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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평점 :

유대계 독일인의 금수저, 그리고 안정된 교수보다 철학적 문인을 꿈꾼 저자.
낭만주의적의 문필가인 것 같지만 파시즘과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으로 유물론을 더한 그의 작품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시대적 난해함과 심오함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정치적인 성향은 강조하지 않으나 프랑스 망명과 탈출 사라져
버린 희망에 음독으로 허망한 죽음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 고뇌의 일련 과정들이 그의 사상과 세계관에
영향을 주고 그의 문학 작품에서 하나의 통일적인 철학으로 드러난다. 철학적 사유를 통해 꿈꾸는 그의
작품은 구술과 같은 설화, 우화와 같은 담론으로 주고 받는 특이한 형태를 띄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문화, 철학,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가 논하는 것은 시대, 사상, 장르, 관점을 넘는 자유이다.
글의
픽션들은 일련의 현실들과 일상의 감정들을 토해 세계를 이어가는 것 같으면서도 존재를 무시하듯 허물어뜨리는 이야기를 한다. 42편의 이야기가 3부작의 대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꿈과 몽상, 여행과 이동, 놀이와 교육론에서 그가 천착했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상상과 현실, 초월적인 현상과 몽환적인 세계에 대한 주제로 상상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의 가치를 글로 담아내지만 종국엔 아이들의 관점에서 현실적인 질문과 이해를 말하고 장난처럼 무너뜨리는 그 우리의 일상과 관점의
다양성을 말한다. 그렇게 평범하지만 가치관을 깨뜨리듯 우리가 당연시 했던 의구심 조차 가지지 않았던
상황과 현상에 대해 깊은 철학적 사유를 묻고 있다.
꿈과
몽상, 고통만 가득한 세상에 이런 감정의 여유조차 없는 세상이 있다면 세계는 색채가 없이 투영된 빛
바랜 모양을 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여행과 이동, 익숙한
것을 떠나 미지의 세상으로 나서는 여정, 이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낯 설음의 경험이지만 이것
도한 다시금 친숙 해지는 게 사람의 간극이다. 떠나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다시금 당연시
발을 담그면 익숙해지는 경험으로 돌아오는 세상이 아이러니 하다 말한다. 놀이와 교육론, 기존의 교육에 대한 반기와 사상적 자유를 말하는 그의 세계관. 인식과
근본을 바꾸듯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른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고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기에
말이다.
상상과
소유, 사랑과 억압, 자유와 경제등으로 그가 다루는 문학의
세계. 유물론에 심취해서 일까. 예술과 기술, 소비와 감정, 비판적 사고속에서 그의 말들은 자유를 찾아간다. 어떤 것이 실존적인 삶에서 자신만의 철학적 사유를 관철할 수 있을까 물으면서 말이다. 작가의 상상속의 세계지만 우리도 현실속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하며 대처하지 못한 상황 어떤 방식으로
이것을 대할 것인지 책은 생각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