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꾸물꾸물하다.
기운이 없다.
큰 맘 먹고, 친정집 대청소를 시작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케케묵은 때를 지워내느라 힘이 든다.
한국 떠나 타향살이 15년.
그 동안 쌓인 것이 쌓다..
마음에 쌓인 것인든, 살림살이에 쌓인 것이든..
묵은 세월만큼 두껍고, 질기다.
스스로를 다독여 줄 이유로 충분하다..
책장엔 아직 읽어보지도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그래도 괜찮다.
책은 사는 재미가 있고, 읽을 때 내 책장에서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책장에 읽을 책이 많아도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책들을 산다.
열심히 사는 나에게 보상하기 위해서..
골라 읽을 책을 더 많이 쌓아두기 위해..
그러면 재미도 두 배가 되지 않을까?
나는 오늘 축쳐져 있는 나를 위해,
요 며칠 좀 힘들었던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만족스럽다..
어제밤에 주문한 책이 오늘 도착했다.
설렌다.
굿즈로 돈키호테 램프도 주문했다.
앙증맞다.
또 열심히 읽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