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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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 작품중 김연수 작가님 작품이 제일 읽기 어려워서 몇년전 읽다 포기했는데 이제 독서력이 좀 는건지^^ 이번엔 술술 잘 읽혔다.

1930년대 동만주 항일 유격근거지에서의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 나라를 다른 방식으로 사랑한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천신만고 끝에 만철에 입사하고 난 뒤에는 비록 만리타향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했어도 조선인으로 만철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한동안은 꽤나 우쭐했었다. 그런 내게 국가나, 민족이 구체적으로 느껴질 리가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게 어떤 자들이든 비적(歷)에게 죽는 건 개죽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p18>
나 김해연은 별다른 애국심도 없고 그 나이 청춘들의 연애질에나 관심많은 만철의 조선인 측량기사로 용정으로 파견되면서 혁명조직의 일원들을 만나게된다.

<˝유월이 되면, 아마도.˝
그녀가 다시 내 말을 따라 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덧붙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럼 그때까지 전 일요일마다 누구의 눈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읽나요?˝그렇게 말하던 정희의 눈동자. 두 개의 검은 동그라미 p34>
박길룡의 소개로 만난 이정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의 중국인은 고양이 눈을 보며 시간을 읽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작업하는 그녀.


<˝나, 반지를 받겠어요. 지금 당신은 그리뇨프를 닮았어요. 사랑을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눈빛이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리프보다는 푸가초프가 되기를 원하는 마리아랍니다. 그러니 제를 사랑하지는 마세요. 너무 사랑하지는 마세요.˝
그렇게 정희는 반지를 받았다. 그리뇨프와 푸가초프는 푸쉬킨의『대위의 딸』에 나오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 소설을 읽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순간 나는 그리뇨프도, 푸가초프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그게 누구든.>
청혼하는 나에게 정희는 대위의 딸의 인물들을 인용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도 나처럼 그 소설을 읽지않아 그녀를 이해할수없어 이번에 ‘대위의딸‘ 들였습니다.^^

이정희의 미스테리한 자살과 여옥이라는 또 다른 사랑 그리고 다른 혁명전사들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표류하던 나는 혁명의 숭고한 뜻을 품은 동지끼리 서로 의심하고 죽이는 살벌한 격류에 휘말립니다.

전 이런 역사가 우리 근대사에 숨어있었는지도 몰랐어요.
한홍구 교수님의 해제가 친절하게 실려있어 소설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구요. 우리 근대 독립운동 역사에 대해 파보고싶은 욕구가 팍팍 일지만 생각좀^^

작가님 책 일곱해의 마지막, 청춘의 문장들,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 사월의 미 칠월의솔, 스무살까지 이제 6권 읽었네요. 근데 아직 읽을 책이 많이 남아있어 좋네요^^
번역하신 책도 은근 많으세요.
오래오래 좋은글 많이 쓰시고 소개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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