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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평점 :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있는 책!
새로운 지식, 유머, 가독성, 다정함, 세상을 향한 따스한 목소리, 위로, 동력, 인용되는 책들
희망도서로 읽다가 주문한 도서!
분명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러시아, 스페인, 일본어, 영어, 독일어가 언급) 자꾸 철학 이야기로 넘어간다? 도대체 이 분은 뭐지?하며 뒤늦게 펼친 프로필.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미국에 건너가 공부 + 거주 10년, 지금은 독일 거주
저자는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로 생각되며, 독서가다. 책은 단어로 시작하여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 전공인 철학의 이야기가 많긴 하지만, 그 외의 다양한 지식을 유머와 함께 잘 풀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를 아주 고급지게 표현하는 것에 감탄했고, 적확한 표현에 여러 번 놀라기도 했다. 내가 이런 스타일을 글을 참 좋아하는구나. 깨닫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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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큰 방향으로의 성장도 할 수 있지만, 작아지는 방향으로의 성장도 할 수 있다. 성장에는 주체성과 독립성도 필요하지만, 관계성을 배우고 아득함이나 겸허함 같은 말들을 배우는 것도 무척 중요한 성장이다. 내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내가 작아지는 경험을 통해 나는 더 편안해지고 유연해진다. 또 그렇게 만든 세상의 여백 위에는 나와 어울려 살아갈 네가 설 자리가 생긴다. 58p
우리는 내던져지는 존재지만, 타인을 어딘가로 던져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요하게는 나 자신도 어디론가 던질 수 있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피투성과 더불어 등장하는 기투성이다. 특정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던지고 데굴데굴 굴러감으로써 새롭게 변화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갈밭에서 구르는 타인을 그보다는 조금 나은 모래밭으로 던져줄 수도 있다. 피투성은 필연이고 수동이자만, 기투성은 기증성이고 능동이다. 비록 이 세상으로 오는 일에는 아무도 나의 자유의지를 신경 써주지 않았지만, 일단 던져져서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그때부터 구르는 방향이며 속도는 내 몫이다. 옆으로 구르는 다른 이들과 어떻게 부딪칠지 판단하는 일도. 133p
진정한 독립은 그럴듯한 간판의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능력과 태도의 여부에 있다고 믿는다. 136p (저도요!!! 💓)
한 사람만 말하고, 나머지는 그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게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그래서 멜덴을 할 때는 두 손의 검지를 모두 사용해서 한 손 검지를 높이 들고 다른 손 검지는 ‘쉿’하는 모습처럼 입에 갖다 대기도 한다. 높이 든 검지는 ‘할 말이 있어요’라는 표시고, 입에 갖다 댄 검지는 ‘하지만 내 차례까지 조용히 기다릴게요’라는 표시다. 내가 돋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의견도 내 의견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모든 규칙을 지키면 내가 말할 수 있는 차례가 분명히 온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경청, 배려, 존중, 공평 같은 공동생활의 예쁜 씨앗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심는 것이 멜덴의 핵심이다. 162p
유치원에선 주로 야외 놀이. 연령이 섞이고 선생님도 다양(60대, 50대, 30대, 20대, 그리고 약간 장애가 있는 선생님)하고, 초등 입학 전 6개월 동안 초등학교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받으며 경험하는 ‘포어슐레’라는 과정이 있는 것 부럽!
초등 1년 동안 배우는 것? 알파벳! 정말 1년 동안 배운다고 함. 그래서 아이들의 알림장은 주로 그림이라는데.. 위의 그림을 해석하셔야 함. 😳🤣🤣 부모둥절~
맹자의 문장 가운데 천작과 인작에 관한 부분을 좋아한다. 작자는 ‘벼슬’을 뜻하는 한자로, 작위나 고관대작 같은 말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천작은 ‘하늘에서 내린 벼슬’이라는 뜻이다. 즉, 자신의 내면을 잘 지키고 닦아 자연적으로 존귀해지는 것을 말한다. 내 안에 있는 것을 구하여 얻은 것이므로 천작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반면 부나 권력 같은 인작은 남이 귀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인작을 얻고 잃는 것은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작에 삶의 모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타인에 의해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것, 누구나 빼앗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그것이 진짜 나라고 생각한다면 그때부터 삶은 고통스럽고 공허해진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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