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 아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나를 두드리는 사유
이진민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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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철학하는엄마입니다
#이진민
#whalebooks

<254p><별점 : 4>

제가 얼마 전에 강추 도서로 올린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의 첫 책.
육아자들 다 모이세요!! 이런 책이 진정한 육아서라고요!!!

저자의 소개 글
사 남매, 딸 딸 딸 아들 중 눈치 없이 셋째 딸로 태어나 책 탐 많은<- 여기 볼드로 읽어요 우리!
아이로 자랐다.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싶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맥주를 콸콸 마시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지만, 가끔은 이 산이 아닌가 보다 싶은 나폴레옹의 마음을 느꼈다. 그러다 정치철학을 만났고 이거다 싶었다. 정치사상에 깊이 발을 담그며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매사추세츠주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멜론 장학금을 받으며, 그리하여 또 맥주를 마시며 정치철학을 전공했다.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바꾸는 일에 관심이 많기에, 학계의 소수를 만나는 논문보다 일상의 다수를 만나는 책을 쓰고 싶었다. 비슷한 시기에 박사와 엄마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움켜쥐고 살았다. 젖을 물리며 안에서 깜빡이는 아이디어들을 황급히 메모했고, 아이를 재우며 둥둥 떠오르는 문장들을 더듬더듬 적어 나갔다.

대단한 학벌을 소유자이지만 현재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책의 전체를 읽으며 저자의 좌절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육아를 잘해서가 아니었다. 저자의 마음가짐이 그러한 사람이었다. 대단한 학벌 오랜 가방끈에도 저자는 과감히 육아만을 전념한다. 미국의 10년 거주에서 둘째는 낳자마자 독일 거주로 변경되는 환경. 상상이 되는가? 익숙하고 도움의 손길이 있는 곳에서도 두 어린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고 고되다. 하지만 언어도 환경도 낯선 곳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란!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나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저자의 상황을 생각하면 나의 미소가 가능한가? 싶지만 내내 미소 짓게 했다. 자신의 쉼을 위해 가능하면 분유를 택하는 일도, 아이들과의 외출의 번거로움도 가끔 분노 폭발의 순간에도 저자는 그럴 수 있어. 괜찮아. 또는 미안해 내가 뭔 짓을 한 것인가? 바로 반성한다.
육아에 그녀의 철학 박사라는 타이틀이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박사여서가 아니라 그녀의 평소 생활 태도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먼저 읽은 책에서도 강조했던 그녀의 유머! 겸손한 마음과 배려가 기본 탑재된 사람인데다 철학까지 공부를 했으니 얼마나 깊은 사고의 시간을 보냈을까? 이런 사고의 시간에서 얻어진 삶의 철학은 노산인 그녀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달리는 체력에도 사랑스러움을 놓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읽는 내내 내 아이를 키우던 시절들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했고, 내가 갖은 마음과 똑같은 마음을 글로 만나 행복했다. 나는 아직도 내 아이들이 걸어서 스스로 걷는 것에 종종 놀라는 사람이고😆 (하루에도 12번 변하는 어미의 맘….이지만) 특히 아이들의 엉덩에 종종 기저귀 찬 뒤태와 겹쳐 보이기도 함…🤣🤣

육아로 지치거나 어린 시절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을 다시 찾고 싶은 분들이라거나
허들 낮은 철학을 만나고 싶은 분들, 세상의 다정함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강추도서 #육아추천서 #허들낮은철학도서 #일상철학도서 #난이도낮은교양서 #인문서적추천 #유머탑재도서 #북스타그램

여성들의 가방 해방 논의가 어후 다최 남사스럽고 눈물시어 못 보겠다는 남성분들이 계시다면, 조심스럽게 다음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슴 해방이라는 거, 사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거 님들 쪽도 알게 모르게 다들 건너온 과정일 겁니다 먼저 산 위에 올라가 있다고 밑에서 뛰어오는 살마들에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아주세요. 그냥 그저 자유가 좀 있음 좋겠다, 가슴이 좀 편했으면 좋겠다는 거지, 그렇다고 다들 벗고 다닐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노브라가 무슨 대량 살상 위험이 있는 흉악 범죄도 아니잖아요. 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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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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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그녀가 물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중략)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네가 이미 나를 살린 적 있다는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120p

시사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승준은 최근 아이가 태어나 육아 휴직 중이다. 또 다른 세상을 알려준 지유를 돌보는 일상 중 선배로부터 인터뷰 한 꼭지를 부탁받는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여성을 인터뷰하여 책을 엮는 프로젝트 중 하나를 맡아달라는 것. 아내는 그런 승준의 일을 반대하고 나선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채우고 싶어 하는 마음에 승준까지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말하기를 원했다.

승준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단지 반장이라는 이유로 학교를 오래도록 결석하던 한 아이의 집에 방문하게 됐고, 웅크리고 있는 그 아이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 은 아니었지만 하교 후 한동안 아이의 집에 방문하게 됐다. 아이의 부탁은 딱 하나.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학교에 알리지 말라는 것이었지만, 승준은 자신의 집에서 먹거리 등을 챙겨 아이의 집에 여러 번 방문했었다. 그중 아버지 소유의 카메라도 한 대가 포함되었다.

카메라는 권은을 일으켰다. 결국 카메라로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하며 살게 됐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사람으로 살게 했다. 우연히 둘은 성인이 되어 인터뷰 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승준은 당시 권은을 분쟁 지역의 기록을 하는 사진 기자. 딱 그렇게만 알고 있었고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시리아에서 다리를 잃은 사진 기자. 그 기사를 보고 병원에 찾아간 승준. 자신이 건넸던 사진기가 그녀의 다리를 잃게 한 것은 아닐까?

다리를 잃고 분쟁지역에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 권은은 한 영국인의 도움으로 영국에 거주 중이다. 드레스덴 폭격이 있을 당시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와 분쟁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쟁의 무용함을 적극 알리려는 오빠를 둔 애나의 도움이었다. 영국에 거주 중인 권은과 승준은 이메일로 소통하게 되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임산부 나스차가 무사히 출산할 수 있게 도와줄 인연들을 연결하게 된다.

남편과 이웃을 두고 출산을 위해 홀로 떠나야 하는 나스차, 분쟁 지역에서 무사히 탈출하지만 타국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살마, 전쟁에 참전해서 고통스러웠던 삶을 사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와 평생 화해하지 못하는 오빠를 둔 애나, 홀로 남겨진 은에게 아버지의 냉정함에 치를 떨던 아내에게 다정함을 건넨 승준, 이스라엘 시리아 등의 분쟁 지역의 상황 등이 펼쳐지는 답답하고, 아프고, 다정하고, 고통스럽고, 따스한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분쟁지역이야기 #전쟁의무용함 #한국문학추천 #장편소설추천 #김하나추천도서

게리는 아버지가 군인으로서 범한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뒤에 조작되고 의도된 아버지의 무지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건 아이었을까. 알마마이어가 게리와의 이너뷰에서 한 말 - 무지를 무죄로 활용한 사람들을 향해 천진한 기만이라고 했던 그 말을 들으며 게리는 아무도 모르게 아버지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110p

가령 미국의 폭격에 많은 국민을 잃은 이라크는 다른 곳에서는 쿠르드족을 죽였다. 삼백 년 넘게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은 인도네시아는 약국의 슬픔을 어느 나라보다 잘 알 텐데도 동티모르를 공격했고 인구의 사분의 일 이상을 학살했다. 이십 세기 들어 가장 처절한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대인들은 테러릿트를 차단하고 솎아낸다는 명목을 내세워 그 위로 고압 전류가 흐르는 팔 미터 높이의 장벽을 세웠고 가자기구에 주기적으로 폭탄과 미사일, 로켓을 투하해왔다. 무기에는 테러리스트와 민간인을 식별할 능력이 없는데도, 오히려 이스라엘 사람을 한 명이라도 죽이는 게 꿈인, 고작 그런 것을 꿈이라고 믿는 소년과 소녀들을 키워낼 뿐인데도, 그들 중 일부는 몸에 폭탄을 두르고 이스라엘 군인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테러가 아니라 신앙이라고, 아니, 사랑의 경지라고, 자신의 몸이 신전이 되어 순교할 기회를 얻은 것뿐이라고, 그들은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177p

김하나 작가의 추천 글에 적극 공감한다. 어쩜 이렇게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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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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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있는 책!
새로운 지식, 유머, 가독성, 다정함, 세상을 향한 따스한 목소리, 위로, 동력, 인용되는 책들

희망도서로 읽다가 주문한 도서!

분명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러시아, 스페인, 일본어, 영어, 독일어가 언급) 자꾸 철학 이야기로 넘어간다? 도대체 이 분은 뭐지?하며 뒤늦게 펼친 프로필.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미국에 건너가 공부 + 거주 10년, 지금은 독일 거주

저자는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로 생각되며, 독서가다. 책은 단어로 시작하여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 전공인 철학의 이야기가 많긴 하지만, 그 외의 다양한 지식을 유머와 함께 잘 풀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를 아주 고급지게 표현하는 것에 감탄했고, 적확한 표현에 여러 번 놀라기도 했다. 내가 이런 스타일을 글을 참 좋아하는구나. 깨닫게 한 책.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강추도서 #지식과유머가함께 #재미있는인문학도서 #허들낮은인문학 #단어와철학 #내돈내산

우리는 큰 방향으로의 성장도 할 수 있지만, 작아지는 방향으로의 성장도 할 수 있다. 성장에는 주체성과 독립성도 필요하지만, 관계성을 배우고 아득함이나 겸허함 같은 말들을 배우는 것도 무척 중요한 성장이다. 내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내가 작아지는 경험을 통해 나는 더 편안해지고 유연해진다. 또 그렇게 만든 세상의 여백 위에는 나와 어울려 살아갈 네가 설 자리가 생긴다. 58p

우리는 내던져지는 존재지만, 타인을 어딘가로 던져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요하게는 나 자신도 어디론가 던질 수 있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피투성과 더불어 등장하는 기투성이다. 특정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던지고 데굴데굴 굴러감으로써 새롭게 변화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갈밭에서 구르는 타인을 그보다는 조금 나은 모래밭으로 던져줄 수도 있다. 피투성은 필연이고 수동이자만, 기투성은 기증성이고 능동이다. 비록 이 세상으로 오는 일에는 아무도 나의 자유의지를 신경 써주지 않았지만, 일단 던져져서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그때부터 구르는 방향이며 속도는 내 몫이다. 옆으로 구르는 다른 이들과 어떻게 부딪칠지 판단하는 일도. 133p

진정한 독립은 그럴듯한 간판의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능력과 태도의 여부에 있다고 믿는다. 136p (저도요!!! 💓)

한 사람만 말하고, 나머지는 그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게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그래서 멜덴을 할 때는 두 손의 검지를 모두 사용해서 한 손 검지를 높이 들고 다른 손 검지는 ‘쉿’하는 모습처럼 입에 갖다 대기도 한다. 높이 든 검지는 ‘할 말이 있어요’라는 표시고, 입에 갖다 댄 검지는 ‘하지만 내 차례까지 조용히 기다릴게요’라는 표시다. 내가 돋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의견도 내 의견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모든 규칙을 지키면 내가 말할 수 있는 차례가 분명히 온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경청, 배려, 존중, 공평 같은 공동생활의 예쁜 씨앗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심는 것이 멜덴의 핵심이다. 162p

유치원에선 주로 야외 놀이. 연령이 섞이고 선생님도 다양(60대, 50대, 30대, 20대, 그리고 약간 장애가 있는 선생님)하고, 초등 입학 전 6개월 동안 초등학교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받으며 경험하는 ‘포어슐레’라는 과정이 있는 것 부럽!
초등 1년 동안 배우는 것? 알파벳! 정말 1년 동안 배운다고 함. 그래서 아이들의 알림장은 주로 그림이라는데.. 위의 그림을 해석하셔야 함. 😳🤣🤣 부모둥절~

맹자의 문장 가운데 천작과 인작에 관한 부분을 좋아한다. 작자는 ‘벼슬’을 뜻하는 한자로, 작위나 고관대작 같은 말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천작은 ‘하늘에서 내린 벼슬’이라는 뜻이다. 즉, 자신의 내면을 잘 지키고 닦아 자연적으로 존귀해지는 것을 말한다. 내 안에 있는 것을 구하여 얻은 것이므로 천작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반면 부나 권력 같은 인작은 남이 귀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인작을 얻고 잃는 것은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작에 삶의 모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타인에 의해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것, 누구나 빼앗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그것이 진짜 나라고 생각한다면 그때부터 삶은 고통스럽고 공허해진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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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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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신이 있다는 거 알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있지? 초기 정신 전산화 실험 중에 개발자 한 명의 인격 데이터가 테스트 서버 벽을 뚫고 넷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거.”

모든 것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이 떠돌던 시기. 누구의 음모라고도 하기 힘든 음모론이 하루에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오던 시기. 에피네프라는 이름도 낯선 전염병. 인구의 급감에 따른 온갖 마비와 장애. 기억과 인격을 데이터화하는 정신 전산화 기술의 개발과 그 기술을 독점해 고객들에게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AE(artificial Eden)의 설립. 7-9p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부상한 정신 전산화.
사랑하는 페이가 전염병에 감염되고 헤어져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AE에 입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영영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통 속에 뇌만 덩그러니 담긴 채로 한 기억이 독점하는 가짜 천국 같은 곳.이라며 절대 입주하지 않을 거라던 페이. 그런 페이에게서 메일이 왔다.

웨이슈안은 그 업체에서 뇌와 척수를 들어내고 남은 신체인 ‘반송체’를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접근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바로 이 업체를 탄생하게 만든 개발자.

그런 그녀는 이 업체에 어떤 비밀이 숨겨 있다고 했다.
절대로 이 업체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 말했던 애인이 이 업체에 입주했다는 것은 바로 강제 입주일 거라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 남성을 증거로 내세웠다. 그 남성의 애인의 반송체를 빼돌려 확인함으로 그 진실을 확인하려 했다.

들키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일.
하지만 업체의 이윤이 눈에 보이는 몸과 정신이 모두 보존되는 기술을 폐기했다는 말은 웨이슈안을 움직이게 했다.

강제 입주가 사실이라면..
AE가 이윤보다 중요시하는 어떤 것이 있는 거라면..
페이도 강제 입주가 된 것이라면?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SF추천 #진입장벽낮은SF #과학문학상장편따라가기 #한국문학 #가독성좋은도서추천 #완전한천국과결이같은주제 #어디가천국인가

“무질서나 예측 불가라는 의미로 사용된 듯한데 삶 자체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세대라고 해요. 미용이나 위생, 건강처럼 자신을 돌보는 걸 거부하고, 뭘 참지도 담아 두지도 않고요. 개개인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도 인정하지 않는대요. 모든 게 그때그때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하는….” 34p

“이전 세대 사람들의 미덕이었던 노력이나 열정, 치열함… 그런 건 결국에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살기 위한 행위였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어떤 면에선 다 쓸모없는 짓이 됐으니까요. 무리도 아니죠.“ 35p

“그런데 말이야, 한 번 죽어보니까, 인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상태로 찬찬히 돌아보니까 조금은 알겠더라고. 나는 앞날만 생각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거야. 앞으로 올 날들이 지금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서. 어른이 돼서 보육원을 나가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지, 오빠를 찾을 수 있겠지,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현재를 마주 보지 않아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서 불안했던 거야. 그래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 건 줄 알았어.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게.” 206p

오늘의 감사와 행복이 없다면 미래에도 없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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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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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한나와 미하엘 만나고 사랑(?)하고
2부 : 한나의 재판
3부 : 한나의 수감 생활.

15살 황달에 걸린 미하엘은 하교길에 구토하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한나를 만난다. 자신의 옷에도 구토가 묻었지만 아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잘 보살펴 준 사람.
부모님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일은 이 둘에게 지속적 만남이 되게 했다.

그녀의 몸짓은 무언가 달랐다.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미하엘의 몸은 그녀의 매혹에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그렇게 둘은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 관계가 됐다. 언제나 주도권은 그녀에게 있었지만, 미하엘은 또래 친구들과의 즐거움 속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그녀가 속한 세계로 향했다. 가고 싶다. 가고 싶지 않다.의 마음이 오가는 적이 있긴은 했었던가?

처음으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부모님의 장기 외출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어쩐지 한나가 더 흥분한 것으로 보였는데.. 먼저 일어나 잠시 쪽지를 남겨두고 산책을 다녀온 미하엘은 극도로 화가 난 한나를 마주하게 된다. 분명 옆에 쪽지를 두고 나갔었는데 그 쪽지는 어디로 사라졌길래 그녀를 그토록 화나게 한 걸까?
그 여행 후로 둘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았지만, 여전히 만남이 지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둘이 만나는 시간을 제외한 한나의 시간을 알 수는 없었다. 그녀가 일하는 전철을 탄 날 그녀도 미하엘도 서로에게 오해가 생기고 한나는 다음을 사라졌다.

한나를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강제수용소와 관련된 연구를 하던 교수님이 그 재판을 세미나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녀는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재판은 그녀에게 불리하게 기울었다. 다른 피고인에 비해 너무 솔직한 답을 하는 그녀. did 와 didn`t을 정확히 말하던 그녀. 그건 그녀에게 하나도 유리한 것이 아니었고, 그런 솔직함에 다른 피고인들은 재판에서 다루는 죄들을 그녀의 책임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보고서 작성까지..
지금까지 솔직하게 진술했던 그녀는 보고서 앞에서 무너졌다. 자신에게 엄청나게 불리한 거짓 진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썼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왜? 무엇 때문에??

아주 약한 아이들에게 아주 잠깐의 휴식 시간을 제공했던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우슈비츠로 다시 돌려보내지는 선택을 받은 약한 아이들을 불러 그녀는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시킴)

문맹이 밝혀지는 것이 그녀에게 얼마만큼의 수치심이길래 그녀는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책은 많은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철학과 교수인 것도 두 주인공의 나이를 37살/15살로 한 것도 다 이런 질문들을 던지기 위함이었다.

✔️ 우리 제2세대들은 유대인 박멸과 관련된 끔찍한 정보들을 실제로 어떻게 대해야 했으며 또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135p
✔️ 몇몇 사람들이 판결을 받고 형을 살고, 제2세대인 우리들은 경악과 수치감과 죄책감으로 입을 다무는 것,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인가?
✔️ 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라는 한나의 반문들
✔️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는 한나의 수치심이 법정과 수용소에서 보여준 그녀의 행동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을까? 169p
✔️ 거짓된 자기 이미지를 통해 그녀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 그것이 정말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 이런 상황에 처한 그녀를 그 거짓 이미지를 벗겨가며 구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176p

죄를 지은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고 해서 우리가 수치심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손가락질을 함을로써 적어도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다. 214p

난 지금 명령과 복종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형집행인은 누구의 명령에 따라서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일을 하는 거요. 그는 사진의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요. 그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자신한테 방해가 되거나 그들이 자신을 위협하고 공격하려고 해서 그들을 죽이는 것도 아니지요. 그들은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렇게 때문에 그에겐 그들을 죽이든지 살리든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요. 193p

만약 미하엘이 재판을 참관하지 않았다면 한나의 선택은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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