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 세계문학의 숲 4
바진 지음, 김하림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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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 [생사의 장]에 이후에 만나는 중국 대륙의 소설, 바진의 [차가운 밤]이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은 주인공 왕원쉬안, 그의 아내 청수성, 그의 어머니, 그리고 그의 아들 샤오쉬안이다.

소설 속의 인물을 감히 논하자면 한마디로 중국판 '사랑과 전쟁'의 배우와 별 다름이 없다는 느낌이다. 주인공 왕원쉬안은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는 나약한 가장이지만 그 나약함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요조만큼 절실하지도 치열하지도 못하다. 더불어 그의 아내 청수성은 불륜의 장본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그의 어머니가 보여주는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인 아들에 대한 애정은 며느리에 대한 질투의 반대 급부에 불과해 보인다. 작가 바진이 여전히 봉건적인 구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 지식인의 한계와 당시 중국의 여성 비하적인 가부장적인 가족 제도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가 아니었다면 이 소설속의 주요 등장 인물들은 '사랑과 전쟁'에서 "4주 이후에 뵙겠습니다" 의 부부와 뭐가 다를가 싶다. 

 

작가 바진이 중국 문학의 상징일지는 모르지만 이 작품은 통속적인 신문 연재 소설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주인공이 승전 경축행사일에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은 참 어이없기도 하고 맥빠지는 일이다. 저자가 과연 이 정도 설정으로 항일 투쟁의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 했을까? 그랬다면 그는 사끼꾼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바진이 그랗게 중국 근대/현대 문학사적으로 주요 작가라면 그의 작품중에 하필 이 소설을 궂이 번역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심이 들 뿐이다. 

 

건방진 푸념이지만 이 정도 소설이면 책을 읽느니 아침 드라마나 '사랑의 전쟁'을 보는게 낫다.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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