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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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나맛이 나지만 바나나는 아닌 우유” (p.135)

친근한 얼굴로 가짜 맛을 퍼뜨리는 시대. 이 시대 가짜가 진짜인 척하며 사람들을 혼란으로 빠뜨리기에 진짜라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진짜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찐이다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일본어로는 <혼모노>라고 하는데 정말 진짜만을 의미 하지는 않는다. 긍정의 뜻이 강조되는 것은 양날의 검처럼 부정의 의미도 있는 법. 자신이 좋아하는 요소로 사람들에게 강조하거나 피해를 끼치는 오타쿠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혼모노 (p.113)

박수문당 문수어느 날 자신에게 내린 장수할멈의 신내림이 사라짐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집 앞에 이사 온 신애기의 몸에 들어 갔음을 알게 된다. 피해야 할 음식을 먹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도 하지 않으며 자신을 무형문화재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믿었건만 오히려 늙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에 질려 신애기에게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신애기는 그와 대조되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먹고 싶은 것도 먹는다. 거기다 거침없기 까지.. 자신의 신앙이 진짜라 믿었 것만 자신조차 그것이 진실인가 믿지 못하게 되고 떠나간 신기지만 자신이 진짜임을 밝히려 한다. 그러나 굿판 중에 작두를 타다 피 흘리는 모습이 공개되고 사람들은 신빨이 다 했음을 알게 된다. 마지막 승부수로 정치인 황보를 통해 극복하려 하는데 무의식에 벌어진 굿판을 재현하고자 유튜브를 보면서 연습을 한다. 가짜로 접신을 하려 눈을 뒤집어 까면서 자괴감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준비하는데 황보는 말도 없이 신애기를 선택하게 된다. 정치판에 오래 있어 사람보는 눈이 탁월했던 황보는 문수가 가짜임을 아는데 황보는 문수가 선무당(니세모노)가 되었다고 한다.

 그 없이 진행되는 굿판. 문수는 참무당 (혼모노) 신애기의 굿판에 뛰어 들어 진짜 작두를 타는데 무아지경이 되어가며 피와 땀을 흘리자 명예도 영광도 목적도 중요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진짜와 가짜도.. 그런 모습에 신애기는 아연실색하며 나가 떨어지고 모두가 경악하여 문수를 지켜본다. 문수는 속으로 생각한다. (장수할멈도 지켜 보겠지)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묻는다.

-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하지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

7편의 소설 모두 여운이 있지만 어두운 인간 내면 심리를 다크하게 표현하지만 인간을 위한 진짜는 무엇인가의 <구의집:갈월동 98번지> 동류의 인간속에서 자신만을 세우며 본질 조차 잃어버리며 목적을 망각하는 군상을 표현한 <잉태기>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남는다.

 낯설게 다가온 이름이지만 한 배우의 언급에서 호기심이 간 저자였다. 책도 내며 출판사도 운영하는 박정민 배우가 극찬한 소설. 그로 인해 유명세를 탄 것 같지만 작가만의 소설적 특징이 있다.

 소설의 마침표와 같은 마무리를 하지 않으며 결론에 대한 이해는 독자의 생각이라는 것, 그리고 초현실적이지는 않으면서 사회의 어두운 일각을 비추는 것 같은데 논제를 벗어나지 않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여운을 남기는 것. 다양한 주제로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글 자체만으로 명쾌하며 전달하는 바가 보인다.

세대, 갈등, 혼란을 넘어 진짜를 믿고자 하는 이들에게만 진짜가 보이고 그 믿음만이 자신을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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