌절한다. 내가 나에게 하는 격려는 생각보다 긴 시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폴은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을 고쳐 달라고 부탁하지만, 의사는 거절한다. 사람 죽이는 마피아를 고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절한 것이다. 그 순간 폴은 울며 성모 마리아를 외치며 기도를 시작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을 죽이던 마피아가 신의 도움을 구하는 순간이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에게 감정 쓰레기통은 '아무 글이라도 쓰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글로 꿈을 쓰고, 사랑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축복할 수 있다는 일은 낭만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알 수 없는 우울감, 끝이 없는 상실감, 어떤 존재라는 외로움, 인간이라는 근원적 연약함,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이 찾아오는 밤이면 나는 노트북을 연다. 친구의 우울과 가족의 슬픔.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아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밤에도 나는 컴퓨터를 켠다. 펜과 노트 대신에 '타닥타닥' 비명을 질러주는 키보드가 있어서 좋다. 너무 좋다. 그래서 오늘 밤도 나는 혼자가 아니다."

저자는 코로나가 빼앗은 평범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를 소개한다. 시작도 끝고 없는 생존의 기록을 서술하고 있는 소설 <더 로드>는 타락한 세상의 끝에서 불을 지키고 운반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치열한 길 위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막연한 불을 찾아 끝도 없는 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는 함께 그 길 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진짜가 아닌 이야기라도, 행복한 이야기가 아이라도, 희망에 가득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때론 절망 가득한 이야기라도, 살아있다는 것과 우리가 함께 이곳에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글에 위안을 받는다.

"우리의 삶은 바뀌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침범하기 전과는 전혀 다른 삶이다. 원하는 곳에 갈 수도 없고, 낯선 미지의 공간은 금기가 됐다.

우리의 삶은 통제되고 있고, 통제 안에 들어왔다. 감시 속에 살고 있다. 어쩌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삶의 질서를 다시 만들어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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