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표현하면 표현한다고, 감추면 감춘다고 세상이 정한 기준에 의해 저울질 당한다.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남몰래 갖고 있는 내면의 고민과 고통. 결국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견인해 준 것은 줄곧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주인공 의사 이라부였다.아이같이 순수한 행동으로 주위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편견없는 시선으로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이라부의 모습을 보며 부럽기까지 했다.일본 특유의 과장됨이나 곳곳에 묻어있는 여성혐오적인 표현들때문에 읽는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다 읽었다. 솔직히 최근 몇 개월동안 읽은 책 중 가장 별로였다.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 소설을 통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언제고 나를 믿는 것이 가장 큰 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