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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계획
신세연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그 집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짐입니다. 그 집을 나가는 방법은 딱 2가지뿐입니다. 지시, 그리고 죽음. 자신의 의지로 그 집을 빠져나올 수 없는 그런 곳입니다. (243p)
소설은 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집의 대문앞에서 이불에 쌓인 채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엄동설한에 발견된 아이를 들키지 않고 집으로 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으며, 결국 안주인인 백종희에게 들키게 된다.
주인내외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들어왔지만 안주인은 그 아이를 입양시키거나 내쫓지 않고 하녀들에 의해 키워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추운 겨울에 발견되었다해서 붙여진 이름 '영하'
그 아이는 '차영하'라는 이름으로 살아갔으며, 이 후 자신이 자랐던 집을 나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난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은 평생 소녀처럼 살 것같은 아름다운 사람인 '민선화', 그런 그녀는 아들을 낳은 후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면서 결국 숨을 거두게 되면서 세상에는 그와 그의 아들만이 남게 된다.
이 소설은 아버지인 '차영하'의 시점에서 그려진 소설이 아니다. 그의 아들인 '차건우'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진다.
아버지 '차영하'가 사고로 죽은 후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여인을 통해 아버지의 과거를 듣게 되면서 아버지를 둘러싼 얽히고 설킨 사건과 진실을 파헤치게 되고 한수그룹과 정한수라는 인물을 상대로 '복수'를 계획하게 된다.
그는 친구였다. 형이었고, 아버지였다. 그랬던 그가 이토록 허무하게 떠났다.
아버지는 내 생각처럼 슈퍼맨이 아니었다. (48p)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다간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발견하고 살린 것이 과연 잘한 것이였나 후회하는 한 여인, 그 여인을 통해 듣게 되는 놀라운 사실과 이 후 우연하게 만나게 된 여자인 '연선화'의 기구한 사연과 자신과 같은 목적인 '복수'를 꿈꾸는 점에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는 등의 이 소설 속에는 많은 사건과 인물이 얽히고 설켜서 등장하고 있다.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소설의 진정한 악의 존재는 누구인지....
소설의 중심은 '복수'이고 이 복수를 위해 처절한 계획이 시작되었지만 그 복수의 끝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하는 여운을 남기며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처음 소설을 읽을 때는 한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겼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하게 되는 또 다른 인물인 '연선화'를 둘러싼 이야기는 연관이 없을 것같은 두 사건이 하나의 목적과 한 집안을 상대로 하는 것임이 밝혀지면서 묘하게 빨려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흔한 레파토리이며, 막장 드라마의 소재라고 말하는 출생의 비밀, 인간의 추악한 모습, 복수 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작품성이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처절한 계획>은 이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인간의 선과 악, 가진 것이 많은자의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연예계의 빛과 그림자 등 씁쓸한 인간 세상의 한 단면을 잘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