꾿빠이, 이상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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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와 허구의 재조합, 이상의 시만큼 난해한 요소 다분.
미스테리 역사소설이 되나 싶었는데 가다만듯한~~


<이상 문학의 본질은 바로 이상인 것이다. 주제도 이상이고 소재도 이상이고 시작도 이상이고 끝도 이상이다. 그러므로 이상을 믿는다.
면 그의 작품은 필연성을 띠게 되고 이상을 믿지 않는다면 단순한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이상수난곡은 이상을 믿으라 말한다. 믿음이 ‘미친놈의 개수작‘을 한국문학의 오른편에 자리잡게 했다.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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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진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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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여친 서사가 억지스러운감이 없진않지만 ‘지루한 소설만 읽는 삼촌‘이 내게는 대상.
어머니,아버지 그리고 삼촌, 다른 사람들의 다르게 사랑하고 기억하고 사유하는 모습들을 나는 건조하게 그려낸다.
지루한 소설을 읽으면서 기다림을 감내하던 삼촌에 대한 기억은 지루하지 않다.

예전에 손홍규님의 ‘서울‘을 읽고 당황했었다. 코맥 맥카시의 ‘로드‘의 한국 버전인가할 정도로 너무 유사해서;;;
그래서 걸렀었는데 이 작품은 좋았다.


형수님,그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해요. 내 동생 건들면 다 죽여버린다, 개새끼들아. 믿기지 않으시죠. 저도 그래요. 그런데 그때 형은 그렇게 말했어요. 도망치는 아이들 뒤통수에 대고요. 그러더니 삼촌이 소리없이 울더라. 어쩔 수 없이 삼촌을 위로해야 했지, 삼촌을 위로하는 동안 나도 묘하게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어. 그게 삼촌의 방식이었던 거지. 내 이야기를 한마디도하지 않으면서 내 이야기를 다 해준 듯한 기분, 내 말을 다 들어준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울음이 잦아들었는지 삼촌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하더구나, 그때 알았던 것같아요. 둔한 사람이란 정말 둔한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을 일부러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을 뜻할 수도 있다는 걸요. 형수님, 형은 아마 먹고사는 일, 자기 가족을 지키고 건사하는 일이 아니라면 다 무시할 거예요.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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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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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품위에 대한 부분은 마음에 깊이 새겼다.
이제 어린이 하나 남았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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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황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9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임용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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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된 경전 비밀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발동되어 경전이 묻히게 된 과정을 재구성한 소설.

송과 서하와 거란이 대치하던 시절, 졸다가 과거시험을 놓친 조행덕이란 인물이 저자거리에서 위험에 처한 서하 여인을 구해주면서 또다른 운명의 문이 열리는 것으로 서사는 시작된다.

서하 문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하로 떠나면서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되는 위구르 왕족 여인과 서하군 한족 부대 대장 주왕례를 만나 불교에 귀의하게 되고 결국 중요한 경전들을 석굴에 무사히 은닉하게 된다.
지루할것 같지만 작가님 필력이 대단하다. 흥미진진하고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인생사의 덧없음 같은 찐한 감동도 있었다.

<재물과 목숨, 권력은 한결같이 그것을 소유하는 자의 것이었으나, 경전은 달랐다. 경전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불에 타지 않고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아무도 경전을 빼앗아 갈 수 없으며,그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 없었다. 타지 않고 지금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p199

1960년 제 1회 ‘마이니치 예술대상‘ 수상.1988년 영화로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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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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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 작품중 김연수 작가님 작품이 제일 읽기 어려워서 몇년전 읽다 포기했는데 이제 독서력이 좀 는건지^^ 이번엔 술술 잘 읽혔다.

1930년대 동만주 항일 유격근거지에서의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 나라를 다른 방식으로 사랑한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천신만고 끝에 만철에 입사하고 난 뒤에는 비록 만리타향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했어도 조선인으로 만철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한동안은 꽤나 우쭐했었다. 그런 내게 국가나, 민족이 구체적으로 느껴질 리가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게 어떤 자들이든 비적(歷)에게 죽는 건 개죽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p18>
나 김해연은 별다른 애국심도 없고 그 나이 청춘들의 연애질에나 관심많은 만철의 조선인 측량기사로 용정으로 파견되면서 혁명조직의 일원들을 만나게된다.

<˝유월이 되면, 아마도.˝
그녀가 다시 내 말을 따라 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덧붙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럼 그때까지 전 일요일마다 누구의 눈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읽나요?˝그렇게 말하던 정희의 눈동자. 두 개의 검은 동그라미 p34>
박길룡의 소개로 만난 이정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의 중국인은 고양이 눈을 보며 시간을 읽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작업하는 그녀.


<˝나, 반지를 받겠어요. 지금 당신은 그리뇨프를 닮았어요. 사랑을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눈빛이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리프보다는 푸가초프가 되기를 원하는 마리아랍니다. 그러니 제를 사랑하지는 마세요. 너무 사랑하지는 마세요.˝
그렇게 정희는 반지를 받았다. 그리뇨프와 푸가초프는 푸쉬킨의『대위의 딸』에 나오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 소설을 읽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순간 나는 그리뇨프도, 푸가초프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그게 누구든.>
청혼하는 나에게 정희는 대위의 딸의 인물들을 인용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도 나처럼 그 소설을 읽지않아 그녀를 이해할수없어 이번에 ‘대위의딸‘ 들였습니다.^^

이정희의 미스테리한 자살과 여옥이라는 또 다른 사랑 그리고 다른 혁명전사들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표류하던 나는 혁명의 숭고한 뜻을 품은 동지끼리 서로 의심하고 죽이는 살벌한 격류에 휘말립니다.

전 이런 역사가 우리 근대사에 숨어있었는지도 몰랐어요.
한홍구 교수님의 해제가 친절하게 실려있어 소설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구요. 우리 근대 독립운동 역사에 대해 파보고싶은 욕구가 팍팍 일지만 생각좀^^

작가님 책 일곱해의 마지막, 청춘의 문장들,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 사월의 미 칠월의솔, 스무살까지 이제 6권 읽었네요. 근데 아직 읽을 책이 많이 남아있어 좋네요^^
번역하신 책도 은근 많으세요.
오래오래 좋은글 많이 쓰시고 소개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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