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 - 시인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기 아우름 7
김용택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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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는 김용택 시인이 말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기'에 관한 인문학 책이다.


"이 책은 그동안 했던 강연을 녹취해서 다음 세대에 맞게 다듬고 보충한 것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놓고 보니 그동안 내가 써놓았던 글들을 다시 정리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상한 말 같지만, 우린 공부를 너무 많이 합니다. 아는 게 너무 많아요. 아는 것을 써먹기도 전에 다른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만히 생가개 보면 몰라서 힘이 드는 게 아니라 아는 것을 써먹지 못해 힘들어 합니다. 나는 아는 것을 써먹고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전해 주러 다닙니다.
나는 나무를 좋아합니다. 강물을, 바다를,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것을 바라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나무는 정면이 없습니다. 경계를 하지 않습니다. 나무는 늘 완성되어 있고, 볼 때마다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왜 늘 완성되어 있는데, 왜 늘 달라 보일까요. 나무는 바라보는 쪽이 정면이고, 볼 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볼 때마다 다르다는 말은 자기에게 오는 모든 것들을 다 받아들인다는 말입니다. 나무는 햇빛과 바람과 물을 받아들여 자기를 늘 새롭게 그립니다. 눈이 오면 눈을 받아 들이고 새로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지요.
받아 들이는 힘, 그 힘이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힘입니다. 공부란 실은 세상에서 일어났던 일과 일어나고 있는 일과 일어날 일을 받아들여 세상을 새롭게 그려 내는 힘입니다."

이 책은 1장 보는 것이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이다, 2장 자연이 말해 주는 것을 받아쓰다, 3장 가르치면서 배우다, 4장 사는 것이 공부고 예술이 되어야지, 5장 길 없는 산 앞에 서 있는 너에게(인터뷰)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을 바라보는 일이다.
산을 바라보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눈이 오고, 바람 불고, 꽃 피고, 새가 우는
우리들의 삶을 바라보는 일을 가르쳐야 한다.
바라보아야 무엇인지 알고
무엇인지 알아야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그것이 내 것이 된다.
그럴 때 아는 것이 인격이 된다."

김용택 시인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철학이고, 그런 삶을 우리는 철학적인 삶의 태도라고 말한다고 이야기한다. 삶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철학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신념이 있다. 신념이란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믿는 것이다. 김용택 시인은 그러한 신념이 있을 대 어제와 오늘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내일을 창조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세상이 또 새로운 글이 되고, 새로운 과학이 되고, 새로운 철학이 되고, 새로운 집이 되고, 새로운 길이 되고, 새로운 스마트폰이 된다. 삶을 정리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간다. 새로운 것들은 시선을 끌게 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용택 시인은 그 새로움이 예술일 때 사람들은 감동한다고 전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자세히 보게 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무엇인지 알게 되면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비로소 그것이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지식이 내 것이 될 때 인간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려는 행동과 실천 즉, 아는 것이 인격이 되는 것이지요. 아는 것이 인격이 될 때,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나와 깊이 관계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관계는 갈등을 불러옵니다. 갈등이란 둘 사이의 긴장을 말해요. 다툼과 싸움이 일어나는 거지요. 모두들 자기가 옳다고 싸움을 하면 시끄럽고 불편하고 힘이 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등을 조절하고 조정해서 서로 화해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 조화로움을 찾다가 보면 생각이 일어납니다. 그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이 곧 삶이고 예술이고 정치이고 교육입니다.
(/ pp.86~87)"

김용택 시인은 2008년 퇴직하고 나서는 강연을 다녔다. 첫째, 김용택 시인은 지식을 쌓아 세상을 자세히 보고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평생 공부를 했다. 김용택 시인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담겨 있는 신문을 읽은 후 마지막으로 시를 찾아 읽는다. 김용택 시인은 시를 이해하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둘째, 김용택 시인은 예술적 감성을 놓치지 않고 살았다. 미술관을 찾아다니고, 영화를 놓치지 않고 보고, 연극도 보러 다녔다. 세번째는 '생태적인 삶'이다. 자연이 알아서 하도록 도와주는 게 생태이다. 사람들이 편하고 안락하게 살려고 자연을 죽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용택 시인은 '나름대로 사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김용택 시인은 남의 100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60점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60점이 정말 귀해진다고 말한다.내 것, 내 희망, 내 사랑, 내 삶...... 귀하고 소중한 내 것들이 모이면 세상이 귀하고 소중한 것이 된다는 김용택 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시를 이해하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을 넓히고, 넓힌 생각을 조직해서 표현하는 법을 빨리 알게 되지요. 시는 이슬비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적셔 주는 아름다운 힘이 있습니다. 감성을 확장해 줍니다. 그 감성이 이성과 논리가 되고 신념이 되어 나타나지요. 세상을 아름답게 가꿉니다."

"흔들리는 나뭇가지, 피어 있는 꽃,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가만히 서 있는 나무, 높이 뜬 달빛 아래 굽이돌아 흘러가는 강물, 어둠을 뚫고 가는 강물, 아침과 저녁에 듣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 늦여름 쏟아지는 느닷없는 소낙비...... 아내가 해놓은 밥까지 다 사는게 예술이 되었습니다.
일상이, 삶이 곧 예술이 되어 주었지요. 삶의 예술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지요. 크고 위대하고 화려한 것들이 아니라, 문득 이마를 스치는 바람 한 줄기, 길가에 핀 작은 풀꽃 한 송이의 감도잉 세상을, '그곳'을 바꿉니다."

"모두 자기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지요. 그게 정상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하는 일을 평생 싫어하며 살수는 없지요. 그래서 나는 늘 나름대로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나름대로 자기의 삶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김용택 시인의 인터뷰 내용이 들어있다. 젊은이들에게 당부하는 김용택 시인의 말을 꼭 명심해야겠다.

"무엇인가를 손에 쥐고 있으면 손에 쥔 것만 내 것이지만 쥐고 있는 것을 놓으면 세상에 있는 것이 다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한 가지만 손에 꼭 쥐고 있지 마세요. 눈멀어요.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때로 손에 쥔 것을 놓아 보세요. 누구나 다 길 없는 산 앞에 서 있습니다. 인생은 누군가가 내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길 없는 산에 들어서서 스스로 길을 내며 가는 것입니다. (…) 내가 낸 길은 폭우가 쏟아져도 쉽게 유실되지도, 끊어지지도 않고, 폭설이 내려 쉬이 묻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보면 세상이 바로 보일 것이고, 내가 갈 길이 더 뚜렷해질 것이고, 두려움과 부러움도 엷어질 것입니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 고개에서, 어느 굽이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다보며 삶의 긍정을 얻게 되겠지요.
(/ pp.155~156) "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져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수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테니까"

김용택 시인이 추천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한 편에 깊이 공감한다. <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는 받아들이는 힘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삶에 대해 김용택 시인이 전하는 글이다. 주변의 작은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표현하여 일상을 아름답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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