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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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p> <별점 : 2.5>

함복배는 과거에 급제하고 제주의 ‘신물문검역소’ 소장이 되었다. 외국에서 들어온 신문물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임금에게 보고하는 곳. 관노인 영보와 한섭 그리고 부엌일 등을 맡아줄 고상분 4명만이 배정된 작은 기관에 홀랜드 출신 박연이 난파된 배에서 살아남아 합류하고, 귀양으로 배정된 코끼리와 코끼리를 다루는 미호가 가세한다.
제주에는 함소장이 마음을 둔 연지의 아버지가 근무를 하는 곳이기도 하여, 연지가 제주에 내려오며 박연에게 말을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그 즈음 혼인을 앞 둔 처녀들이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신문물검역소에 낯선 사람도 머물게 되는데.. 어쩐지 연지와 정분을 쌓는거 같아 맘에 들지 않는데다 사건이 있는 날마다 귀가하지 않는 점 등으로 수상함이 더해지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소설

브라자를 머리에 쓰는 도구로, 콘돔을 골무로 해석하며 사용하는 유머의 코드와 흥미롭게 진행되는 전개에 빠져드는데, 시체의 과도한 훼손과 기수영을 둘러싼 기방의 행태가 과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다. 대체로 평이 좋은 책인데 나는 그 오점 하나가 내내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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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이 없지, 안목이 없냐 - 가난하다고 왜 철학이 없겠는가?
아무개 지음 / 포르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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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p> <별점 : 4>

총 4개의 파트로 소제목으로 1-4페이지쯤 되는 글들의 모음이다. 맨 처음 안목이란 글을 읽고 이 책 뭐지? 장르와 취지를 알 수 없는 낯섦으로 인해 잠시 책을 덮었다. 그냥 반납하기 아쉬워 몇가지를 더 읽었는데 웃기기도, 위로가 되기도, 멋지기도, 슬프기도 하는 다양한 감정을 선사한다.
안분지족의 삶을 사는 개똥철학 확실한 작가님의 글들. 하게. 하더군. 등으로 끝나는 어투나 ( ) 안의 웃음 포인트. 끝까지 읽기 잘했다 싶으며 마지막을 넘겼더니 젊으니 괜찮다네? 작가님 마흔인거 같은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조언과위로유머가가필요한순간
#빈자의먹고사니즘에대하여

- 누가 그러더군.
열등하느나 차라리 교만하라고. 교만은 적어도 그대를 아프게 하지 ㅇ낳을 거라고. 교만하세나. 우리. 열등감 따윈 개나 줘버리자고!

- 우리는 자의적 해석을 멈추고 상대를 알아가려 노력을해야 하네. 세상에 이유 없는 상처는 없기에. 그게 살 만한 세상 아니겠는가. 혹여나 알아가는 노력이 부담스럽다면 그 사람에게 ‘나름의 사정이 있으려니, ‘그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짐작이라도 하세나.

- 지금 그대 곁에 있는 배우자나 오랜 연인과 사이가 좋지 않은가? 그래서 자꾸만 후회가 되는가? (중략) 그대는 지금의 그 혹은 그녀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을 게야. 알면서도 좋았던 거고. 원래 낚지꾼들이 놓친 고기는 하나같이 팔뚞만 하다고 하지 않던가. 그대가 놓친 것이기에 그리 보일뿐 그놈이 그놈이고 그년이 그년일세.(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배우자는 멸종되었으니 아예 찾을 생각도 말고.)

- 잊지 말게나. 나도 그대도 가장 나다울 때, 가장 그대다울 때 명작이란 사실을.

- “독서는 부모의 빈부가 자녀에게 고수란히 세습되는 빌어먹을 세상에서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유일한 도끼다” / <읽기의 말들 중>

-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싸워서 이기자고.
사회의 인식에 맞서,
그녀의 멋진 철학에 동참하며,
가장 좋았던 모습의 나만 나인 것은 아닐 테니.
너무나 멋있던 어느 날의 나도,
유난히 찌질했던 어느 날의 나도,
온전히 ‘나’일 테니.

+ 돈을 훔쳐 장난감을 사들고 와서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 작가님의 훈육법은 정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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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심윤경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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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p> <별점 : 4 // 나는 할머니에게 약하다.>

심윤경 작가는 태어나서 20년을 할머니와 같이 살았다. 그녀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할머니가 그녀에게 준 사랑과 양육의 방식에 대해 떠올렸고 그 과정에서 드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더불어 기록한 책이다.

부모로서 내가 너희에게 이렇게 많은 일을 했다고 생색내지 않는 것. 자식에게 어떤 기대나 대리만족도 추구하지 않아 부채의식이나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것. 부모로서 고생스러움을 지극히 당연히 당신이 담당해야 할 몫이고, 잘한 것이나 좋은 것이 있다면 모두 자식의 몫으로 돌리는 것. 을 일관된 자세로 지킨분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최소한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사랑과 격려를 충분히 담아냈던 분. 사람은 많은 순간 언어를 쏟아내기 일쑤다. 할머니도 그러고 싶은 순간이 많았을텐데 대부분의 말을 삼키고 꼭 필요한 다섯 단어(그려, 안 뒤야, 뒤얐어, 몰러, 워쩌)로 대신하셨단다.
최소한의표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시는 분. 나도 어른처럼은 못하겠지만, 말 다이어트를 실천해야겠다.

- 이전에 살았던 세계는 학교, 직장, 문화, 친구, 성취와 우정의 세계였다. 모두 두 글자 이상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세계는 쉬, 똥, 침, 코, 토, 잠, 젖, 신기하도록 모두 한 글자였다.

#여둘톡의 사투리편에서도 나왔지만, 표준어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엇이 더해진다. 할머니가 사용했던 저 다섯 단어는 표준어가 아닌 충청도 사투리였기에 추가로 더해지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암만! 그래, 맞아, 동의해. 보다 더 나를 이해한다는 느낌.
아구 대간타~ 어휴 힘들어. 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느낌.
할머니가 쓰셨다던 장혀~ 라는 단어도 훌륭해 멋지다 보다 더 나를 인정해주는 느낌이랄까….

+ 저런! 이란 단어가 빛을 발하려면 저런~ 후의 기다림을 참아내야함.

+ 31p 교육적 지적 자극의 망령에 빵 터짐. ㅎㅎㅎㅎ 첫째 아이 키울때 다 거처가는 과정인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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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대하여
김화진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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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대하여
#김화진_소설
#문학동네

<310p> <별점 : 4>

신인작가의 작품이다.(총 8편) 첫 작품인데 벌써 그녀의 장르가 있는듯한 느낌이다.
글들이 독특하기도 평범하기도, 편안하면서도 불편한 기분이 든다. 감추고 싶은 나의 속을 적나라하게 들킨 기분이라 그랬구나.라는 것을 책을 덮고서야 깨달았다.

- 새 이야기 : 맘을 주려했던 남자가 파 화분을 주고 떠났다. 그런데 파가 말을 걸어~

- 나주에 대하여 : 내 곁에 없는 연인의 전 여친이 회사 후배로 입사했다.

- 꿈과 요리 :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은 대학 동기가 졸업 후 절친이 된다.

- 근육의 모양 : 대기업을 그만두고 필라테스 강사를 하는 은영과 최근 파혼을 한 재인

- 척출기 : 중이염이 아니라 종양이란다. 그녀에게 관심이 가는 남자가 나타났다.

- 정체기 : 동성애자인 은주는 8년의 연애 경력이 있는 애인과 동거중이다. 나의 애인의 긴 연애경력이 힘겨운 은주

외 2편

나는 불평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내가 선택한 것을, 만들어 낸 결과를 변명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좋다.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에도, 상황을 이해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누군가를 탓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중략
그러나 이상하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하다보면 아무도 모르는 마음 한구석에는 타인에게 내보이기 못생긴 찌꺼기들이 남는다. 그건 내가 감추고 싶은 나를 향한 솔직한 말들이다. 너 사살 쟤 싫지. 부럽지, 웃기 싫지, 양보하기 싫지, 막말하고 싶지, 당신의 말은 나에게 상처가 된다고 면전에 대고 말하고 싶지, 싸우고 싶지, 울고 싶지, 외롭지, 나 좀 좋아해달라고 말하고 싶지, 하는 말들.

작가의 말 중에서…

이런 우리의 속을 평범한 우리의 삶에서 소설로 알려준다. 과한 소재를 불러와도 너무 일상에 잘 녹여들게 하는 힘이 있다. 때론 그걸 유머로 이해하게 했고, 때론 그 장치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느낌을 더 깊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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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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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살던 동영진은 15살에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기 집에서 오누이처럼 살았던 할아버지와 지금 살고 있는 ‘지음’으로 왔단다.
탄광에서 일하던 할아버지는 노조 활동을 하다가 죽고 혼자 남은 할머니는 올림픽 시류에 합류해 다방을 연다. 새마을은 끝나고 올림픽의 시대가 왔다. 시류에 잘 탄 할머니는 돈을 모았고, 다방에 손님이 뜸해진 때엔 일수로 생활을 이어갔다.
세월은 또 변했고, 사람들은 온통 축구만 보며 빨간티만 입고 돌아다녔다. 지음엔 랜드가 들어섰고, 그 순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오로지 돈이였기에 할머니는 ‘월드컵 전당포’를 열었다. 손님은 물건을 가져오고 주인은 가격을 매긴다는 일념으로 운영하는 할머니의 오래된 전당포.
할머니에게는 하늘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딸과, 도박으로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삼촌 두 자식이 있다. 그리고 카즈노에서 태어나 할머니에게 온 하늘이가 있다.
할머니 딸인 임정희에게 엄마라고 부르지만 성은 할머니를 따라 동씨인 하늘이. 호적이 제대로 없어 10살이지만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다. 엄마를 따라 도서관에, 할머니 전당포에, 앞집 전당포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하늘이가 우연히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듣게 되는데..

- 요즘엔 중이 제 머리만 잘 깎고 선무당도 사람 제법 살리거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운명은 스스로 찾아가는 거다. 무엇보다 이미 넌 스스로 그럴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니까.

- 애들은 억만금 주고도 살 수 없는 어른들의 희망이자 미래라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 맞춰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그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만들도록 아이들은 잘 맡았다가 세상에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 할머니 최고 👍👏👏
문학상 이런거 붙은 책에 거부감이 있는데 요 책은 가독성 좋고 내용도 부담스럽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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