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정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좋은 소설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이라는 주제, 그것도 인간의 본능과 욕망과는 한참 거리가 먼, 고마움과 존경, 배려의 너무 착한 사랑은 내 취향이 아니다. 물론 재치 넘치는 위트와 발랄한 지성으로 대표되는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근대적 여성성이 참신하고 매력적이었지만 그녀 혼자만으로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오만과 편견]은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계급관계의 남녀 사랑에서 피할 수 없는 갈등과 오해, 하지만 종국에는 잘생긴데다 부자이기까지 한 남자를 차지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신데렐라식 로맨스 소설의 플롯을 가지고 있다. 로맨스 소설의 기본적인 플롯이 전체적으로 가독성에서 있어서는 장점이겠지만 진부한 사건 전개와 반전 없는 행복한 결과는 이 소설의 태생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인물들 - 말할것도 없이 엘리자베스의 대사 - 의 대화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가로서의 재능은 빛나지만 그 역시 무한 재생 반복되다 보니 그녀의 톡톡튀던 매력은 무디어지고 나중에는 더운 여름 날 김이 다 빠진 미적지근한 사이다를 넘기는 고역이 되 버린다.     

 

 

몇 년 전에 [오만과 편견]을 시공사 버젼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펭귄 클랙식의 [오만과 편견]이 내용도 더 충실하고 번역도 더 훌륭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최고의 기쁨이자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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