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쓰여진지 6년이 지났다
그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하긴 내가 학교 다닐 때와도 달라진 것이 없다
더 지독해졌다
끔찍해졌다
내가 학교다닐때는 교복을 안 입어서 그랬는지 감옥에 가는 기분은 안들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탈옥이라는 표현을 과감하게 쓴다...
나는 탈옥이 아니라 형기마치고 나가는 출소 같은데~ 라고 염장을 지른다 ㅋㅋㅋ

성장소설은 불편하다
현실은 지옥인데
작품에서는 지옥을 그리고 있는데 희망을 이야기한다
근데 그 희망이 거짓희망같다
그 희망마저 강요하는 것 같다
정해진 희망같다.
꼭 희망으로 포장하는 기분이다
해피엔딩도 불편하고 언해피엔딩도 불편하다

6년후에 읽는 성장소설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보니 상 받은 작품이다..
블루픽션이 상 이름이구나.
좀 냄새가 났었는데 역시나...
상 받을 만하게 잘 썼다. 재미도 있고
적절한 감동도 공감도 잘 끌어내고 있다.
일단 잘 읽힌다.
그래서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까?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이경이라고 ngo단체에서 시민활동가 부모를 둔 아이이다.
당당하고 똑똑하고 딱 부러지는 아이이다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정하고 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 부모가 이경이에게 한 말이다.
그 학교가 너에게 맞지 않는 학교라는 것을 알지만 적응못할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만두라는 말을 못 했다는..
학교에 남는 것도 상처이지만
학교 밖도 다르기 때문에 상처가 될 수 있을것 같아서라고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소위 제도권내에 순응하지도 못하면서 과감히 거부하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내 모습..
아이가 선택한다면 동조는 해 주겠지만..

그 적당한 합의점이 인가 대안형 특성화고였으니..
요즘은 이 마저도 성적순이라고 하니..
나의 비겁함이 속이 비쳐진 순간
거부당했다 ㅎㅎ


가끔 생각한다
청소년 작가들은 알까?
자신의 작품이 아이들 보다는 엄마들이 더 많이 읽힐지도 모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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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2-24 0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형기 마치고 나가는 출소 ㅎㅎ 너무 웃프지만 딱 맞는 표현같아요.

지금행복하자 2015-12-24 10:18   좋아요 2 | URL
정말 웃퍼요 ㅠㅠ 꿈만 꾸기에도 바쁜 나이들일텐데~ 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뭔가 달라질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순진한 아이들을 보니.. 뭐라 할 말이 없어 쓰디쓴 농담한 마디 던진거에요 .. .

초딩 2015-12-24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장소설은 앞만 보게하는 말의 멍에 같아죠. 그 시절인 필요한 하지만 지나면 배시감과 불편함이 있는 :-)

지금행복하자 2015-12-24 14:03   좋아요 1 | URL
맞아요., 불편한데도 그래도 보게 되는...

해피북 2015-12-2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아이가 없어서 해피엔딩이면 좋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행복하자님 글을 읽고보니 정말 불편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성장소설은 아이들보다 부모가 많이 읽는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12-29 16:22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사람들 아이를 바라보는 특유의 시선들 있잖아요. 성인이 쓰는 성장소설...성인이 청소년인척하면서 쓰는 소설이 성장소설이 아닌가 싶을때도 있어요. 한마디로 척 하는 거죠~ 이해하는 척. 받아주는 척. 이런점이 읽혀서 아이들은 덜 읽을지도 모르고요~ ㅎㅎ
깊은 상처는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슬쩍 건드려놓고 나 너희들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것 알겠지? 하는 느낌? ㅎ
그러니까 그 시기가 지나면 읽히지 않은 작품들이 많거든요~
동화도 그렇고.. 이 분야는 교훈이나 뭣가를 가르쳐 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제가 좀 이런쪽에 시니컬해요 ㅎㅎㅎ
아마 책들을 어른들이 골라줘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어요. 엄마의 눈높이에 맞춰야 팔린다고 실제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