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리커버)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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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남북전쟁 시기 1861~5
미국 노예 해방 선언 1863년 1월 1일

이 책은 1800년대 초반의 이야기로 북부에선 슬슬 노예를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때이다. 농장이 많았던 남부에 노예는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았다.

누구나 흑인은 노예이고 물건처럼 취급하는 시대에 있어서도
그들을 한 인간으로 보고 대우하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것은 잘못임을 인지하고 그들을 목숨 걸고 도우려던 사람들이 있었다.
흑인만이 노동력이었던 그 시대에 그들의 손으로 팠던 지하 철도 노선을 이용해
일부 백인들은 흑인들의 탈출을 도왔다.

아프리카에서 온 아자리 그의 딸 메이블. 메이블의 딸 코라.
코라는 남부의 랜들가 농장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한 번도 농장 밖의 나가보지 못했기에 그녀의 세계는 이 농장이 전부다.
물건으로 취급되며 주인의 재산으로 여겨지는 노예가 그녀의 정체성이다.

10살인지 11살인지 그 무렵 엄마가 사라졌다.
이 농장에서 유일하게 탈출 성공 신화를 이룬 여자 메이블.
엄마가 떠나고 노예들 사이에서도 변방인 ‘호브’로 처소가 옮겨져 노예 생활의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지켜야 했다. 아자리가 남긴 아주 작은 땅을. 그 땅에 자신만의 소유의 작물을 심고 거두어야 했다. 작은 나이지만 홀로 살아남아야 했기에 그곳을 탐내는 사람에게 도끼를 들고 대들었다.
성착취가 있었지만, 호보에서 살아서였을까? 그 하루를 끝으로 더 이상 성적인 폭행엔 노출되지 않았다.

랜들 씨에겐 제임스와 테런스 형제가 있다.
랜들 씨 사망 후 그래도 얌전한? 제임스가 이 농장을 지켰고, 끔찍하고 악랄한 테런스는 북부 농장을 관리하기로 했다. 제임스는 노예에게 관심이 없었기에 종종 축제도 열리곤 했는데 하필 테런스가 방문하던 날 채스터가 그의 눈에 거슬리게 되고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되게 된다. 평소와 달리 마음의 분노가 진정되지 않아 채스터를 보호했고 대신 더 큰 폭력에 노출된다.

시저는 꽤 인간적인 주인들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현재 이 끔찍한 농장에 와 있다. 바로 전 탈출자가 얼마나 끔찍한 처벌로 죽음을 맞았는지 봤지만, 탈출에 대한 그의 욕망을 꺾지 못한다. 그에게 필요한 건 ‘행운의 증표’인 코라. 유일하게 이 농장에서 탈출에 성공한 어미의 딸이라 그런지 시저는 그녀에게 함께 탈출을 요청한다.

아무에게도 탈출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지, 둘이 탈출을 계획하기 위해 몇 번 만났을 뿐인데 그걸 감지한 러비가 탈출 중간에 나타났고,
노예사냥꾼에 의해 잡히게 된다. 러비를 놓치고 몸 싸움하던 백인을 죽이고 탈출에 성공한 시저와 코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도착해 안정적인 삶에 적응한다.

그곳에선 자유인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물건에서 가축으로 한 단계 변했을 뿐이었다.
불법 난임, 생체실험이라 추측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던 이곳.
그걸 깨닫기도 전에 다시 노예사냥꾼들이 들이닥치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의 집에 불에 타 사라졌다는 것을 지하 동굴에서 느끼며 열차를 기다리는 일이 코라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북부와 가까우니 조금 사정이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언제 어디서든 흑인은 노예사냥꾼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표적이 될 수 있었다.
지하 동굴보다 더 끔찍한 상황에서 버티고 버티고 버텨야 했다.

노예를 괴롭히는 건 백인만이 아니었다.
언제든 흑인도 밀고자가 될 수 있는 환경.
흑인을 돕는 백인도 자신의 딸에게까지 밀고 당하는 환경
끔찍한 죽음이 전시되느냐 조용히 처형 당하느냐 정도의 차이가 흑백의 유무에서 갈릴 뿐

언제까지 탈출이 지속될 수 있을까?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잘못된 욕구가 노예를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일로 승화시키는 리지웨이의 타깃인 코라에게 이 탈출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게 가능한 일일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퓰리쳐상수상작 #노예탈출기 #북스타그램 #인간존엄의망각 #장편소설추천 #강추도서 #1800년대미국배경

책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코라라는 인물이 처한 상황이 잠깐의 숨도 쉴 틈이 없어서 너무 밀착되어 따라가야 했기에 .. 고난과 시련 외에 다른 단어가 그녀의 삶엔 왜 없어야만 했을까?

유개화차 - 무개화차 - 그 다음을 제대로 된 객차를 만나 이제 자유인가? 하는 순간 그녀를 쫓는 자들은 다시 나타나고 또 나타난다. 과연 이걸 견디는 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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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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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과 2학년 아이들과 부모가 130일간 유럽의 서점과 도서관을 여행한 책.

일단 시작이 부러움과 질투였다. 얼마나 꿈에 그리는 일인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던(출산 전) 나에게 이런 상황은 부러움이 가득하다 못해 질투에 다다르기 딱 좋은 상황.
책을 읽고 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 엄마는 이 여행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
(보드게임 책에서도 이미 알았지만…진짜 엄지 척이 절로..)
언어의 능통함은 도저히 내가 따라갈 수가 없는 경지 👍👍👍

아이들을 데리고 자유여행을 하는 여정. 말 안 해도 너무 잘 그려진다.
아이들이 밖에서 꽤 모범적이고
엄마가 집에서 아이들 학습을 다 한다고 하면
대체로는 ‘아이들 굉장히 착하다.’라는 답을 듣게 된다.
남의 자식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으니..
하지만,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는 동화책이나 책이나 티브이 등의 일화로나 만날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 (그만큼 희귀하다는 이야기겠지.)

한 도시에 오래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다니는 일은 그래도 좀 수월하다.
하지만 이 가족 26번의 대이동을 하며 엄청나게 많은 장소를 누비고 다녔다.
이고 지고 끌고 사진의 대부분이 반팔인 것을 보면 날도 덥고
다양한 변수에 대처하며 130여 일을..

책은 그 여정 가운데에서도 얼마나 기록을 잘 했는지 보여준다.
각 장의 시작은 친절하게 그 나라의 지도와 갔던 곳을 기록해 두고,
그 많은 장소에 대해 사진을 찍은 것을 잘 기록해 사진에 꼼꼼하게 장소에 대한 기록까지!!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보기만 해도 행복한 두 아이의 모습까지.
이렇게 사진이 가득 담긴 책이 가격도 좋다!

이 힘든 여정 내가 떠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대신 힘든 일 해서 즐거움만 던져준 책.
다양한 건축물과 예쁜 책을 보는 재미까지
종합 선물 세트라 부르고 싶은 책이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도서관과서점이야기 #유럽여행 #가족이떠난유럽여행 #북스타그램 #신간도서추천 #책과여행 #글과사진이가득한책

기록의 향수만으로 하루의 심상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기록된 삶은 인생의 단편집이 된다. 30p

책을 친구로 만들어 주겠다고 기껏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태도를 단속하고 통제해 버리면 아이는 독서에 흥미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지독히도 고리타분한 책의 탄생 과정이 아닐까? 반대로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이용한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놀이터보다 더 놀 거리처럼 이용한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놀이터보다 더 놀 거리가 많은 신나는 장소로 다가온다. 58p

“삶이란 그저 사는 게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378p

+ 마지막 두 아이의 글은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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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남편들
챈들러 베이커 지음, 김산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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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싶은남편들
#첸들러베이커
#김산_옮김

노라는 30대 중반의 변호사다. 다정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4살 딸인 리브에 또 한 명의 구성원이 더해질 예정이다. 한 명의 생명을 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고 축복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하필 지금! 직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해이다. 파트너 변호사가 될 기회이기 때문이다.
4가족이 되면 지금 사는 집의 공간과 구조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다른 집을 물색 중에 다이너스티 렌치의 한 집에 한눈에 반한 로라는 그곳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집을 보러 가던 중 화재로 전소된 집을 보게 되고, 그 화재로 리처드라는 남자가 사망했고 그 미망인인 페니가 변호사를 구하고 있으며(화재로 인한 보상금 문제) 그 일을 로라가 맡아주길 제안받게 된다.
당시 그 마을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티에 참석하고 있었고, 그 파티에서 잠시 나와 집으로 향했던 알렉시스에 의해 신고가 되었다고 했다. 주방에서 쓰러져 질식이 아닌 화재로 사망한 사건. 대부분 화재 사고에선 질식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몸을 못쓰는 사람도 아니고, 기저 질환자도 아닌 리처드는 불타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것.
그 마을의 사람들은 서로 굉장히 친밀해 보였고,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페니를 이웃들이 열심히 돌보고 있다. 이 마을의 남자들은 로라가 꿈에 그리던 모습이다. 로라가 남편 헤이든에게 바라는 모든 것을 실천하고 있는 남자들!
헤이든은 물론 훌륭하다. 굉장히 괜찮은 남자다. 집안일을 부탁하면 들어준다. 하지만 도와준다.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육아와 집안일의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노라다. 헤이든은 일을 하게 되면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노라는 그럴 수가 없다. 다음날 어린이집을 데려다주는 것을 헤이든이 맡았더라도 일이 발생하면 언제나 미안하다는 말로 사라질 수 있다. 종종 공간이동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이런 그녀에게 코닐리아가 부부 상담을 제안한다. 노라와 헤이든 사이의 기류가 다른 부부들에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닐리아와의 상담을 통해 모두 변했다고 하는 이 유혹을 어찌 이기겠는가? 부부 상담을 시작한 노라와 헤이든. 이 부부에게도 변화가 찾아올 것인가?

이 지역에 이사하기 위해선 보증인이 있어야 하며, 입주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단다.
그리고 이 지역에 입주하는데 전업주부라 거절당했다는 실비아란 사람의 증언.
페니는 남편의 살해당했다는 말을 흘리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직장맘화이팅 #스릴러 #남편까기인줄알았는데 #범인은누구인가? #북스타그램 #범인찾기

아무도 지시하지 않는 것. 그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타깃 마트에 가서 미리 선물을 사야 한다는 것도요. 아마존에서 주문하면 더 좋고요, ‘이번 주말에 우리 할 일 있어?’제가 이렇게 먼저 물어보게 만들기보다는 말이죠. 저는 헤이든이 어린이집에서 사진 찍는 날이 언제인지 알면 좋겠고 리브의 소아과 정기검진 예약을 잡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 기억해야 하는 일들이거든요. 너무 지쳐요. 제가 항상 대리자이고 싶지는 않아요. 대리자는 대리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늘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가사에 대해서라면 저는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설거지하라고 말하는 게 싫어요. 그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말해야 한다면, 대개는 차라리 그냥 제가 하죠. 자기 책무 범위가 지금보다 넓다는 걸 남편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몇 주마다 세차하거나 개미집 없대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 것들도 물론 누군가는 해야 하고, 헤이든이 대부분 해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그건 전체 그림의 작은 일부일 뿐이죠. 300p

중간 중간 부부 사이의 이야기에 대한 글과 댓글들의 공방이 재밌고, 저 노라의 이야기에 격공한다. 분명 좋은 사람인데 가사와 육아에 있어 도와준다는 이 강한 의식. 꼭 다 알려줘야 움직이는 답답함과 치사해서 얘기하지 못하는 저 상황에 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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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 잘했어
김원우 지음 / 래빗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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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잘했어
#김원우_소설집
#래빗홀 @rabbithole_book
도서지원 감사합니다.

<327p><별점 : 4>

단편집 아니고 소설집이라 적힌 것에 주목~ 총 3편만 수록. 표제작인 마지막 작품은 중편에 속함.
시간여행, 초능력, 우주 생명체와 우주로의 이주 등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묘한 통일성을 제시한다.
마음을 열고 읽는다면 이걸 이렇게 녹여낸다고?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것이고, 다른 측면으론 좀 어지럽네?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첫 작품을 읽으며 얼마나 놀랐던지.. 밑줄을 그은 문장이 가득~

단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어찌 이리 레빗홀 단편과 잘 맞는가! 신기

🕰️ 당기는 빛
주인공 나는 30살 이후의 미래를 두려워한다. 38살 현재 한 회사의 팀장으로 있는 그는 대학 시절 친했던 친구의 부고를 받는다. 글심이라는 동아리에서 친해진 셋. 3글자 시를 쓰던 수현과도 머리만 살아 남고 몸은 계속 교체되는 sf 소설을 쓰던 윤수와도 살다 보니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게 되었다.
대기업 산하의 연구소에 근무하는 나. 우리 팀에 천재가 영입됐다. 무려 ‘타임머신’을 연구한단다. 양자 얽힘을 통해 미래를 현재로 가져온다는데? 우린 주로 미래로 가거나? 과거로 가거나?를 생각하는데 이 친구는 미래를 현재로 가져온단다. 그리고 왜 몸도 함께 가는 것만 생각하는가? 의식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가?
하필 그 타임머신의 실험 대상자가 ‘나’가 되고, 윤수의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나는 그것이 실현된 것 같은 상황을 직면하는데..

👻 내부 유령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외계인 어머니와 사람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고 한다. 좀 별난 어머니이긴 했지만 그녀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길은 없고~ 어쩌다 심리학 중에서도 초심리학이라는 분야를 하고 박사학위를 받아 한국에 와서 강단에 섰지만 회의를 느끼고 그만둔다.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직업은 전공을 살린 심리상담소. 신경과학을 전공한 사기꾼이 되기로 한다. 대상은 부자~ 최대한 화려하게 사무실을 꾸미고 마음의 안정을 위한 제품까지 팔아 수입도 좋고 꽤 입소문도 났는데.. 발포 육각수를 실내 보관하며 팔았던 것이 문제였던지 배탈이 난 고객에게 고소를 당하고 징역 1년의 형을 받는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낯선 이는 국가 비밀 연구소에서 일자리를 제안한다.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곳에 갇힌 한 소녀를 탈출시키는 일이라는데..

🐶 좋아하길 잘했어
우주 팽창 속도를 줄이기 위해선 질량-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벗어나는 것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개! 무조건적인 사랑의 존재인 개로 가득 채운다면 우주의 팽창 속도를 막을 수 있고 이 행성의 수명을 늘리는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이 지구는 이미 그들이 오래도록 지내기엔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그들을 최적의 환경인 행성으로 이주 시키려는 계획이 실행됐다.
하필, 동생을 잃고 힘들었던 마음을 복실이와 함께 살며 극복한 수현의 강아지 복실이도 떠나게 됐단다. 1년이란 유예기간이 있지만 이별이 예정되었기에 우주 생명체와 맞서 싸울 경호원을 고용했다. 승희가 쭉 좋아했던 수현 옆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는 승희.
과연 늑대 인간인 경호원의 도움으로 복실이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어쩐지 무지개 다리를 건너 저 너머 행성으로 갔다는 표현을 이리 아름답게 길게 쓸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추천 #단편소설추천 #sf소설추천 #불안에관한이야기 #미래와과거시간가져오기 #북스타그램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고 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랑 가장 후회되는 순간 중 한곳만 갈 수 있다고 하면 어디로 갈래? 51p

“장 발장이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 훔친 걸 범죄라고 생각하는 쪽이세요?
”아, 장총을 든 채로 남의 가게 창문을 깨고 빵을 훔쳐 튀는 거 말씀이시죠? 네. 범죄라고 생각합니다만.“
”와우, 이런 경우에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네요.“ 121p

겁에 질려 있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은 다양했다. 국가, 다른 국가, 공산주의, 권위, 혹은 권위의 상실, 가난, 부모, 학교, 직장, 공포에 휩싸인 이성은 쉽게 자신의 상식과 신념을 배반한다. 그래서 공포는 예로부터 사람을 휘두르는 무기였다. 그 강경하던 스크루지 영감마저도 공포 앞에선 사람이 180도 바뀌고 마는 것이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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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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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보바리는 잘생기고 허풍을 잘 치고 화려한 호남의 아버지와 쾌활하고 외향적이고 상냥했지만 남편으로 인해 까다롭고 신경질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길러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건강한 양육으로 기르지 못했지만 샤를 보바리는 꽤 순종적으로 성장한다. 너무 강한 부모의 영향이었을까? 후반의 그의 행보는 그런 부모의 영향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책의 초반은 마마보이에서 겨우 사랑하는 여자를 스스로 찾아 가정을 이뤘는데 부인이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것으로 그려져 샤를 보바리가 안쓰러웠다. 그건 책의 초반에 드는 감정이다.

보바리는 자신의 꿈을 투사한 어머니에 의해 인생이 설계된다. 45살 과부에게 장가보내지는 것까지.. 삶의 주도권이 어머니에게 아내에게도 넘어갔다. 따분한 일상에 활력이 된 건 농장 주인 루오 영감을 치료하러 왕진을 다닌 일 때문이었는데, 그 활력이 원인이 루오 영감의 딸 에마에게서 인지를 본인은 알지 못한다.
아내가 죽고 보바리는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한다. 바로 루오 영감의 딸 에마와 결혼을 추진하는 것.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처음 자신의 목소리를 낸 일이 바로 에마에게 청혼한 일이었다.

에마는 샤를에게 완벽한 여자였다.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으며, 집안을 꾸려갈 줄 알았고 언변력도 좋고 멋진 요리를 대접할 줄도 알아서 남편의 명명을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결혼 초반의 잠깐의 일이었다. 에마는 곧 마음의 구멍이 생긴다. 친밀감이 더해질수록 마음의 거리가 생겨나는 그녀의 곁에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의 관심은 그곳으로 옮겨간다.

파티에서 만난 자작, 이사 후 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낀 레옹, 계획적으로 접근한 로돌프.
그들에게 분명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고 감정을 쏟는다. 하지만, 진정 사랑이었을까?

가슴이 구멍이 나면 온몸의 기운도 같이 빠지는 에마를 애지중지 보살피는 보바리.
열정적인 감정이 돋을 때면 가정에도 충실했던 에마를 더더욱 사랑스러워하는 보바리.
눈치가 없는 것이 때론 행복인 것인가? 느낄 정도로 보바리는 자신의 곁에 있는 에마와의 삶을 감사히 즐긴다. 그녀가 무기력한 순간에도 활력이 도는 순간에도 .. 감정적인 낭비 외에도 물질적 낭비도 엄청났던 에마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한 적이 없는 보바리는 무분별하게 어음을 발행하는데..

살면서 한 번쯤 만날 수 있는 약제사 오메와 사기꾼에 가까운 뢰뢰 등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무척 좋고, 보바리가 언제쯤 눈치를 챌 것인가? 에마의 남자는 몇 명이 등장할 것인가?를 따라가다 보면 책의 마지막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인물은 감정이 요동치는 에마도 물론 안쓰럽지만, 보바리 부부의 딸로 태어난 베르트 ㅠㅠ 제대로 부모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어린 나이에 폭풍 같은 사건들을 겪어야 하는 베르트가 내내 마음이 쓰인다.

에마는 무얼로 자신을 채울 수 있었을까?
끝도 없는 갈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멍청하리만큼 답답하고 설계력이 없는 샤를이라도 정신을 좀 차렸더라면..

당시의 시대가 소설에 잘 녹여진 소설.
유명해서 겁먹지 말아요.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요~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유명한소설 #장편소설추천 #보파리부인 #마담보바리 #귀스타브플로베르

- 남자라면 모름지기 모르는 것이 없고 여러 활동에 뛰어나며 열정적 원기와 세련된 생활과 온갖 신비롱누 것으로 상대를 이끌어주어야 하지 않는가? <- 게임에 캐릭터로 만드세요. 😑









불륜남이 남편처럼 느껴지는 대목에선 이건 호러인가? 싶기도..🤔

어떤 남자를 남편감으로 상상하더라도 지금 그녀와 살고 있는 남자와는 비슷하지 않았다. 상대는 잘생기고 재치 이고 품위 이고 매력적인 남자일 테고 그녀의 옛 수녀원 학교 친구들은 틀림없이 그런 이들과 결혼했을 터였다. - P70

남자는 적어도 자유롭다. 열정을 불태우고 세상을 두루 경험하고 장애를 뛰어넘고 아득히 먼 곳에 있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끊임없이 금지당한다. 무력한 동시에 환경에 순응해야 하는 여자는 약한 육체와 더불어 법의 속박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여자의 의지는 끈으로 고정된 모자에 달린 베일처럼 바람에 사방으로 펄럭인다. 늘 어떤 욕망에 이끌리지만 관습에 제약당하고 만다. - P131

아무리 충만한 마음이라도 때로는 고작 공허한 비유로나 표현될 뿐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욕망이나 관념, 고통의 정도를 결코 적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뿐더러 사람의 말이란 금간 냄지와도 같아서 별을 감동시키고자 하지만 곰을 춤추게 하는 가락을 내는 데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 - P273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한 번도 행복해본 적이 없는 듯했다. 이런 삶의 결핍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녀가 의지하던 것들이 어째서 이토록 순식간에 부패해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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