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담 보바리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샤를 보바리는 잘생기고 허풍을 잘 치고 화려한 호남의 아버지와 쾌활하고 외향적이고 상냥했지만 남편으로 인해 까다롭고 신경질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길러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건강한 양육으로 기르지 못했지만 샤를 보바리는 꽤 순종적으로 성장한다. 너무 강한 부모의 영향이었을까? 후반의 그의 행보는 그런 부모의 영향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책의 초반은 마마보이에서 겨우 사랑하는 여자를 스스로 찾아 가정을 이뤘는데 부인이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것으로 그려져 샤를 보바리가 안쓰러웠다. 그건 책의 초반에 드는 감정이다.
보바리는 자신의 꿈을 투사한 어머니에 의해 인생이 설계된다. 45살 과부에게 장가보내지는 것까지.. 삶의 주도권이 어머니에게 아내에게도 넘어갔다. 따분한 일상에 활력이 된 건 농장 주인 루오 영감을 치료하러 왕진을 다닌 일 때문이었는데, 그 활력이 원인이 루오 영감의 딸 에마에게서 인지를 본인은 알지 못한다.
아내가 죽고 보바리는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한다. 바로 루오 영감의 딸 에마와 결혼을 추진하는 것.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처음 자신의 목소리를 낸 일이 바로 에마에게 청혼한 일이었다.
에마는 샤를에게 완벽한 여자였다.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으며, 집안을 꾸려갈 줄 알았고 언변력도 좋고 멋진 요리를 대접할 줄도 알아서 남편의 명명을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결혼 초반의 잠깐의 일이었다. 에마는 곧 마음의 구멍이 생긴다. 친밀감이 더해질수록 마음의 거리가 생겨나는 그녀의 곁에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의 관심은 그곳으로 옮겨간다.
파티에서 만난 자작, 이사 후 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낀 레옹, 계획적으로 접근한 로돌프.
그들에게 분명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고 감정을 쏟는다. 하지만, 진정 사랑이었을까?
가슴이 구멍이 나면 온몸의 기운도 같이 빠지는 에마를 애지중지 보살피는 보바리.
열정적인 감정이 돋을 때면 가정에도 충실했던 에마를 더더욱 사랑스러워하는 보바리.
눈치가 없는 것이 때론 행복인 것인가? 느낄 정도로 보바리는 자신의 곁에 있는 에마와의 삶을 감사히 즐긴다. 그녀가 무기력한 순간에도 활력이 도는 순간에도 .. 감정적인 낭비 외에도 물질적 낭비도 엄청났던 에마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한 적이 없는 보바리는 무분별하게 어음을 발행하는데..
살면서 한 번쯤 만날 수 있는 약제사 오메와 사기꾼에 가까운 뢰뢰 등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무척 좋고, 보바리가 언제쯤 눈치를 챌 것인가? 에마의 남자는 몇 명이 등장할 것인가?를 따라가다 보면 책의 마지막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인물은 감정이 요동치는 에마도 물론 안쓰럽지만, 보바리 부부의 딸로 태어난 베르트 ㅠㅠ 제대로 부모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어린 나이에 폭풍 같은 사건들을 겪어야 하는 베르트가 내내 마음이 쓰인다.
에마는 무얼로 자신을 채울 수 있었을까?
끝도 없는 갈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멍청하리만큼 답답하고 설계력이 없는 샤를이라도 정신을 좀 차렸더라면..
당시의 시대가 소설에 잘 녹여진 소설.
유명해서 겁먹지 말아요.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요~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유명한소설 #장편소설추천 #보파리부인 #마담보바리 #귀스타브플로베르
- 남자라면 모름지기 모르는 것이 없고 여러 활동에 뛰어나며 열정적 원기와 세련된 생활과 온갖 신비롱누 것으로 상대를 이끌어주어야 하지 않는가? <- 게임에 캐릭터로 만드세요. 😑
불륜남이 남편처럼 느껴지는 대목에선 이건 호러인가? 싶기도..🤔
어떤 남자를 남편감으로 상상하더라도 지금 그녀와 살고 있는 남자와는 비슷하지 않았다. 상대는 잘생기고 재치 이고 품위 이고 매력적인 남자일 테고 그녀의 옛 수녀원 학교 친구들은 틀림없이 그런 이들과 결혼했을 터였다. - P70
남자는 적어도 자유롭다. 열정을 불태우고 세상을 두루 경험하고 장애를 뛰어넘고 아득히 먼 곳에 있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끊임없이 금지당한다. 무력한 동시에 환경에 순응해야 하는 여자는 약한 육체와 더불어 법의 속박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여자의 의지는 끈으로 고정된 모자에 달린 베일처럼 바람에 사방으로 펄럭인다. 늘 어떤 욕망에 이끌리지만 관습에 제약당하고 만다. - P131
아무리 충만한 마음이라도 때로는 고작 공허한 비유로나 표현될 뿐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욕망이나 관념, 고통의 정도를 결코 적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뿐더러 사람의 말이란 금간 냄지와도 같아서 별을 감동시키고자 하지만 곰을 춤추게 하는 가락을 내는 데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 - P273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한 번도 행복해본 적이 없는 듯했다. 이런 삶의 결핍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녀가 의지하던 것들이 어째서 이토록 순식간에 부패해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 P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