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작가가 생소하던 시절 우연히 상실의 시대를 읽은 후부터 하루키라는 작가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딱히 선호하는 작가는 아님에도 그의 작품을 거의 다 읽은 독자가 되었다. 단편과 장편 모두 판타지스러우면서도 적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과연 어떻게 끝날까 궁금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어서 즐겁게 읽어왔고, 특히 1Q84는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지라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추천 했었다.후속작인 다자끼 스크루~와 얼마전 출간된 기사단장 죽이기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는데..아무리 짧은 작품이라도 이번 작품 '버스데이걸'은 너무하단 생각에 조금 화가 난다.가격은 이전 작품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느껴지는 분량차는 거의 10분의 1 정도? 길이야 이전에도 짧은 단편들이 많았으니 봐준다 쳐도내용 역시 기존의 하루키 작품들에 비해 그럴싸한 판타지도 의미심장한 물음표도 없고 문장 역시 평범하기 그지없다.오래 붙잡고 읽는 두툼한 장서만이 가치 있다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고작 20분 이내에 읽은 작품이 몇백페이지의 묵직한 서사를 지닌 작품들과 비슷한 가격이라는 건 솔직히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닐까?만약 이 작품을 포함해 그의 다양하고 재기발랄한 단편들을 모아서 잡문집같은 단편집을 냈다면 기꺼이 구입하고 아깝지 않게 즐거운 독서를 했을텐데..그나마 얇은 책의 꽤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는 그림들이 아무리 괜찮다 해도 이건 정말 너무한 거다.독서를 하면서 가격의 가치를 따지는 건 한심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조차 이 책을 읽고나니 그 돈으로 살 수 있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어둔 좋은 책들이 떠오르며 살짝 화가 나려고 하니..알라딘에 처음 쓰는 서평이 돈 아깝다 라는 점이 참 서글프고 안타깝다.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분들은 조금 고민 해보시고 구입 하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