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진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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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여친 서사가 억지스러운감이 없진않지만 ‘지루한 소설만 읽는 삼촌‘이 내게는 대상.
어머니,아버지 그리고 삼촌, 다른 사람들의 다르게 사랑하고 기억하고 사유하는 모습들을 나는 건조하게 그려낸다.
지루한 소설을 읽으면서 기다림을 감내하던 삼촌에 대한 기억은 지루하지 않다.

예전에 손홍규님의 ‘서울‘을 읽고 당황했었다. 코맥 맥카시의 ‘로드‘의 한국 버전인가할 정도로 너무 유사해서;;;
그래서 걸렀었는데 이 작품은 좋았다.


형수님,그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해요. 내 동생 건들면 다 죽여버린다, 개새끼들아. 믿기지 않으시죠. 저도 그래요. 그런데 그때 형은 그렇게 말했어요. 도망치는 아이들 뒤통수에 대고요. 그러더니 삼촌이 소리없이 울더라. 어쩔 수 없이 삼촌을 위로해야 했지, 삼촌을 위로하는 동안 나도 묘하게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어. 그게 삼촌의 방식이었던 거지. 내 이야기를 한마디도하지 않으면서 내 이야기를 다 해준 듯한 기분, 내 말을 다 들어준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울음이 잦아들었는지 삼촌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하더구나, 그때 알았던 것같아요. 둔한 사람이란 정말 둔한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을 일부러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을 뜻할 수도 있다는 걸요. 형수님, 형은 아마 먹고사는 일, 자기 가족을 지키고 건사하는 일이 아니라면 다 무시할 거예요.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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