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버지 펭귄클래식 114
도널드 바셀미 지음, 김선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아버지라는 단어는 쉽게 오를 수 없는 단단하고 견고한 성을 연상케 한다. 특히 아들들 한테는....

 

제목은 죽은 아버지 이지만, 소설에서와 마찬가지로 죽은 아버지는 절대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맴돈다.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는 살아 생전에는 의도적으로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대하려는 허상에 다름 아니나 막상 죽음 이후의 부재에는 무의식적으로 - 간혹 의식적으로도 - 그들을 통제하고 구속하는 그 무엇이다.

 

정신분석학으로 대표되는 이론적, 문학적 해석은 아버지와 아들은 남근으로 상징되는 적대적 라이벌 관계로 정의한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들은 아버지라는 거대한 동성 지배자한테 육체적, 정신적으로 구속, 통제 되는 나약한 정신박약아에 불과하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아들이 아버지를 넘어서는 순간은 자신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늙음에 힘입은 바 크다. 상대방이 약해지면서 얻어 낸 승리는 어딘가 정당하지 못한 수단으로 얻어낸 결과라는 찜찜한마음이 들게 한다.

 

아버지는 과거이고, 인습이고, 제도이다. 작가는 언어의 파괴로 죽은 아버지를 철저히 부정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작가의 언어적 파괴는 유희적 목적보다는 현재를 부정하려는 비판적 목적에 더 큰 의미를 주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형식적 파괴는 내 취향이 아니다. 형식적 파괴가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일지라도 형식저 기교가 전부일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비롯한 평균적 독자들은 형식적 불편함에 지레 겁을 먹고 우리의 뇌는 동작을 멈추고 후퇴하기 떄문이다. 나는 평론가도 전문가도 아니다.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겨 가지만 의미없는 시간과의 지루한 씨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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