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누구의 시일까요? 바로 백석의 시입니다.
백석의 시로 아주 유명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의 일부에요.
사실 백석은 이 시말고도 사랑받는 시가 참 많아요.
그중에서도 저는 이 시를 싱어송라이터
김현성의 음반으로 들었는데요.
약 10년전부터 들어왔기에
사실 시보단 음악처럼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시를 사랑한 백석,
시처럼 살고 싶었던 백석을 조금 더 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던 거 같아요.
《흰 바람벽이 있어》는 역사인물도서관의
다섯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을 읽고나니
다른책에도 관심이 가서 좀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이육사 이야기와 김상옥 이야기도
인물도서관 시리즈로 나와 있더라구요.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책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하나 챙겨 보고싶은 마음이 생겼답니다.
백석의 시는 한국인의 애송시 목록에 들어 있고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만큼 유명한데요.
사실 시만 알았지, 이 시를 쓴 백석에 대해서는
깊이 알아보려고 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온 백석은
토속적 소재를 가지고도 센스있고,
세련된 형식으로 시를 표현해 내는 시인이었으며,
시에서 나타내고있듯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
더 그립고 애잔한 마음까지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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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히 '통영'이라는 시가 참 오래 남더라구요.
참 마음이 아프지 않겠어요?
순정남도 이런 순정남이 없더라구요.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던 백석은 친구 결혼식
축하 모임에서 통영 출신인 박경련을 만나
사랑에 빠졌어요. 백석은 애칭을 붙여 주고
나중에 다시 만나러 통영을 찾아가지만,
길이 엇갈린 탓에 만나지 못합니다.
애석하게 이런 엇갈림은 계속 되었고,
절친한 친구인 신현중이 백석과 혼담을
방해해서 혼담이 깨어지고 맙니다.
백석은 친구의 배신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을 시로 담았어요. 백석은 삶 자체가
정말 시같았고, 시가 백석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책의 제목과 같은 《흰 바람벽이 있어》는
또 어찌나 슬프던지요. 백석은 낯선 만주에서
외롭고 쓸쓸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이런 고독함의 자신의 운명인 것인지,
우리가 아는 유명한 시인들도 이랬던 것인지를
생각하며, 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백석의
감정과 마음이 시에 녹아들어서인지,
읽는 저마저도 흰 바람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백석은 어둡고 슬펐던
그 시대에 가장 아름다웠던 사람이고,
희망을 노래하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윤동주 시인조차도 백석을 사랑했고,
백석 시집을 끼고 살았을정도로 백석을
닮고 싶어했다던 그 말이 저는 시인도 아닌데,
어렴풋이 이해가 되네요.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 백석 ...
그의 삶과 사랑을 소설로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