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이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라는 책 제목과 함께 부제로 써 있는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 란 문구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과거 왕이란 존재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힘이 신으로 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에 막강하다 못해 때로는 너무나 잔혹스런 얼굴을 드러내기에 '잔혹한 왕'이란 책 제목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반면 '가련한 왕비'는 왜 가련한 건지 어떤 희생을 치뤘기에 피의 역사 라는 부제목까지 붙여졌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비하면 남 부러울 것 없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 모든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 그야말로 고귀하고 화려한 존재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엘리자베스1세와 메리 스튜어트의 대립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왕실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태어난지 일주일도 안 되어 스코틀랜드 여왕이 된 메리에 비해 헨리 8세와 시녀 앤 불린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자베스 1세는 엄마인 앤 불린이 참수당하고 한 때 서출로 격하되기 까지 했지만 운명은 너무나 짓궂게도 엘리자베스의 편을 들어주었다.

처음엔 너무나 고귀하게 태어난 메리의 인생이 점점 죽음의 낭떠러지로 밀려나는 과정은 가슴이 아프기까지 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왕실의 순수 혈통을 지키고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왕실 간에 이루어졌던 근친혼의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아픔을 겪어야 했던 합스부르크 가의 왕비들...

근친혼으로 인해 아들을 많이 나아도 일찍 죽었기에 결국엔 대를 잊지 못하는 비극을 겪고 자신도 근친혼의 결과였기에 단명하고만 왕비들의 아픔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오로지 순수한 혈통을 이어가고자 철저히 이용당했던 왕실의 여자들이 더이상 부럽지도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다.

 

이외에도 너무나 유명한 헨리 8세와 그의 여섯 왕비들, 러시아의 광기에 사로잡힌 이반뇌제, 야비한 왕에게 평생을 유폐당한 왕비 조피아 도로테아의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도 있다.

 

멀리서 봤을 땐 아름다운 것도 가까이서 보면 흉칙하고 추하다는 말은 사실이다.

유럽 왕실의 화려함과 웅장함 속에 이런 끔찍하고 잔혹한 스토리가 있듯이, 우리 삶의 이면에도 이런 잔혹함과 추함이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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