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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평점 :

생물학적 쇠퇴하는 신체, 시간의 흐름. 과연 늙어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젊은 시절엔 선택과 집중의 젊은 나날들로 많은 경험을 하려 하지만 정신 없이 앞만 보려 한만큼 정신적인 고통과
데미지가 크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절망과 같았던 불안의 순간들 돌아보면 시행착오라는 말로 자신의 과거를
이해, 수긍하기 시작한다. 왜냐면 시간의 흐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적 노화가 아닌 자신에 대한 성숙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래는 살고 싶지만
늙고 싶지 않은 현실. 치부는 보이지 않고 싶어하며 완벽함으로 생을 마감하길 원하지만 마주하는 현실은
더 나은 시간과 경험을 하고 더 좋은 모습만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피하고 참는 현실의 리바운드는 너무 크기만 하다. 이런 경험이 부족한 우리에게 책은 묻고 있다. 추구만 하다 현실과의 간극과 괴리속에 고통스러워 할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 비움과 버림을 통해 지금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장점으로 나아갈 것인가 말이다.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늘 과정이 지금과 다른 이러 저러 해서 다른 선택을 하고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후회하지만, 과거만 바라보는 이들은 그들이 선택과 결정에서 마주한 상실과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고 현재의 불행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꿈속에서도 나타나 현실을 압박하는 이상들에 얽매이며 말이다. 책은 생각을 바꾸라 권하고 있다. 방향을 바꾸면 멋지고 좋았던 일들
만이 기억나 삶을 극적으로 바꿔 줄거라고 말이다.
지금까지
난 계속 쌓아 두기만 했다. 책들, 인간관계들, 인상들, 경험들을. 하지만
앞으로는 헤어지는 걸 배워야 할 것이다…내가 아직 삶을 통제 할 수 있을 때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야지. 환상도 버려야 할 것이다. 소망과 현실에서 오는 그 행복한 간극들과
작별 해야지. _스벤 쿤체 (p.98)
저자
역시 소망하는 것과 현실적인 것의 괴리를 본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그런 괴리를 보는 것이 행복한 일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소망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낮추면 현실과 소망이
근접할 수 있을 거라 말하고 있다. 거기다 우리가 거부하는 늙어감이 이를 더욱 쉽게 성취하게 해준다고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짧아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회고로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더욱 충만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네의 현실은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인가 묻는 것이 아닌 우리가 그 현실을 너무
압박과 책임감 속에 집착으로 시간을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묻고 있다. ‘개탄하고 성찰하며 인생의 마무리를
지어라’가 아닌 책은 ‘그것으로 당신은 만족하는가?’ 철학가와 예술가의 사유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