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기별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춘미 옮김 / 하늘연못 / 1997년 6월
평점 :
품절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전후 일본을 배경으로 전장에서 다리를 잃고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15세 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
전쟁통에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떠나버린 엄마,
다리를 잃은 고통을 핑계로 매일 술에 의지한 채
점점 더 망가져가는 아빠.
어른의 보호 아래 자라야 마땅할 나이에 사창가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삶의 희망보다 절망과 체념에 더 익숙해져 가는 소년의 고통스런 날들이 마음 아프다.
패전 후 모든 것을 체념한 태도로 비관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은 섬세하게 묘사된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대비되어 더욱 서글프게 느껴진다.
다음 세상을 이끌어갈 세대로서 성장 해가는 아이들에게 아무 관심도 책임도 보이지 않는 어른들,
그런 비루한 일상 속에서도 삶의 끈을 놓지않고 미지의 미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소년은 어떤 어른으로 자라게 될까..

전쟁이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비극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선 고통과 인내의 시간들을 견디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담담하지만 힘있는 문장으로 들려주는 소설.
비록 소설이지만 ‘천벌 받아 마땅하다‘는 주민들의 말을 통해 전범국 국민으로서의 자각과 반성을 드러내는 작가의 용기가 반가웠고,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었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 땅이 통일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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