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 신이 있다는 거 알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있지? 초기 정신 전산화 실험 중에 개발자 한 명의 인격 데이터가 테스트 서버 벽을 뚫고 넷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거.”

모든 것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이 떠돌던 시기. 누구의 음모라고도 하기 힘든 음모론이 하루에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오던 시기. 에피네프라는 이름도 낯선 전염병. 인구의 급감에 따른 온갖 마비와 장애. 기억과 인격을 데이터화하는 정신 전산화 기술의 개발과 그 기술을 독점해 고객들에게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AE(artificial Eden)의 설립. 7-9p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부상한 정신 전산화.
사랑하는 페이가 전염병에 감염되고 헤어져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AE에 입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영영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통 속에 뇌만 덩그러니 담긴 채로 한 기억이 독점하는 가짜 천국 같은 곳.이라며 절대 입주하지 않을 거라던 페이. 그런 페이에게서 메일이 왔다.

웨이슈안은 그 업체에서 뇌와 척수를 들어내고 남은 신체인 ‘반송체’를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접근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바로 이 업체를 탄생하게 만든 개발자.

그런 그녀는 이 업체에 어떤 비밀이 숨겨 있다고 했다.
절대로 이 업체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 말했던 애인이 이 업체에 입주했다는 것은 바로 강제 입주일 거라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 남성을 증거로 내세웠다. 그 남성의 애인의 반송체를 빼돌려 확인함으로 그 진실을 확인하려 했다.

들키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일.
하지만 업체의 이윤이 눈에 보이는 몸과 정신이 모두 보존되는 기술을 폐기했다는 말은 웨이슈안을 움직이게 했다.

강제 입주가 사실이라면..
AE가 이윤보다 중요시하는 어떤 것이 있는 거라면..
페이도 강제 입주가 된 것이라면?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SF추천 #진입장벽낮은SF #과학문학상장편따라가기 #한국문학 #가독성좋은도서추천 #완전한천국과결이같은주제 #어디가천국인가

“무질서나 예측 불가라는 의미로 사용된 듯한데 삶 자체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세대라고 해요. 미용이나 위생, 건강처럼 자신을 돌보는 걸 거부하고, 뭘 참지도 담아 두지도 않고요. 개개인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도 인정하지 않는대요. 모든 게 그때그때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하는….” 34p

“이전 세대 사람들의 미덕이었던 노력이나 열정, 치열함… 그런 건 결국에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살기 위한 행위였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어떤 면에선 다 쓸모없는 짓이 됐으니까요. 무리도 아니죠.“ 35p

“그런데 말이야, 한 번 죽어보니까, 인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상태로 찬찬히 돌아보니까 조금은 알겠더라고. 나는 앞날만 생각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거야. 앞으로 올 날들이 지금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서. 어른이 돼서 보육원을 나가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지, 오빠를 찾을 수 있겠지,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현재를 마주 보지 않아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서 불안했던 거야. 그래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 건 줄 알았어.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게.” 206p

오늘의 감사와 행복이 없다면 미래에도 없을 행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