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워 Heat
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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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로 잘 먹고 살던 한 남자가, 독특한 성격의 요리사 마리오를 만나 '음식점의 주방'에 관심을 가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요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재밌게 읽을만한 책이었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유일한 불편함은, 바로,

내가 이탈리아 요리를 진짜 좁쌀만큼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관심도 없고-_-;;;;;

 

뭐, 그래도,

주문이 밀릴때의 북적거리는 주방, 신참의 어려움, 맛있는 요리에 대한 신념,

이런건 잘 느낄 수 있었다.

요리에 방점이 찍혀있다기보다는 글쓴이의 체험담으로 생각하면 더 나을 듯.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탈리아로 진짜 가서 파스타를 배우고 푸주한 견습생으로 산다거나,

방대한 고문헌을 조사해서 '처음으로 파스타 반죽을 물없이 계란으로만 하게된건 언제일까'를 알아내려는 모습은

재미도 있지만 꽤 감명 깊기까지 하다.

 

푸주한 마에스트로나, 대대로 내려오는 파스타를 지키고 있는 베타 같은 사람들에게서는

정말 '장인정신'도 느낄 수 있다.

나처럼 이탈리아 음식을 잘 모른다거나, 관심없었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관심이 생길것 같다.

 

아, 미트소스 스파게티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파스타가 아니란 것도 의외다.

아니, 그럼, 대체 그 요리의 정체는??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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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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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침팬지 수천마리가 우르르 달려올 것 같은 그 이름, 제인 구달 박사님이 쓰신,

대체적으로는

초국적 자본의 식량장악이나 유전자 조작 식품, 비인도적인 식용동물 사육을 비판하고,

소비자의 힘을 이용해서 '건강한 식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라는 내용이다.

 

육류의 소비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꼭 먹어야 겠다면 소규모의 자영농장에서 방목해서 기른 육류로 먹고,

될 수 있으면 지역 근처의 농가에서 재배한 것을 먹고,(커피도 열대우림 그늘에서 자란 것이나 페어트레이드를 강조하신다.)

초국적 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 모두가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고 생각하시는 듯.

 

이 책의 최고 단점은, 다 아는 얘기가 새삼스럽게 나와서 읽는 재미는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식량이 되기 위해 거의 고문수준의 삶을 사는 가축들이라거나,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는 동물때문에 내성을 갖는 슈퍼세균이 생긴다는 문제,

유전자 조작 작물의 특허를 두고 벌어지는 거대 자본의(어이없기 까지한) 횡포... 

생각하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많다.

중간에 사진들도 있어서 더 그런지도(흑백이라 다행이다. 컬러였으면 정말 토했을거다-_-;;).

사진중에는 입에 깔대기를 물고 고통스러워 하는 거위가 인상적이었다.

음, 비위생적, 비인도적으로 사육되고 도살되는 한국의 일부 식용개들이 떠오르는 장면이기도.......

(책에 한국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구달 박사님이 이 얘길 알았다면 쓰지 않으셨을까.)

 

책 읽다보면, '차라리 정원에 밭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채식을 해야 하는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 먹는 것중에는 정말 먹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책.....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는 한국에서도 따라할 만 하다고 보는데,

매주 일요일에 시청앞 잔디밭이나, 일산에 호수공원 같은곳에 자리를 정해서 장을 여는 거다!

경기도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당근이나 감자같은게 막 나오고.

가격만 잘 잡으면 호응도 괜찮을것 같은데.

아, 시청앞은 주거지역이 아니라 좀 그렇겠다...-_-;;;;;;;;;

저녁 반찬사러 시청앞까지 가기엔 너무 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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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1 - 대마법사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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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작가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크리스티앙 자크가 모차르트의 생애를 편년체로 구성한 소설.

'왠일로 이집트 얘기가 아니래?'라고 읽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테베의 백작' 타모스(이집트에서 이시스의 비의를 제대로 배운 수도승이기도)가 프리메이슨의 입문의식을 응용하여,

'부활한 오시리스이자 대마법사'인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에게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비전을 이식하고,

입문의식의 의의를 널리 전파하는 곡을 쓰도록 격려하지만,

프리메이슨에 대한 정치적인 음모로 인해 결국 모차르트는 독살당하고,

타모스는 혁명후 격동기의 파리로 건너가 새로운 '대마법사'인 샹폴리옹을 만나게 된다

라는 내용의 스토리....-_-;;;

크리스티앙 자크는 무슨 이야기를 쓰건 간에 이집트 없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이집트에 모든 것이 있다'라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서....

음.... 약간 강박적으로 보이기 까지도...-_-;;

하긴, 동양에서라면 비슷한 상황을 중국이나 인도에 적용할 수 있을 듯-_-;;;

 

하여간, 읽고나면 모차르트의 모든 오페라가 다르게 보인다-_-*

'뭐야, 이 주인공이(혹은, 이 스토리가)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단 말야??' 라는 심정 이랄까.

글 중에 소개된 오페라 4개(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지오반니, 마술피리)의 내용을,

책으로 읽어서 다 알고 있기는 했지만,

피가로가 '도제'등급을 의미하고, 마술피리의 파미나와 타미노의 사랑이 남성과 여성의 비의적 합일을 의미한다거나....

하는 방향으로는 절대로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책에서 '엄청나게 길게' 서술하고 있는, '오페라의 프리메이슨적 해석'도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계속 되니까 확실히 점점 재미가 없기는 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프리메이슨 오페라.

엄밀히 말하자면,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볼때마다 모두들 '종교극'을 본 셈이 되는군....-_-;;;;;

 

결말부에서 타모스가 샹폴리옹을 찾아내는 것으로 보아서는,

(어이없게도, 모차르트가 키우던 강아지가 인도하는 길로 따라가다보니, 샹폴리옹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후속편인 '이집트인 샹폴리옹'이 내후년쯤에 또 출간되지 않으려나...-_-;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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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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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태까지 읽은 일본인 작가의 소설은,

집에서 읽던 신문에 연재된 유미리의 '팔월의 저 편' 뿐이었다.

(그나마도 듬성듬성 읽었으니, 뭐.)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도 내 타입은 아닌 듯....-_-;;;

물론, 나한테는 문학보다는 사회교양이나, 취미실용에 집착하는 독특한 패턴이 있긴 하지만.

 

하여간, 이 책은 알라딘의 책 소개글을 보고 '왠지 재밌을것 같아서' 도서관에 구매신청을 했다.

(가난한 학생신분에 맘에 드는 책 전부를 펑펑 사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_-;;)

작가는 마쓰히사 아쓰시. (음, 이름 어렵다.)

 

스토리는 간단하게 요약된다.

한 사람이 있다. 당연히(?) 잘나가는 인생은 아니다.

1권의 사토시는 취직을 못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 2권의 이즈미는 '서른이 다 된 결혼 사기범'이다.

그러던 그들은 갑작스레,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알로하 셔츠를 입은 초로의 사내'를 만나게 된다.

이 남자는 바로 천국의 책방을 운영하는 이동사이자 보호사인 야마키.

그는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그들을 천국의 책방으로 데려와 일을 맡긴다.

책방관리와 가사도우미라는 이름이긴 하지만, 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낭독'이다.

그들의 낭독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그들 자신마저도 바꾼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낭독의 발견'이다.

 

'동생을 죽였다'는 자책감 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린 유이와의 사랑을 이루는 사토시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던 조 이치로(아버지를 '빼앗은' 장본인이기도 하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두 사람 모두 낭독을 통해 자신 스스로나 다른 사람에게 남아있는, 뭐랄까, 미련(?)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만들어낸다.

이만하면 '낭독의 발견'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이라면 일단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책을 들자마자 느낄 수 있는 '뭐야, 시집인가?'이고(아주 작고 얇다)

나머지 하나는 '이런 알바 있으면 진짜 좋겠다'이다.

책방에서 책 정리하고 책 팔고, 가끔씩 낭독도 해주는(내가 잘할지는 미지수지만) 아르바이트라니, 정말 좋잖아.

 

청각장애인을 위해 오디오북을 만드는 자원봉사도 있다던데,

낭독의 재능만 있다면야 이런데에도 참여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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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반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Mr. Know 세계문학 20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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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영화덕분에 뜨고 있다길래, 한번 읽어볼까나, 하다가 마침 도서관에서 발견....-_-;;

도서관에서 제법 인기있는 책을 쉽게 빌리는 법은 하나다. 시험기간에 빌릴 것.

 

그야말로 '악마적' 후각과 조향실력을 가진 '체취가 없는' 한 남자가,

짧은 생애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향을 만들기 위해 엽기적인 살인까지 저질렀지만,

결국 자신은 그 향을 '사용'할 수는 있어도 '소유'할 수는 없다는 것에 만사를 포기하고

자신이 만든 향수를 이용하여 부랑자들을 끌어들여 결국 타살같은 자살을 했다는 얘기.

 

영화는 향에 대한 묘사가 불가능해서 책에 비하면 심심하다던데,

확실히 책에는 '무슨무슨 냄새'라는 단어가 그야말로 엄청나게 쏟아진다.

예전에 다빈치 프로젝트에서 보니까 가상현실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향기 분사 장치도 개발되어 있는거 같던데(물론 외국에서.)

이런 영화는 조향사를 섭외해서 극장에 향수 뿌려가면서 상영해야 할지도....-_-;;

 

영화 예고편에서 종종 봤던,

교수형 직전의 그르누이가 손수건을 던져 사람들을 홀리던 장면은,

실제로 만들었으면 한국에선 절대 개봉을 할 수 없었을 수준의 난교가 묘사되어 있어서 깜짝.

'향수 하나로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한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그르누이에게 딸을 희생당한 그 남자의 극한 반응이라니.........

이분은 어쩌면 그르누이가 '훔친' 딸의 향기에 홀렸던 건지도.

 

그 '문제의' 향수가 바로, 그르누이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25명의 사랑스러운 소녀의 체취'를 조합한 향수.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향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뭐, 비율을 잘 맞추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이런 향수를 만들 수 있다면 무슨 향이 날지 정말 궁금하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소위 말하는 '페로몬 향수'와 비슷해 질것 같기는 한데.

 

이상하게도, 그르누이와 장기적인 접촉이 있었던 사람은, 마치 그 운을 먹히기라도 한 듯,

나중에 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 그르누이의 '악마적'인 성향을 더 강조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의도가 이것이었는지 아닌지는 내가 알 수 없지만....

그르누이의 보육을 맡았던 가이아르 부인의 슬픈 최후를, 스토리의 진행과 전혀 상관없는데도 불구하고 서술한 걸 보면, 내 생각이 아주 틀리지도 않을 거다.

 

이해가 안가는 건, 그르누이에게 '체취가 없다'라는 사실인데.

그르누이는 정말 인간이 아닌 존재이기라도 한걸까?

(악마에게 체취를 팔고 능력을 얻었다;?)

체취가 없어서 잘 느껴지지도 않고, 잘 기억되지도 않고.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정말 무섭겠다......-_-;;;;;;;;;;;

 

역시, 사람은 평범하고 정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진리다. 음.


+...이걸 쓰고나니 그루누이가 죽인 소녀가 15명이라는 소리가 있었다.

....나 잘못 기억하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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