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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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늘 무언가를 보게 된다.
그 무언가를 볼 때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보는 대상과 범위는 달라지게 된다.
시선을 낮게 두면 낮은 곳에는 위치한 사물과 사람만 보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낮아지지만 높게 두면 멀리 넓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높아지게 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시선이 아닌 사유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이미 알려져있는 지식의 내용만을 알고 담습하는데 그치는 일차적인 사유가 아닌 이론적인 내용의 습득보다 '사유의 활동' 혹은 '사유의 높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여 자신만의 사유의 시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학문적인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철학적인 시선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철학적인 시선을 갖게 되면 가치를 추구하는 삶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따라하기'가 선도하기로 바뀔수 있으며, 훈고의 습관이 창의의 기풍으로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우리가 이제껏 가지고 있던 철학이라는 학문의 개념부터가 어쩌면 잘못 이해하고 편견을 가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철학에 관한 책이지, 철학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 철학이 아니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의 독립성을 확보하느냐 확보하지 못하느냐다. 무엇으로 불러도 좋으나, 우리의 삶을 각성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고 덤빌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최소한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아니었다는 감춰진 사실만이라도 각자에게 노출되면 좋겠다. (18p)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그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목적이자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모두 내포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표현 중에 '철학을 수입한다.'라는 말이 인상적였다.
철학이라는 학문의 수입이 아닌 그는 철학을 살아있는 '활동'이자 '사유'라고 보았기에 철학을 수입한다는 것은 생각을 수입하다는 것으로 이는 생각의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였다.
생각의 종속은 생각을 수출하는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를 수용하는 것으로 넓게는 삶 전체의 종속도 야기하다고 볼 수있는 것이다.

주체가 아닌 종속자로 살아간다는 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들의 삶에 휘둘리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못하는 삶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높은 차원의 생각(사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에 만들어놓은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난 후 배운 결과를 그대로 담습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철학적인 시선을 갖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그러한 단계까지 올라가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총 5장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뺄 건 빼고 보충할 건 보충해서 이전보다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음을 볼 수있다.
간단명료한 정리 형식으로 되어 있어 요점을 알고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동서양의 역사의 흐름과 우리의 현 위치, 문화, 사상, 철학이 아닌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의 이념 논쟁으로 발전성이 더뎌지고 있는 현 실정 등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뿐 아니라 버릴 것은 버리고 공유할 것은 공유하면서 참된 나를 찾는 방법을 담고 있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철학에 대한 편견을 깨고 삶의 주체가 내가 되어야 함의 중요성을 또 한번 일깨워주었다.

이제껏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의 수입자로써 지내왔다. 자각하지 못함과 내공의 부족도 있었기에 그러했다.
지금부터라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들만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자가 되어주고 싶다.

꿈을 꾸는 삶이란 바로 '나'로 사는 삶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자신의 내면적 욕망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대 타인의 꿈을 대신 꾸거나 대신 이루어줄 수 없다. 꿈도 나만의 고유한 동력에서 생긴다.
(중략)
'나'는 꿈을 꿀 때 비로소 참된 '나'로 존재한다.
(155p)

이제까지의 나의 꿈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꿈,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꿈을 꾸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꿈, 나 자신을 위한 꿈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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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고백록 현대지성 클래식 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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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몰론 톨스토이 자신의 삶에 관한 명상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톨스토이가 이 세상에서 짧은 생애를 보낸 것처럼 우리들에게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생애도 짧은 것이기 때문이다.
(해설 중에서)

얼마 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었다. 거대한 서사의 그의 작품을 완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고 난 후 톨스토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보게 된 책이 바로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톨스토이 고백록>이었다.

<톨스토이 고백록>은 톨스토이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시작으로 참된 신앙과 진리를 추구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 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이 가지는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한 겪게 되는 고통과 자살 충동 및 신앙에 대한 태도 등의 진솔한 자기 고백을 담아내고 있다.

톨스토이는 청년 시절 허영심과 이기심과 교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자신의 삶 속에서 했던 짓들을 자신의 글들 속에서도 똑같이 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단순히 명성과 돈을 얻기 위해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삶의 의미인 선을 향한 추구가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악한 것을 드러내기 위한 글을 썼고 그것이 성공했다고 말한다.

"인생은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 것인가?"

그런 그가 형의 죽음과 농민 학교 일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행한 일들과 믿음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고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이 정지된 것처럼 느끼면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왜 나는 살아가는 것인가? 왜 나는 어떤 것을 원하거나 행하는 것인가? 또한 이 질문은 이렇게 표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내 인생 속에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드시 내게 찾아올 죽음으로 파괴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어떤 의미가 존재하는가?" (39p)

철학적이면서 심오한 그의 의문을 보면서 내 자신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던가?하는 생각을 하였다.
단순히 존재에 대한 의문이 아닌 삶의 의미, 죽음에 대한 고뇌가 담긴 그의 의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해줄 수 있는 학문이 과연 존재할까?

결코 쉽게 읽힐 책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각오를 하고 도전을 했음에도 생각보다 톨스토이의 자서전적 고백이자 끈질기고 집요한 그의 의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의문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원하기도 했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모든 학문을 샅샅이 뒤져 보지만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하자 그는 이성에 기초한 지식이 아닌 이성에 기초하지 않은 지식을 통해 찾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의 힘을 되찾고 이전과 달리 신앙에 대한 그의 태도도 달라짐을 보여준다.
이전의 그는 이성에 기초하여 신앙을 보면서 의문점이 많았고 반감도 있었으나 이제 그의 삶에 있어 신앙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또 다시 자신이 추구하는 신앙과 교리의 가르침과 다른 행동과 태도를 보이는 종교인들에 의해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 그들과 자신의 차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참된 신앙과 진리추구에 나서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톨스토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으며, 사는 게 두렵고 무서워 도망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긴 여정을 보낸 과정을 진솔하면서도 무게감있게 담아내고 있다.
<톨스토이 고백록>은 결코 방대한 분량의 책이 아님에도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가볍게 여길 수 없을 뿐 아니라 불명확한 삶과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였다.
톨스토이, 그가 살아온 삶과 그가 추구하고자한 삶 그리고 신앙에 대한 태도와 진리의 추구 등이 담긴 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의 이러한 고뇌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묻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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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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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사실들과 그것이 아닌 것들에 발목이 잡힌다. 사실이 나를 꾀어내지 못하니 이야기는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나는 이야기꾼이지 역사학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여기서 추진력을 다시 얻기 시작한다.
(작가 후기 중에서)

<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저자인 이주호 작가님이 6년 만에 신작 역사소설을 출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작을 재미있게 본 지라 기대감에 출간 전 원고 상태로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신청했으며 그 영광을 안게 되었다.

그 분의 신작을 처음 읽을 수 있는 독자가 되었다는 사실과 어떠한 지식이나 코멘트가 없이 순수하게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포인트를 잡고 작품 속에 그려지고 있는 장면들을 머릿 속에서 영화화하며 읽다보니 어느 새 푹 빠져서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다.

아비가 역모죄로 처형을 당했다는 것말고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 아는 것 없이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보모의 손에서 자란 병약한 아이인 히로.
그의 조선 이름은 김석운으로 분명 조선인이지만 조선말을 할 줄 몰랐으며, 일본에서 자라 일본말을 잘 하는 그였으나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따뜻히 챙겨주는 용병부대의 대장인 겐카쿠와 아츠카 덕분에 그는 버틸 힘을 얻으며 부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생활했다.
"넌 꿈이 무엇이냐?"
"전 답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제 꿈입니다. "

겐카쿠는 수없이 많은 아이들의 죽음을 보았으며, 수없이 많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었지만 히로와 같은 답을 한 아이를 본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의 대화 속 히로의 답은 어느 아이들과 달랐으며 그의 명석함과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그의 인생의 판로에도 영향을 주는 걸 볼 수 있다.
이 작품 속에는 가슴에 와 닿는 문구가 많다. 그 중 짧지만 강한 느낌을 준 히로의 대답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핵심 문구로 추천^^)

일본은 권력쟁탈전이 난무하는 전국시대, 주군과 다이묘, 가신 등 이들의 천하통일을 위한 신경전과 전쟁도 불사하지 않는 쟁탈전과 자신이 갖고자 함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히데요시의 야욕과 잔혹함은 읽는 내내 혀를 내 두르게 했다.

소설은 일본의 전국 시대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기에 긴장감과 빠른 전개로 속도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그린 이야기 속에서도 히로와 아츠카의 애뜻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이야기와 겐카쿠의 참혹한 죽음, 마음 한 편에는 잘 알지 못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진 히로의 이야기는 먹먹함과 안타까움마저 들게 했다.
죽음을 각오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했지만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일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나약하고 비겁하게 만드는가.
하지만 눈 앞에서 본 조선의 일반 백성들은 그렇지 않았다. 공포를 이기지는 못했으나 나약하지 않았고 비겁하지도 않았다. (272p)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의 백성들의 모습을 함축해놓은 말이 아닐까? 나라를 잃지 않기 위해 죽음의 공포앞에서도 끝까지 싸우려는 히로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나도 같은 상황이 된다면 과연 나약하지도 비겁하지 않을 수 있을까?

<김충신과 히데요시(가제)>는 실존인물이였던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중요 역사적 사건들을 상세한 묘사와 입체적인 느낌을 담아내고 있다.
기구한 운명을 가지고 끈질기게 명을 유지하며 결국은 돌아 돌아 조선에서 와서 조총부대를 창설하여 조선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공을 세운 그는 조선의 임금으로부터 '김충선'이라는 이름을 하사받게 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인공만이 아닌 조연들이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행동하는 이들이 있었음을....

작품을 집필하면서 상충된 자료로 인해 글의 흐름이 끊기기도 한 상황을 이겨내고 우리의 곁에 내놓아지는 그의 신작을 읽고 다른 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영화로 제작된다면 내가 소설로 읽은 이 느낌이랑 어떻게 다를지 궁금한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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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넌 누구니 -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박상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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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은 별일 사는 것같다 느낄 때가 있었다.
좋지 않은 상황이 오거나 내 마음과 다르게 일이 진행되거나 오해를 받는 일 등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임에도 내 자신을 힘들게 했었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한 번으로도 버티기 힘든데 불행이 연겨푸 찾아올 때면 우울함과 절망감으로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별일 없이 사는 것같은 그들도 별일 많이 있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멀리서 보니 봄이 였던 것이 가까이 다가가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들도 혹독한 겨울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되면 뭔지 모른 위안을 얻었다고 할까?
그렇다. 나만 그런 일을 겪고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이 아니였다.

<마음아, 넌 누구니>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이제는 버텨낼 용기와 이겨낼 힘을 낼 수 있고 다른 사람에 의해 휘둘림을 당하지 않고 나의 삶의 주인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나만 왜 이래요? 다른 사람들은 별일 없이 잘 지내고 행복한 것같아요."라고 말하는 우리에게 그녀의 한 마디는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누 구 나 그 래 요..."

일, 사랑, 가족, 사랑하는 여인 등 수많은 사람과 경우로 인해 어두운 터널 속을 걸어가고 있는 그때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고 그저 빨리 벗어나고 싶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내탓도 남탓도 아닌 그저 상황이 그러했음을 인정하고 무시할거는 무시하고 대응할거는 댕응해나가야 함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느낀다면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보면 좋을 것이다.

마음 치유 전문가인 박상미 작가 역시도 우울증을 앓기도 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의 어둠은 터널을 지나왔다.
그리고 이제는 당당히 자신의 길을 찾아서 자신과 같은 힘겨움과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손을 잡아 잠시나마 어둠의 그 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자신의 과거의 경험과 드러내기 어려웠을 힘들었던 기억을 과감히 들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내담자들의 사례를 통해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그녀도 가장 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다름아닌 그녀의 '엄마'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었던 그녀는 어린 시절에도 지금도 노력했다. 하지만 칭찬에 인색했던 그녀의 엄마는 칭찬보다는 훈육을 더 많이 하면서 그녀와 갈등을 겪던 중 어느 날 그녀의 내면 속 어린 아이가 툭 튀어나와서는 엄마에게 소리치게 되고 이후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속마음을 알게 되는 모습은 보는 나의 마음에도 눈물을 흘리게 했다.

단순히 심리에 대한 내용과 그럴 수 있어요가 아닌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엄마의 치료과정, 내담자들의 사례와 함께 시원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로 읽는 동안 내 자신의 마음 소리는 어떠한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치유되지 못한 내 과거의 상처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내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과거의 아픔'과 마주하고 화해를 시도해야만 합니다. 오늘 내 삶이 온전히 행복할 수 있으려면 말이에요. (188p)


우울이라는 감정의 가장 나쁜 점은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좁게 한다는 거예요. 망원경으로 미래를 봐야 하는데, 빨대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 하죠. (중략)
우울하고 죽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면, 일단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야 합니다.
(211p)

그리고 쉬면서 이 문장만 떠올려주라고 말하는 그녀.
'삶은 원래 외롭고 허무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니 나만 그런게 아님을 인정한다면 불행함을 느끼는 빈도도 낮아질 거라고 말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잊지말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는 쉬어주면서 그래도 힘들 땐 '누구나 그래'라고 소리치며 내 자신의 마음 근육을 키움이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이였다.

나조차 모르는 나의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이제부터라도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스스로 토닥토닥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마음아, 정말 넌 누구니? 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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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문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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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의 신작 <살인의 문>
예약판매 알림이 뜨자마자 장바구니에^^
그의 명성답게 이번 작품도 재미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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