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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의 모든 것 ㅣ 십대를 위한 별별 교양
이고은 지음, 방상호 그림 / 블랙홀 / 2025년 11월
평점 :
세상에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흥미로운 주제들이 가족 간 대화의 시작이 되기도 하죠. 저희 집의 경우, 그 주제가 바로 ‘유전자’였습니다. 아이도 남편도 유전자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서, 자연스럽게 식탁 위 대화가 과학 이야기로 이어지곤 합니다. 특히 우리 아이가 『편견 없는 유전자』라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유전자 이야기가 가족의 즐거운 대화거리가 되었어요. 책을 읽은 아이가 가족들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을 들려주며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아는 즐거움’이 ‘나누는 즐거움’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책을 건넬 때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의외로 아이는
너무 재미있어 했어요.
그 흥미를 시작으로 다양한 유전자 관련 책을 찾아 읽으며 탐독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가족 간의 대화도 한층 풍성해졌습니다. 아이는 여전히 “과학은 어려워요”라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과학을 정말 흥미롭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지켜보는 저도 흐뭇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에게 <유전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권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까지 읽기에 좋은 내용이 담겨 있어, 아이의 호기심을 더욱 넓혀 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유전의 모든 것>은 생명체가 ‘닮음’을 가지는가, 그리고 왜 때로는 ‘다름’을 갖게 되는가를 유전자의 시점에서 탐구하는 청소년 대상 과학 교양서입니다. 책의 전체 구성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1부는 ‘닮음의 유전학’으로 생명이 어디에서 왔는지, 정자와 난자의 역할, 그리고 유전 현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는 ‘다름의 유전학’으로, 부모와 자식이 왜 완전히 같지 않은지, 혈액형이나 유전병, 키와 취향 등 다양한 유전과 변이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하니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마지막 3부는 ‘불멸의 유전학’인데요. 유전자의 입장에서 생물체가 어떻게 자신을 이어가려 하는지, 또 유전자를 바꾸거나 편집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다룹니다. 저는 유전자가 태어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을 통해 유전자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노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의 결함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해 인위적인 유전자를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놀라우면서도 동시에 약간은 두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유전자는 물려받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유전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유전자’라고 하면 보통 ‘같음의 유전자’만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을 통해 ‘다름의 유전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뉴스나 책, 유튜브에서 ‘유전자’, ‘DNA’, ‘유전학’ 같은 단어를 자주 접했던 것 같아요. 관련된 영상이 나오면 늘 관심 있게 보곤 했지요. 사람들은 예전부터 “나는 왜 아빠를 닮았을까?”, “쌍둥이는 왜 닮았는데 성격은 다를까?” 같은 궁금증을 가져왔고, 저를 포함해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굴 닮아서 이렇게~”라는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유전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생각이 맞았습니다. 유전자는 단순히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설계도일 뿐 아니라,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동자의 색, 머리카락의 색, 심지어는 웃는 버릇이나 몸의 체질까지도 모두 유전과 관련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또 생명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해 가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유전자는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기 때문에, 아이도 저도 자연스럽게 유전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끌림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동안 품어왔던 여러 궁금증에 답을 찾아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유전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고, 생각보다 빠르게 읽히는 책이라 더욱 추천하고 싶네요.

책이 두껍지 않고 비교적 짧고 명료하게 구성되어 있어,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독자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입니다. 유전의 모든 것은 생명과학이나 유전학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줄 것 같아요.
이 책은 유전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부모를 닮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줍니다. 또한 우리의 삶과 미래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었고,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