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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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늘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소녀 감성을 지닌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은 모습 속에서 늘 생기 있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아이들에게 선물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에게 나이듦이란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며, 다소 두려움으로 느껴졌다.
"인생을 짧고 굵게 살고 싶다." 말하며, 늘 나이듦에 대해 외면해왔던 나에게 나이듦이란 또 다른 인생 2막이라 여기며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살 수 있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이를 만났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 작가인 가도노 에이코.
그녀의 일상과 철학, 패션, 여행, 작품에 관한 에피소드 등 소소하면서도 특별함이 담긴 이야기가 있는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에서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열 두살 딸아이가 그린 마녀가 우리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마녀 배달부 키키>가 되었다고 말하는 에이코 할머니의 딸아이의 그림 솜씨에 초등학교 딸아이와 나는 감탄을 하며 보았다.
섬세하면서도 마녀라는 이미지가 주는 무서움이나 악한 느낌보다는 익살스러움과 정감이 가는 표현으로 아이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짧막 짧막하게 챕터를 나누어 그녀의 보물 공간과 작업 노트와 에피소드, 추억들을 담은 일상과 그녀의 간편하면서도 영양 가득한 식탁의 모습, 자기만의 색깔을 잘 담아 표현하고 있는 패션 등을 보면서 그녀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일상 속의 모습뿐 아니라 브라질에서의 생활과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과 추억이 그녀의 작품 속에 묻어남을 볼 수 있는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빨간색을 좋아하는 그녀는 빨간색에도 여러 가지 색이 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표현하자면 '딸기색'라고 말한다.
나이를 잊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일상을 반짝반짝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그저 부럽기만 했다.

딸기색을 좋아하는 에이코 할머니.
지금처럼 설레임 가득한 일상을 살면서 오래도록 아이들 곁에 남아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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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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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엄마를 잃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엄마만 잃은 것이 아니였다.
"엄마는 내가 삶에서 너무도 필요로 하는 사랑을 모두 앗아갔어요" 라고 말한다.

프랑스 싱어송라이터인 저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회고하며 여섯 살의 브루노를 통해 자신이 느낀 상실감과 이별의 아픔, 죽음에 대한 생각과 사랑의 갈망 등을 투영하여 토해내고 있었다.

섬세한 감정 표현과 엄마의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브루노에게 어느 누구도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도, 엄마가 잃은 상실감에 대해 알려주지도 물어봐주지 않는 부분이 아이의 이후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잘 담아내고 있었다.

엄마가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아요. 대체 언제까지 돌아가신 채로 있을 거예요? (40p)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브루노에게 친구이상의 존재가 생겼다. 알렉이라는 친구이다.
그와 그의 가족에게서 엄마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받으며 생활하며 브루노에게도 여러 일들이 일어나면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작품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브루노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 그리고 자신에게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알렉과도 점차 떨어져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느끼게 되는 두려움과 지속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은 읽는 내내 먹먹함을 주었다.

겪어보지 않고는 공감할 수 없는 것이 상실감이 아닐까?
단순히 소중한 사람이 곁에 없음이 아닌 엄마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겪은 어린 브루노의 엄마에 대한 부재는 엄마를 잃은 그 이상의 삶을 송두리째 잃은 것같은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대체 언제까지 돌아가신 채 있을 거예요?"라는 이 말은 작품을 모두 읽은 지금도 머릿 속에 오래도록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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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계획
신세연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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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짐입니다. 그 집을 나가는 방법은 딱 2가지뿐입니다. 지시, 그리고 죽음. 자신의 의지로 그 집을 빠져나올 수 없는 그런 곳입니다. (243p)

소설은 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집의 대문앞에서 이불에 쌓인 채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엄동설한에 발견된 아이를 들키지 않고 집으로 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으며, 결국 안주인인 백종희에게 들키게 된다.
주인내외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들어왔지만 안주인은 그 아이를 입양시키거나 내쫓지 않고 하녀들에 의해 키워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추운 겨울에 발견되었다해서 붙여진 이름 '영하'
그 아이는 '차영하'라는 이름으로 살아갔으며, 이 후 자신이 자랐던 집을 나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난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은 평생 소녀처럼 살 것같은 아름다운 사람인 '민선화', 그런 그녀는 아들을 낳은 후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면서 결국 숨을 거두게 되면서 세상에는 그와 그의 아들만이 남게 된다.

이 소설은 아버지인 '차영하'의 시점에서 그려진 소설이 아니다. 그의 아들인 '차건우'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진다.
아버지 '차영하'가 사고로 죽은 후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여인을 통해 아버지의 과거를 듣게 되면서 아버지를 둘러싼 얽히고 설킨 사건과 진실을 파헤치게 되고 한수그룹과 정한수라는 인물을 상대로 '복수'를 계획하게 된다.

그는 친구였다. 형이었고, 아버지였다. 그랬던 그가 이토록 허무하게 떠났다.
아버지는 내 생각처럼 슈퍼맨이 아니었다. (48p)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다간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발견하고 살린 것이 과연 잘한 것이였나 후회하는 한 여인, 그 여인을 통해 듣게 되는 놀라운 사실과 이 후 우연하게 만나게 된 여자인 '연선화'의 기구한 사연과 자신과 같은 목적인 '복수'를 꿈꾸는 점에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는 등의 이 소설 속에는 많은 사건과 인물이 얽히고 설켜서 등장하고 있다.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소설의 진정한 악의 존재는 누구인지....
소설의 중심은 '복수'이고 이 복수를 위해 처절한 계획이 시작되었지만 그 복수의 끝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하는 여운을 남기며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처음 소설을 읽을 때는 한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겼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하게 되는 또 다른 인물인 '연선화'를 둘러싼 이야기는 연관이 없을 것같은 두 사건이 하나의 목적과 한 집안을 상대로 하는 것임이 밝혀지면서 묘하게 빨려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흔한 레파토리이며, 막장 드라마의 소재라고 말하는 출생의 비밀, 인간의 추악한 모습, 복수 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작품성이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처절한 계획>은 이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인간의 선과 악, 가진 것이 많은자의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연예계의 빛과 그림자 등 씁쓸한 인간 세상의 한 단면을 잘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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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다이어리 북노트 LOGOS : 5대 명작의 향연, 마검단사노 3년 다이어리 북노트 LOGOS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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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북노트'를 기획하고 출간하게 동기는,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한번은 꼭 읽어야야할 책과 세계인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책을 선정하여 다이어리와 함께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면서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한 해동안 쏟아져 나오는 다이어리의 양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그 많은 다이어리의 모양과 구성, 기능들 또한 각양각색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분명 다이어리가 있음에도 새로운 다이어리가 나오거나 사은품으로 다이어리가 나오면 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그 해만 쓸 수 있는 다이어리를 선택하기보다는 만년 다이어리를 선택하게 된다.
만년 다이어리의 경우 구입한 해가 아니라도 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을 뿐 아니라 꼭 다이어리로써만이 아니라 책과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필사를 위한 노트처럼 사용할 수 있기도 해서인지 선호하게 되는 것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만나게 된 <다이어리북노트- 5대 명작의 향연/마검단사노>은 이색적이면서도 휴대용하고 다니며, 고전 작품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이 다이어리북노트는 일 년동안 써서 넣어두는 다이어리가 아닌 3년동안 읽고 쓸 수 있도록 편집된 형태를 띠고 있다.
내가 선택한 북노트 속에 담긴 고전 작품은 마지막 잎새, 검은 고양이, 단식 광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인과 바다 이렇게 다섯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이 작품들을 한 권 한 권 읽는다면 그 양이 상당하겠지만 이렇게 요약된 형태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다이어리 제작의 취지가 좋더라도 독자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3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한 해동안의 자신의 일상에 대한 기록이나 작품을 읽고 써내려간 자신만의 느낌을 다음 해에 다시 읽어보며 뒤돌아본다는 것은 자신의 발전에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다이어리북노트를 잘 활용하면 3년 뒤 아니 다이어리를 작성하고 난 다음 후에라도 조금은 성장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였다.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명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은 특히 읽어보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이 북노트에 수록된 내용을 읽으면서 이번 기회에 온전한 작품을 꼭 읽어봐야겠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년 다이어리북노트- 5대 명작의 향연/ 마검단사노
이색적이면서 고전 작품을 접하고 싶다여기는 독자라면 이번에 기획된 이 북노트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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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반다나 싱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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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의 소설인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는 SF작가이자 이론물리학자인 인도 출신의 반다나 싱작가에 의해 씌여졌다.
이 작품은 10편의 단편 소설집으로 이색적인 제목만큼이나 각 소설의 내용에서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었다.
공상과학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과 SF와 미스터리, 공포가 결합된 듯한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까지 한 권의 책을 읽었음에도 여러 권의 책을 읽은 듯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녀의 작품의 세계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일까?
독창성이 가득한 작품을 읽으면서도 쉽게 몰입하지도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술술 읽어나가지 못했다.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의 부족을 느끼며 힘겹게 글을 읽어 갔으며, 그 연장선으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사실 작가의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지 고민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10편의 소설 중 하나인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선택해서 정해진 듯하다.
"나는 밝힐 게 있을 뿐이야. 나는 행성이야. 나는 인간이었고, 여자였고, 아내이자 어머니였지. 나는 내게 그런 거 말고 뭔가 다른 건 없을까 늘 궁금했어. 이제 알았어. 행성인 게 나한테 이롭기도 해." (77p)

어느 날 갑자기 배우자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내 카말라의 이상 행동과 말은 남편 람나스를 절망과 분노에 빠뜨렸다.
자신을 행성이라는 여자, 그녀는 정말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일까?

행성, 곤충 인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과 산책 중 공중으로 떠올라 날아가버린 아내 카말라 등 공상과학같은 이야기의 끝은 호러에 가까웠다.

위대한 조물주와의 약속을 어겨 단어 하나만 남기고 말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는 저주를 받게 되고 "들어보세요!"라는 말만 할 수 있게 된 티피새의 이야기를 비롯한 종족의 신화을 담은 <은하수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성간 여행 시대 신화들>은 독특함과 신화의 특색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이론물리학자라는 자신의 이력과 여성 주의 환경운동인 칩코 운동를 통해 인도 사회에 뿌리깊이 카스트제도와 경제 문제 등이 인생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고 경험했으며, 이것이 자신의 인생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고 작품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있어 다소 난해함으로 다가온 작품이였지만 그동안 접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독창적인 면과 이색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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