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풍속 100 - 대한민국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신현득 지음, 이상미 그림 / 예림당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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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대보름날이 되면 엄마는 들판에 나가 수수단을 꺾어다가 가지런히 모아 짚으로 내 나이수만큼 매듭을 지어 묶어 놓으셨다. 해가 지고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동네 아이들과 나, 그리고 동생은 엄마가 낮에 만들어 놓으신 수수단을 갖고 황량한 논으로 나가 쥐불놀이를 했다.

수수단에 불을 붙이고 타들어가는 수수단을 빙빙 돌리며 달을 보고 한해 소원을 빌었었다. 동네 오빠들은 깡통에 숯을 담아 불을 붙이고, 때론 휘발유를 살짝 부어 큰 불덩이를 만들어 힘차게 돌리기도 했었다. 그 불씨가 논에 남아있는 짚단 부스러기를 태우고 벼 밑둥을 태우면서 남은 재는 다음에 농사에 말그대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그때 무엇을 빌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기억은 내 어린시절 참 소중한 일화로 남아있다. 요즘 시골에가도 대보름날 달맞이며 쥐불놀이 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만큼 우리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일거다. 나 어릴적엔 일상이었던 일이 이젠 책을 통해서 먼 시대의 일처럼 받아들여지는것......이것이 세월의 흐름이고 시대의 변화일까. 나도 오줌싸면 키쓰고 소금 얻으러 다녔다는 풍속을 옛날 이야기처럼 전해 들었으니 어찌보면 이런 변화는 세월의 흐름에 순행하는 변화일지도 모르겠으나 마음 한켠 아쉬움은 어쩔수가 없다.

그래서 예림당의 이 책 < 대한민국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우리 풍속100>이 매우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우리 풍속 100>은 '일상 속 풍속 이야기'와 '열두 달 세시 풍속 이야기'의 두 파트로 나누어 우리의 풍속을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잘 전해내려오고 있는 풍속인 삼신할머니 모시기, 돌잡이, 손없는 날, 금줄, 부적 이야기는 반갑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이야기들이 더 많다. 풀인형 풀각시, 책씻이, 달 먹기, 신방 지키기, 시묘살이, 똥떡, 솥안에 요강넣기, 태종우 등등의 마흔 네가지의 이야기가 아이들을 기다린다. 마흔 네가지의 일상 속 풍속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그것이 갖고 있는 의미가 심오하다.

'일상 속 풍속 이야기'에서도 그러했지만 특히 '열두 달 세시 풍속 이야기'에서 전해주는 풍속은 우리의 생활속에서 아직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풍속의 유래와 의미, 행하는 풍습까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세시와 24절기는 다른 점이 있다. 세시는 음력을 기준으로 삼아 전해오는 풍속이고 24절기는 양력을 기준으로 자연의 변화를 알려주는 절기이다.
이 차이를 나도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는데 이 책속에서 그러한 사실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새삼 눈길이 머물렀던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익숙하게 듣는 단어이지만 뜻을 잘 모르는 말들. 이를테면 어른의 나이를 일컫는 말들 같은 어려운 단어를 설명해주는 작은 코너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서 작지만 인상 깊었다.  

 

100가지의 우리 풍속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느껴지는 점 중 가장 큰것 하나
그것은 바로 우리 조상의 지혜다.
웃음으로 덮은 해학속에 깊은 뜻이 담겨 있는 풍속 이야기. 그 풍속 하나 하나속엔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귀한 진리가 담겨 있다.
사소한 것으로 치부될수 있는 작은 것 하나도 귀하게 여기고 의미를 담던 귀중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곧 우리 아이들이 풍속을 알고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이 책 <대한민국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우리 풍속100>이 전해주는 진짜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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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의 자유 상자 뜨인돌 그림책 6
엘린 레빈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김향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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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0일은 세계 인권 선언 채택 6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보고 싶지 않은 가슴 아픈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쟁, 기아, 착취, 학대, 차별.......
그 속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취해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예의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보고 싶지 않은 모습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만든 약속이 바로 인권 선언이 아닐까 합니다.  

인권을 이야기할때 흑인 노예의 인권은 아주 큰 의의를 갖는 이슈입니다. 어릴적 보았던 <뿌리>나 스필버그의 <컬러 퍼플>속에서 만났던 그들의 모습은 지금까지 강한 흔적을 남기고 있을 정도이지요. 이제 만나게 될 헨리 또한 그렇게 박해받던 흑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인간이지만 인간으로서의 대우는 커녕 짐승같은 취급을 받아온 것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이야기는 생일도 없고, 나이도 없는 어린 노예 헨리로부터 시작합니다. 
 어느날 아침, 헨리는 주인님의 아들의 소유로 바뀌면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죠.
자유를 꿈꾸며 외롭게 성장한 헨리는 낸시를 만나고 사랑을 합니다. 그리고 헨리는 드디어 세 아이의 아빠가 됩니다.
또한 좋게 이들은 모두 한 집에 살았습니다. 그러나 헨리의 아내 낸시는 불안해 하죠. 언제 가족 모두가 뿔뿔히 흩어져 팔려갈지 모르는것이 노예의 일생이었으니까요. 



예고된것처럼 헨리의 부인과 아이들은 팔려갑니다. 그러나 그 소식을 듣고도 헨리는 뛰쳐나가지 못합니다. 
그는 자유가 없는 노예였으니까요.
점심시간 부랴부랴 마을 광장으로 달려가 마차에 실려 막 사라지는 아이들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또다른 마차에 타고 있는 낸시를 보지요.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았지만 그 어떤 작별 인사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각자의 눈물을 닦고 말간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렇게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헨리는 날아오르는 새를 보며 자유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유를 얻기 위한 행동을 시작합니다.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스미스 박사의 도움을 받아 박스안에 몸을 담고 자유의 도시 필라델피아로 떠날 결심을 합니다. 
헨리의 자유를 향한 갈망, 그것은 자신의 손에 스스로 황산을 붓는것도 서슴치 않는 절박함이었습니다. 
누가 숨소리를 들으면 어쩌냐는 동료 제임스의 말에 헨리가 했던 대답. 
헨리의 자유에 향한 갈망을 어떻게 이보다 더 절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누군가 네 숨소리라도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나는 내 입과 희망을 틀어막고 있을 거야." 

그리하여 헨리는 한치의 움직일 틈도 없는 박스에 담겨 자유를 향한, 목숨을 건 항해를 시작합니다. 



항구로 향하는 기차 화물칸으로 짐짝처럼 던져지고, 증기선에 실린 상자속에서 헨리는 죽을것 같은 고통을 참습니다.
거꾸로 향해 있는 박스, 그 안에서 피가 머리로 쏠리고, 얼굴은 빨개지고, 눈이 아파오지요. 머리가 터질것 같은 고통. 
그러나 헨리는 그저 참고 또 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에 의해서 똑바로 놓이게 된 헨리는 겨우 자리를 잡지요.

긴 여정의 끝, 마침내 헨리는 자유의 노크를 듣습니다.  누군가 상자를 두드렸고 곧이어 뚜껑이 열리면서 환영 인사가 쏟아지죠.
드디어 헨리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한거였어요. 자유를 향한 그 고단하고 힘든 여정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됩니다.
1849년 3월 30일, 헨리에게도 드디어 생일과 이름이 생깁니다.
첫 번째 자유의 날! 헨리 박스 브라운 되다.




이 이야기는 짧은 글이지만 흑인 노예 헨리 박스 브라운의 일대기적 이야기 입니다. 헨리를 따라가다 보면 귀여운 어린 아이 헨리는 이미 중년을 넘어서 있습니다. 그 동안 그가 겪는 일들은 간략하지만 충분히 슬픕니다.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답게 그림또한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펜선이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사실화에 가까운 그림은 헨리와 그 가족들이 겪는 마음의 아픔을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서 글과 한 덩어리가 되어 독자의 심금을 울립니다. 특히 작은 공간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 조각들은 (어린 헨리가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던 풍경, 곳곳에서 창문을 통해 아련하게 들이치는 빛) 이  이야기를 아련하고 애잔하게 만드는데 일조합니다.

가슴을 울리는 흑인 노예의 이야기, 멋진 그림, 어느것 하나 놓칠기 아까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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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다리 위에서 쪽빛그림책 5
기무라 유이치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김정화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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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무라 유이치의 새로운 글이 나왔습니다. 우리에겐 애니메이션 <폭풍우 치는 밤에>의    원작 <가부와 메이 이야기>로 잘 알려진 작가지요. 언급한 전작을 읽으면서 주책없이 펑펑 눈물을 쏟은 경험이 있기에 단번에 뇌리에 박힌 작가라 새 글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흔들흔들 다리 위에서>

제목에서부터 뭔가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느껴지지요. 표지를 보니 거센 물살이 흐르는 강에 외나무 다리가 하나 가로질러 있어요. 그리고 그위에 토끼와 여우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습니다. 먹고 먹히는 두 동물의 관계와 흔들흔들 다리라니....처음부터 긴장감 초절정입니다.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 볼까요.


거센 비가 그친 후, 여우와 토끼가 생존을 위한 본능을 앞세워 쫓고 쫓기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딱 맞닥뜨린 외나무 다리.


 

두 동물이 다리위에 올라서자 비온 후 약해진 둑이 무너저 내리면서 다리만이 격류에 오똑하니 남았습니다.

여우와 토끼가 균형을 맞추어 겨우 중심을 잡고 있는 상태가 된거지요. 여기서 누군가 움직이게 된다면 두 동물은

바로 거센 강물로 빠져버리는 상황인 거예요.한무리의 까마귀때가 저 좋은곳에 아무렇게나 앉자 다리는 또다시 시소처럼

기우뚱거리고 다리 위에서 여우와 토끼는 서로 다툴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시간은 흘러 밤이 되고 공포와 긴장감에 지친 여우와 토끼는 자신들도 모르게 슬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사납고 약아빠진줄 알았던 여우는 의외로 겁이 많았고 무서우면 오줌이 마렵다는 이야기도 하지요.

이야기문이 터지자 둘 사이의 관계같은건 잊어버리고 형제 이야기, 추운 겨울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 등등 신나게 떠듭니다.

그러다가 깜빡 잠이든 토끼를 발견한 여우는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며 토끼를 깨웁니다.

"야, 얼른 일어나. 지금 잠들면 떨어져 죽는다고. 목숨 귀한 줄 알아야지!!"





그 순간 갑자기 불어온 새벽 바람에 위태롭게 서있던 다리는 바람개비처럼 이리저리 돌고 여우와 토끼는 중심을 잃고

통나무 끝에 매달려 빙빙돕니다. 떨어지지 일보직전 여우가 건너편 풀숲에 다리를 걸치고 토끼에게 얼른 자신을 밟고 건너라고 말하지요.

토끼는 폴짝 뛰어 반대편으로 건너갑니다.

 

자, 여기서 책을 보던 우리 아이에게 물었어요.

"토끼가 여우를 두고 그냥 가버릴까?"

안그래도 극적인 상황에 살짝 긴장하던 아이 얼굴이 더 굳어집니다.

"토끼가 그냥 가버리면 여우는 떨어져 물에 빠져버리는건데, 방글이가 토끼라면 여우 데리고 갈거야?"

제 말을 들은 아이, 바로 고개 끄덕입니다. "그럼, 데려가야지."

"여우 구해주고나서 토끼 잡아먹으면 어떡해?"

그러자 방글이 또 고민모드로 들어가더군요^^

이 책이 그런 책이예요. 매순간 긴장하게 만드는 이야기란 말이죠.

 

결국 토끼는 여우를 도와 두 동물은 무사히 강을 건넜고, 즉시 본능이 살아납니다.

토끼는 도망가고 여우는 쫓아가고.

하지만 여우가 불쑥 걸음을 멈추며 말합니다. 오줌이 마렵다고요.

느긋하게 오줌을 누며 여우는 또 말해요. 다시는 잡히지 말라고요.

 

잠자는 토끼를 깨운 여우, 단순히 토끼가 떨어지면 자신도 죽기에 소리지르며 토끼를 깨운걸까요?

쫓아가던 토끼를 오줌 누느라 놓아준 여우, 정말로 무서워 오줌이 마려웠던 걸까요?

맛있는 토끼를 잡아먹으려던 여우도,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던 토끼도 위태로운 외나무 다리위에서 생사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 생사의 고락을 끝까지 함께 해야하는 묘한 상황으로 바뀌면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됩니다. 혹은 적과의 동침?

흔들흔들 위태로운 다리, 아슬아슬 두근거리는 여우와 토끼의 관계는 읽는 사람을 긴장의 연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의 끝은 결코 연결될것 같지 않은 두 동물이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해주는 친구가 되는 것으로  살며시 웃음짓게 만듭니다.

 

내년이면 유치원에 갈 방글이.

오로지 엄마와만 지내서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라 조금, 많이 걱정이 됩니다.

<흔들흔들 다리 위에서>는 그런 방글이에게 친구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책입니다.

서로 돕고, 진정으로 친구를 아낄줄 아는 아이로 자랄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림의 권리는 (주) 청어람미디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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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문법 플래너 - My Grammar Planner Basic My Planner 1
대한교과서 Eng-up 영어연구모임 지음, 캐러멜.네온비 그림, 이찬용 감수 / ENG-up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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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자 생각하고 태평하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 아이가 요즘리딩을 시작했다. 그런데 엄마인 내가 아이의 영어 공부를 봐주면서 느낀건 리딩이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가게 되면 단순한 문장을 넘어서 조금 긴 문장이 등장하고, 그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짧은 문장에선 필요없던 문법적 지식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거다.
문제를 자각하고 교재를 둘러본다. 학창시절 내가 봤던 맨투맨, 성문....다시 들쳐봐도 지겹고 지루하다. 게다가 한문식 문체는 가뜩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문법을 더 어렵게 느껴지게 만든다. 고로 어른인 내가 다시봐도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고 아이가 보기엔 택도 없는 교재다. 음....요즘 영어 좀 한다하는 아이들이 본다는 English grammer in use를 보니.....이건 이제 영어 걸음마 뗀 내 아이가 보기엔 솔직히 수준이 높다. 이것저것 둘러봐도 영어 초보인, 막 문법의 필요성을 느끼는 아이가 보기에 적당한 문법 교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때....<나의 영문법 플래너>가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지금 내 손에서 자신의 면모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보고 나니, 지금 우리 아이가 보기에 이처럼 딱인 교재가 또 있을까 싶어서 많이 반갑고 기쁘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꿰뚫어보고 그것을 잘 반영한 책이다.  지루하지 않다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 조금이라도 지루하고 정적이고 재미었는거 참기 힘들어한다. 나의 영문법 플래너는 단순히 영문법 지식을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편의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문법을 알려주고 있다. 등장 인물이 있고 그 친구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기에 앉아서 수업듣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친구들의 호흡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만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설명은 심플하면서도 핵심만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배우고 있는 문법이 어떤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구문을 형식으로 정리해서 작은 컬러박스 안에 넣어 두고 그 아래 몇가지의 예문을 실어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했다. 이 점은 아직 문법을 어려워할 수도 있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많은 설명과 예문을 들이대서 문법은 지겹고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주겠구나 싶어서 교재를 보는 엄마 마음에 쏙 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코너가 바로 첫번째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짚고 넘어가는 문법 fusion’이다. 이 코너는 해당 문법을 배운 후에 다른 문법과 합쳐지면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단순히 문법을 배우고 머릿속에 암기해놓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모르면 실제로 구문에서 적용시키기에는 미흡한게 사실이다. 다른 문법과 합쳐지면서 그 쓰임이 확대돼서 사용되는, 또 다른 문법적 쓰임을 알려주고 있어서 깊이 있는 공부를 가능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어렵지 않게...그게 바로 이 책의 한결같은 매력이다.
한 단원이 끝나면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배운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풀이와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부분이 있어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한번에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한가지 인상깊은 부분이라면 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는 점이다. 짚고 넘어가는 문법 퓨전 코너와는 또 다르게 전에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거나 앞으로 배우게 될 관련 부분을 미리 만날 수 있게 해당 문법 부분과 연계해주고 있어서 책의 활용도와 공부의 능률을 올려준다.
사이사이 영미권 문화를 소개해주는 코너도 들어있어서 쉬면서 재미있는 영어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이 부분은 그저 단순한 상식으로 그치지 않고 역시 해당 문법과 관련해서 그것들을 활용한 예문들이 들어있어서 하나도 버릴게 없는 부분이다. 


어떤 책일까, 지금의 내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일까 꼼꼼히 검열하는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들췄는데 보면 볼수록 참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어렵지 않게,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베이직이라는 부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문법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에게 딱 맞는 교재다. 보고 있으려니 문법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졌던 엄마도 쉽게 잊었던 문법 지식을 기억해 낼 수 있어서 좋았다. 딸과 함께 부담없이 문법 공부를 시작할 수 있어서 더없이 마음에 들었던 책이기도 하다.
Basic이라서 그런지 태, 가정법, 관계대명사 부분은 다루지 않고 있다. 아마도 <나의 영문법 플래너 2 Advanced>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은 어려울수도 있는 부분을 또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을까 벌써부터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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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색깔들
밀라 보탕 글 그림, 신성림 옮김 / 비룡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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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깁니다.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책이라는 뜻이겠죠. 정말 올해 만난 책중 최고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아홉살 큰 아이는 아주 어릴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상당히 좋아했어요. 손가락 힘도 좋아서 연필도 일찍 잡았기에 그림도 제법 척척 그려냈지요. 저도 제 아이 앞에서는 한꺼풀 덮힌 눈을 갖고 있는지라, 아........ 이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어릴적부터 미술관을 자주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그림과 조각을 접하게 해주었지요. 당장 아이의 미술 실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못해도 감성엔 좋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덕분인지 예쁜 그림,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요즘엔 유명 화가의 모사에 한참 재미가 붙은 상태고요. 
그런 아이이지만 색에 대해서만큼은 저도 손을 대준적이 없습니다.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어떻게 알려줘야할지 몰랐기 때문이지요. 그냥 감각으로 어울리는 색을 찾는 재능을 보여주기를 바랄뿐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아이에게 색에 대해서 알려 줄 수 있는 멋진 책을 한권 발견했습니다. 함께 보는 엄마또한 반하게 만든 책이라 평점에 별이 다섯개 밖에 없는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심플한 빨간 꽃 한송이에 파란 바탕. 강렬하지요. 게다가 아이들이 보기 좋게 스프링 제책입니다. 넘겨보기 참 좋아요. 두께도 만만치 않고요. 핵심은 내용이니 차근 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이야기 해주는 색 이야기는 삼원색입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너무 좋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화가중 색면 추상화를 보여주는 마크 로스크의 그림입니다.  캔버스 위에 색을 입은 면만 있지만 그 느낌은 강렬하지요.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있으면  저는 어쩐지 슬퍼져요.녹아내리는 슬픔이라고 할까요.

 <새콤달콤 색깔들>이 들려주는 삼원색 이야기도 이와 비슷합니다.  파랑,빨강, 노랑의 삼원색을 면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어요.  조금 엷은 파랑은 하늘, 그 아래 진한 파랑은 바다.....단순히 같은 계열의 색을 두개 맞붙여 놓았는데  수평선으로 맞닿은 바다가 연상됩니다. 노랑과 빨강도 같은 식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삼원색에 대한  베이스를 깔아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파랑, 빨강, 노랑에 대한 감각을 머리와 가슴으로 느낀 뒤에 미술 이론으로 접근합니다. 이 세가지 색이 색의 기본인 삼원색이라고 불리우고 이 색들을 같은 양만큼씩 두가지를 합치면 또 다른 색이 나온다는 것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삼원색중 두 가지 색을 합쳐서 나온 색을 '이차색'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물감을 섞어서 직접 해보는것도 좋겠지요. 그런데 책으로도 이차색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 색상이 들어있는 OHP필름이 붙어 있어요. 삼원색중 한가지 색에 다른 삼원색 필름지를 살짝 덮어주면 이차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보세요. 파란색에 노란 필름지를 덮으니 녹색으로 변하지요. 파란+노랑=녹색 이라는걸 아이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섯살 방글이는 굉장히 신기해했고 아홉살 민지도 아하! 하는 감탄의 표정을 짓더라구요.  색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다음으로 만나는 순서는 색의 명도입니다. 색의 밝고 어두움을 말하는 명도. 하얀색의 물감을 섞어서 색의 밝기를 달리하면 같은 계열의 여러 색이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특히 좋았던 점은 일상속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는 점이예요. 노랑을 예로 들어볼까요. 각각 명도가 다른 노란색을 밝은 순으로 늘어놓았어요.위에서부터 가장 밝은 색은 연노랑색, 개나리색, 레몬색,태양색,황토색,귤색.

녹색은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푸른 야채들을 예로 밝기를 설명해 줍니다.풋사과, 올리브, 사이다병, 시금치, 무 이파리, 여름 나무, 나뭇잎 아이들은 이렇게 든 예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색을 쉽게 연상할 수 있어요.그래서 밝기의 비교를 눈으로 실제로 보지 않고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는거죠.

반대로 검은색을 섞을수록 어두워져서 원하는 색상을 만들수 있다는것도 알려줘요.격자무늬로 순차적인 검은색이 인쇄된 OHP필름을 격자무늬로 늘어놓은 색위에 살짝 덮어주면 새롭게 만들어진 색을 확인할 수 있지요.OHP필름을 보시라고 흰종이를 필름 뒤에 대보았어요. 보이시죠?



기본 이론을 재미있게 이해한 후에 실제 그림속에서 명도가 어떻게 변화는지를 보여줍니다. 역시 OHP필름으로 색을 더해주는 것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실제로 독후활동이나 미술활동을 할때도 교본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꽤 쓸모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그림 말고도 책속엔 더 멋진 그림들이 많이 들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 다음으로 해주는 이야기는 보색입니다. 색의 대비를 통해 강조를 하는 보색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을까요.우선 대표적인 보색을 보여준 후 삼원색과 이차색을 갖고 개념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명쾌한 설명이죠?그런데 이 부분은 유아 수준에서는 약간 어려운듯 해요. 아홉살 큰 아이는 재미있어 했고요.



보색 설명과  연결해서 차가운색과 따듯한 색에 대한 설명까지 해주고 있어요.그런데 설명 좀 보세요. 이야기속에서 색이 연상이 되고 자연을 느낄 수 있지요. 이보다 더 컬러풀한 시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더불어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을 나누어서 잘 설명해 주고 있잖아요. 감성발달에 참 좋겠구나 싶어서 읽어주는 엄마 마음에 인상 깊었던 부분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색, 모든 색을 만날 수 있는 색조표도 보여주고 있네요. 색조표를 통해서 색이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때 빛을 통해 색이 되어 망막에 맺히는 색은 보이는 그대로일수도, 느끼는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일수도 있지요.그렇다면 그 색은 수만가지라고 말 할 수 있을거예요. 마음의 색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기에 책의 마무리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감탄한 부분입니다.비가 개인 하늘에 보이는 무지개는 빛의 반대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밤엔 고양이들이 모두 회색으로 보입니다.이게 무슨 뜻일까요. 바로 빛과 색의 관계입니다. 색은 빛이 없으면 그 이름을 갖을수가 없습니다. 앞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색 이야기들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정의이자 이 책이 말하고자 했던 가장 명확한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멋진 책이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쏟아지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예술 창작의 근본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재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인상깊었던 점은 색을 접하는 아이들에게 그 상상의 여지를 빼앗지 않고 기회를 주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색의 기본은 빨강, 파랑, 노랑이고 이것을 삼원색이라 한다. 그리고 그 색들을 합쳐서 나오는 색들을 이차색이라고 하고....등등의 나열만으로 그쳤다면 이 책은 여타의 미술 이론책과 다를바가 없었겠지요. 미술, 나아가 예술, 창작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잘 알고 그것을 존중해주는 책이기에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없는 책입니다.
또 한가지, 어린이 미술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기 쉽게 아주 잘 쓰여진 책입니다. 어떤 분이 우리나라 어린이 역사 교양서가 형편없다고 지적한적이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비 역사 전문가. 게다가 어린이를 위한 역사 전문가가 아니기에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훌륭한 역사책이 나올 수가 없다는 신랄한 비판을 들으면서 역사를 전공한 한사람으로 화도 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부러웠던 점은 어린이를 위한 책임에도 어린이를 위해, 어린이 미술 전문가가 예술적 혼이 느껴질 정도로 정성스럽게 책을 만들었다는 거였습니다.
화려하고 깨끗한 색이 가득한 책을 보는것만으로도 훌륭한 그림책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실제로 따라할 수 있는 미술 교재로도 그 활용가치는 충분한 책입니다. 또한 색을 인지하는 유아부터 초등 연령의 아이들까지 넓게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더욱 좋습니다.

감성 발달에 아주 그만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미술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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