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라 하면 서민과 약자를 대변하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것임을 알면서도 싫었다. 심지어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이 석연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다시는 안 봐도 된다는 생각에 속이 후련한 마음도 들었음을 고백한다.
왜냐하면 진보는 자신과 상대를 `선과악`으로 구분하여 자신만이 옳고 보수는 인간이하의 나쁜 집단으로 규정하는 태도를 늘 보였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들은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운동권 시절 몸에 밴 이분법적 사고와 도덕적 우월의식으로 똘똘뭉쳐 독선적인 말만 해대는 소통과 타협이란걸 모르는 하나의 집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그들이 결국엔 실패했고 그 실패를 인정하며 그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기록을 책으로 냈다.
그 실패가 바깥이 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걸 인정하며 그 이유를 하나씩 밝혀보려고 한다며 이 책은 그 노력의 산물이라고 4명의 지은이는 말한다.
자신들을 지탱해온 `운동의 힘`이 이젠 낡은 것으로 전락해 저멀리 나가 떨어져 있지만 이 새로운 국면에 과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겨야 할 것인지, 그래서 진보정치가 어떻게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인지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늘 자기 밖 세상에만 활을 겨누었던 내부성찰이 없던 진보.
이 책을 본 순간 반가웠고 읽으면서 그들이 왜 그랬고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어떤 부분은 수긍이 갔고, 무엇보다 진보정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맘놓고 찍을 수 있는 야당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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