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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든 사람들 - 위기 속에서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유럽 강소국 사람들의 지혜
김성진 지음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타고 난 단점을 뛰어 넘어라
날이 갈수록 참 팍팍해지는 세상이다. 나라 안팎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경제위기 속에 1인당 국민소득이 다시 1만 불대로 떨어졌다는 소식과 경제침체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뉴스가 함께 들려온다. 경제가 힘드니 주머니의 여유도 없어지고 문화비나 식비를 줄이느라 우리 삶이 더 팍팍해 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서민들을 쥐어짜는 것 외엔 없는 듯하다. 부자들에 대한 감세가 계속 되면서 그 감세 규모가 올해에만 7조3000억 원, 내년엔 16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1%를 위하여 1%의 안에서 행해지는 정책들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저소득층, 장애인, 실업자 등에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공공지출 비중이 꼴찌라는 부끄러운 결과를 안겨주었다. 또한 보건관련 지출도 전체 평균을 훨씬 밑돌아 26개국 중 24위라니 빈부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얼마 전 나온 기사에서도 국민 개개인의 삶이 경제규모에 못 따라가는 셈이라 우리나라를 ‘빈곤 선진국’이라 지칭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렇게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계속 되지만 이런 난제를 풀어나간 나라들도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든 사람들>이란 책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합리적인 정책들을 펼치고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노력함으로써, 지금은 어지간한 강대국들도 소위 터치를 못하는 유럽의 8개의 강소국들을 소개 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든 사람들>에 나오는 나라들은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덩어리를 갖고 있고 주위 열강들에게 시달린 적이 있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던 나라들이다. 하지만 저자도 밝혔듯이 이 강소국들과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면적과 환경, 인구 등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사례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해답이 될 순 없겠지만 그들의 지혜가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참고사항이 될 순 있을 듯하다.
약한 자 중에서 가장 강한 자는 자기가 약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자이다.
수 십 개의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유럽은 오래 전부터 그야말로 서로 먹고 먹히는 전장이었다. 그런 강대국들 속에서 이 8개의 나라들은 어떻게 국가의 존립을 지키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우선 그들이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는데 있다. 유럽의 작은 나라에서 지금의 강소국이 되기까지 그들이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그들이 약한 나라라는 점일 것이다. 그 중엔 벨기에나 룩셈부르크 같이 국가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 한때나마 중립국의 길을 걸었던 나라들도 있다. 그랬기에 그들은 더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강대국들과 아슬아슬한 줄타기 하듯 외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다른 나라들이 생각 할 수 없었던 산업이나 정책들을 내세워 모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뿐 아니라 그들은 그들의 타고난 약함과 단점들을 경쟁력으로 활용해 나갔다. 나라가 작으면 작은 대로 활용했고 경쟁력이 있다면 외국의 것이라도 이용하여 목표를 이루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전통 있는 벨기에나 프랑스의 대학으로 보내는 룩셈부르크가 그러하고 카지노를 들여와 파산직전의 나라를 회생시킨 모나코가 그러했다. 특히 모나코는 자칫 도박의 나라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던 것을 나라에 세계 최고의 해양박물관과 오페라 극장을 건설하여 경제와 문화 양 균형을 이루게 하였다. 또한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둘 다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었다. 풍차는 중국과 페르시아에서, 튤립은 터키에서 각각 들여왔다 하는데 그 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면서 국가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알려놨으니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실제로 풍차마을로 널리 알려진 네덜란드의 잔세스칸스는 작은 마을이지만 풍차들과 풍부한 볼거리로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갈 사람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85일 동안 8개국을 돌아다니며 말 그대로 온몸으로 부딪혀 조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내용이 피상적이고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터넷으로 조사해도 나올 많은 내용들이 책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라가 부강해지면서 국민들의 변화 된 삶을 다루는 내용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국가가 실시한 정책이나 산업으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해 주는 인터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건 막연히 알았던 유럽의 강소국들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위기의 극복은 한 사람 한 사람 힘으론 될 수 없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 한 것이다. 정부가 좋은 정책으로 이끌어 주고 국민들은 믿음으로써 따라가야 한다. 지금 정부에 대한 바닥난 신뢰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가 정치나 문화, 사회, 복지 등에서도 진정한 강대국이 되기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