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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푼짜리 오페라 - 베르톨트 브레히트 희곡선집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00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이은희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평점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를 읽었다.
브레히트는 대학시절 연극학 개론 수업 시간에 그리고 각종 미디어에서 그의 명성만을 들었을 뿐 실제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 번이 처음이다. 느낌은 뭐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번역자인 이은희 선생님의 역자 해설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그 녀의 해석은 브레히트 연극에 대한 지침서 같은 느낌이고 작품 해설에서는 좀 과도하게 브레히트 이론이나 주제를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억척 어멈과 자식들]은 '전쟁의 비극을 통해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는 억척 어멈을 통해 관객에세 전쟁의 본질과 어리석은 소시민에 대한 통찰을 촉구한다'라는 분석은 실제로 브레히트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여도 이를 받쳐주는 사건이나 인물이 좀 약하지 않나 싶다. 물론 실제 무대에 올려 질 경우 느낌이 틀려 질 수도 있겠지만 희곡 만으로는 플랫이나 인물이 좀 밋밋하다는 느낌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서사극이 가지는 특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역자가 지적 하고 있듯이 서사극은 '배우가 자기 자신을 역할에 완전히 몰입시키고, 관객 역시 사건이나 인물의 감정 이입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체험'하는 전통적 연극의 기본원리를 거부하는 대안적 연극 형식이다. 현실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과잉된 감정과 동시에 대리만족에서 오는 정화를 방해하는 '낯설게 하기' 서사구조가 필요하며 이을 통해 관객에세 객관적으로 사건과 인물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충분한 타당성을 가지고 있으나 관객의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에만 의존하는 예술 방식이 서삭극의 이론적 의도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소통은 대부분 감정에 의존하며 이성은 부차적인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