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보면
김진석 글.사진

사진찍는 사람,
걷기를 싫어했던 사람,
글은 쓰지 않았던 사람,
김진석의 사진과 글 모음.
산티에고 순례길에서 같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사람이야기.

요즘 사진에세이집을 많이 보게 된다
사진은 사진으로 말하라고도 한다
하지만 가끔 어떤마음으로 사진을 찍는지 궁금할때도 있다.
이쁘기만한 사진과 모호한 이쁜 말들의 나열로 조합한 사진에세이에서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사진 에세이를 만나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책속에서

길을 걸으며 조금씩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커다란 구름덩어리가 작게 흩어져 깨끗한 하늘이 되는것처럼, 해답을 찾는게 아니라 `정리`가 되는 것이다. ..
사진을 찍는 다는 것. 그것은 사진에 담긴 이들의 기쁨, 고통, 슬픔,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걷고, 먹고, 자며 조금 더 진실되게 그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들을 통해 나를 보고 느낀다. 결국 그들이 아니라 나를 찍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배운것은 있다 `길은 반드시 평등하지 만은 않다. 자연은 절대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은 길 위에서 절대 멈추지 않는다 `라는 것을. 한참을 생각하고 있으니 질문을 던진 순례자가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그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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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13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손수 찍으신 사진인가 보네요.
걷다 보면 사진이 고요히 스며들고
살다 보면, 이때에도 기쁨과 함께 사진으로 담을 이야기가 저절로 피어나리라 느껴요

지금행복하자 2015-08-13 15:18   좋아요 1 | URL
작년. 올해 다니면서 찍은 사진이에요. 천천히 사는 법을 익혀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야 보일것 같아서요 ~

appletreeje 2015-08-13 15:34   좋아요 1 | URL
저도 어제 직접 찍으신 사진인가? 궁금했는데
손수 찍으신 사진이군요~
사진들이 다 하나하나 장면마다 느낌이 있어서
참~좋습니다~*^^*

[그장소] 2015-08-13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아~~ 너무 좋네요! 멋져요..저는 수전증이 엄청 심한데, 그래서 진짜 카메라 못잡아요..짜증나죠..ㅎㅎㅎ 와,부러워요..이리 다니는 것도 부럽고..사진 잘 찍는것도..

지금행복하자 2015-08-13 22:26   좋아요 0 | URL
저도 손 많이 떨어요. 촛점 안 맞은 사진도 많고 비뚤어진 사진도 많고요 ㅎㅎ
그냥 삘로 밀고 나가는거죠~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08-13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트리제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