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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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갑자기 울컥하게 되는 당황스런 순간이 있다.
저자의 고통이나 감정에 깊은 공감이 될 때나,
스토리에 푹 빠지게 만드는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문장이 주는 감동에 휩싸이는 순간,
그리고 이 책처럼 그저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임에도 마음 가득히 차오르는 울림으로 생각과 마음이 저절로 차올라 크게 공명할 때.

이 책은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단체인 카라에서 유기동물들과 결연을 맺고 후원중인 작가들이 자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와 동일한 생명으로서 소중한 가치를 지닌 동물들에 대해 함께 생각 해보자고 따뜻하게 권하는 책이다.
한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은 없지만 인간에게 양식으로 제공되기 위해 태어나고 길러지는 많은 동물들에게 죄책감을 갖고 살아왔기에 책 속의 모든 이야기는 나를 부끄럽게 했고, 잘 알지못해 오해와 무지로 살아온 시간들이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얼마전에 읽었던 한나 아렌트의 책에서 무사유가 얼마나 악한 것인지 공감했지만 나 역시 동물에 대한 의식에선 제대로 사유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세상에 가치 없이 태어나는 생명은 없다.
무슨 권리로 인간들은 동물을 가축화 하고 그들의 자유를 빼앗으며 심지어 그들의 존재를 우리의 양식과 소유물로 당연하게 인식하는 것인가?
약자의 권리와 동등한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지만, 동물을 소유나 양식으로 여기고 생명으로서 존중하지 않는 시각은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 사람 중에도 약자가 많은데 동물에게까지 신경써야 하냐는 사람들의 주장이 많은
이들에게 동의를 얻고 타당하다 인정 받는다.
하지만, 생명의 가치에는 순위도 경중도 없으며, 사람이든 동물이든 더 약하고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과 배려, 보호는 결국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을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아홉편의 이야기들 하나 하나가 다른 사랑의 빛깔로
마음을 뜨겁게 데우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며, 깊은 공감과 함께 큰 깨달음을 준다.
책을 통해 이렇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느낀것도 꽤 오랜만이었지만,
반려동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최고 경지의 사랑을 느끼고 배우며 더없이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는 작가들의 이야기에선 또 질투가 날만큼 부러움과 동경을 느꼈다.
‘개들은 왜 인간 따위를 이토록 사랑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잠깐의 권태도 변심도 무시도 없이 모든 순간 자신들의 반려인을 지극히 사랑만 하다 떠나는, 그래서 먼저 떠난 그들을 만날 희망으로 고단한 삶을 버틸수 있게까지 해주는 소중한 존재와의 만남이라니..
나도 언젠가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동물학대를 결사반대하고 유기동물들 이야기만 들어도 마음 아프다 했지만, 나 역시 마음 한켠엔 불우한 아이들, 빈곤국의 국민들을 먼저 도와야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을 진심으로
반성한다.
생명의 가치에는 우선 순위가 없다는 것,
인간들이 매긴 가치 순위로 동물들의 고통을 미뤄두는 잔인함을 더는 용인해선 안된다는 것,
사랑을 하게되면 불편하고 힘든 것들과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지만,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내게 오는 아프고 힘든 것들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절대 잊지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 해본다.
일단, 카라의 후원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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