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
마이크 데이비스 외 지음 / 책갈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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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신음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감염병으로 수능과 개학이 연기되었고, 명절을 비롯한 각종 행사와 축제는 사라졌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을 앗아갔다.

코로나 19는 박쥐로부터 전염되었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사람들로 인해 박쥐는 집을 잃었다. 야생 박쥐가 갖고 있던 온갖 바이러스는 다른 동물들에게 전염됐고 곧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19로 변이되어 인간종의 생명까지 위협했다. 야생 박쥐가 감염병을 퍼트리도록 만든 것은 사람, 자본이었다. 박쥐는 죄가 없다.

박근혜가 메르스가 창궐했던 당시에 낙타를 때렸다면, 문재인은 코로나 19가 확산세를 보이자 신천지를 때렸다. 공공병원을 짓겠다던 문재인의 공약은 공염불이 됐다. 앞서 겪은 두 차례의 감염 재난으로도 반성이 없다.

방호복을 입고 있던 검사진 한 분이 시간을 물었다. ˝6시 10분이에요.˝ 그러자 검사진은 한숨을 쉬며 5시간 넘도록 화장실을 한 번도 못갔다고 답했다. 포항 시장은 전국 최초로 가구당 1명 코로나 19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충분한 인력 확보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 행정인지 묻고싶다. 현재 재선 시장인 이강덕씨가 3선까지 가능한 시장을 또 하고싶거나 더 큰 정치적 야망을 꿈꾸며 강행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다.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설사 끝나더라도 또 다른 감염병이 금세 발생할 것 같다. 분명한 건 자본주의가 계속 팽창하는 한 감염 재난은 언제든 반복된다. 재난 속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마땅히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국민 1인당 재난기본소득 지급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를 비롯해 세계적 감염병을 만든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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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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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라면 2021년 2월 5일 오늘 나는 캐나다에서 워홀러로서 막바지 시기를 보내고 있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팬데믹의 여파로 여전히 한국에 머물러 있는 내게 이 책은 사뭇 실재처럼 다가왔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 버닝썬사건,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 등 크고 작은 여성혐오 범죄가 연일 뉴스 머리를 채울 때, 자꾸만 죽어나가는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영원한 2등 시민으로, 터무니 없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유급 휴가는 고사하고 법정 휴직도 제대로 못 쓴 채 자본의 노예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니. 나라에 충성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국민을 등한시하는 이 나라의 극악한 이중성을 도무지 견뎌내고 싶지 않았다.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주인공 ‘계나‘가 호주로 이민 간 이유로 ˝한국이 싫어서˝라고 말한 것에 격하게 공감했다.

언제 어디든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니, 한국 만큼 좋은 나라 없다고들 한다. 배달 노동자의 노고와 노동력 덕분에 가능한 거다. 신속하고 쾌적한 대중교통 역시 운전 노동자들의 고강도 노동을 요하는 맞교대 근무 덕에 가능한 거다. 이렇게 한국의 시스템은 노동자를 착취해서 작동한다.

계나는 재력, 학력, 체력(외모)이 있어야만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어찌됐든 캐나다행이 불발되고 여전히 한국에 남아 생활하고 있는 내가 한국을 혐오하며 도망치듯 호주로 떠나버린 계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운동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것, 그것이 운동의 출발이다. 이 책을 읽으며 주로 공감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 기득권으로 살 수 있는 요건 3가지 중 아무 것도 가진 것은 없어도 내게는 운동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사실 아직 캐나다로 출국할 수 있는 기한이 약간 남아있긴 하지만,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창궐하고 있는 이 때에 출국할 길은 요원해보인다. 계나가 지금의 나라면, 그래도 호주로 떠났을까? 난 감염병을 핑계삼아 떠나지 못하는 걸까? 답은 모르겠다. 본래 회피 성향이 아닌데다 불합리한 건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계나처럼 휙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지도. 명확한 건 지금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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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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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표현하면 표현한다고, 감추면 감춘다고 세상이 정한 기준에 의해 저울질 당한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남몰래 갖고 있는 내면의 고민과 고통. 결국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견인해 준 것은 줄곧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주인공 의사 이라부였다.

아이같이 순수한 행동으로 주위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편견없는 시선으로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이라부의 모습을 보며 부럽기까지 했다.

일본 특유의 과장됨이나 곳곳에 묻어있는 여성혐오적인 표현들때문에 읽는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다 읽었다. 솔직히 최근 몇 개월동안 읽은 책 중 가장 별로였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 소설을 통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언제고 나를 믿는 것이 가장 큰 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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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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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큰 힘은 운동으로 발현되지만, 운동을 촉발시키는 것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작은 투쟁들이다. 보잘 것 없고 미미하지만 결코 없어서는 안되는. 오늘의 작은 내 행위가 내일의 변화를 주도하는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분명한 건 나도 당신도 세상에 어떠한 반격 혹은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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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 궁궐에 핀 비밀의 꽃, 개정증보판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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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묻어있는 혐오의 흔적. 단순 수치와 통계를 기반으로 쓰여진 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궁녀를 꽃, 신데렐라 등으로 비유하는가 하면, 고된 12시간 격일제 근무를 언급하고도 여성인데 고소득자였다며 말하는 모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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