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치열하게 산 20명의 인물들을 소개하며 이들을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사회와 시대상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인물 중엔 내가 너무 어려서 몰랐던 70,80 년대 엽기 살인마도 있고 현 정치인도 있으며 김태촌과 같은 조직폭력배도 있다. `극우수구`로 알려진 조갑제가 과거엔 박정희 유신은 물론 5공독재 정권의 실상을 파헤쳐 명성을 떨쳤고 당시 북한에서 가장 존경하던 남조선 기자였다는 사실, 새정년 박지원 의원이 미국에서 `전경환의 오른팔`을 거쳐 `DJ의 충신`이 되었다는 사실 등 나의 무지한 탓이겠지만 놀라웠다. 우리 사회의 당파성에 매몰된 경직된 인간관을 벗어나 좀 더 관용적인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함영준의 글이 나에겐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우리 사회가 서로에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도 너그러운 곳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왜냐하면 박노해의 말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어떤 정치문화가 뿌리내려야 하는가?나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치인의 현실성없는 공약에 비판적 자세를 갖을 때 민주주의는 잘 작동하게 되어 있다.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역할도 중요함을 강조, 다니엘 튜더가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
레오의 파란만장한 삶이 3부를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었다.왜 작가는 이리도 레오를 힘들게하고 고통을 주는건지...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나 또한 힘들었다.레오를 통해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힘든 것인지... 이념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자 한 듯 싶다.자신의 의지보다는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야 했던 레오가 사랑하는 가정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거는 그 절실함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겹게 다가온다.그리고 마침내 레오는 마음껏 행복을 누렸다.잊을 수 없는 마지막 문장이다.가장 기본적인 행복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에...
1956.2.25. 비공개로 진행된 소련 제20차 당대회에서 스탈린의 공포정치를 비난, 지난 잘못을 인정하는 흐루쇼프의 연설이 발표된다. 소련은 물론이고 전체 공산주의 사회를 뒤흔든 그 연설로 인해 과거 비밀요원이었던 레오에게도 위험이 다가온다. 과거 자신의 잘못으로 가족이 위협을 당하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는 레오. 완벽한 가정은 아니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댓가라 생각하고 끝까지 참고 가족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레오의 노력이 참으로 눈물겨웠다.어두운 시대의 가족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이기에 더욱더 애절하고 그 울림이 더 컸다.레오의 마지막 작품 <에이전트6> 도 기대된다.
몇년 전 읽었는데 다시 읽고 있다. 1953년 스탈린 공포정치 시대의 구소련을 배경으로 정의를 위해 홀로 싸우는 한 인간의 외로운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렇습니다. 거기다 거짓말도 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도 조사하는 진짜 이유를 밝힐 수도 없는 일입니다.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대장님의 용감한 행동에 대한 대가로 가족들이 강제노동 수용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장님 역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제 제안입니다.˝ 레오는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었다.˝같이 하시겠습니까?˝ p.297없는 죄도 만들어 처형하는 국가에서 이런 제안에 누가 선뜻 손을 잡을 수 있을까...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분명한건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한 개인의 불가능해보이는 움직임이 늘 뭔가를 이뤄내고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