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삶의 해부
테렌스 데 프레 지음, 차미례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아우슈비츠 생존작가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을 읽기 전에 나치 만행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에서 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함' 과 같은 피상적인 인식 말고 정말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과 너무나 유명한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를 두 달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 테레스 데 프레 Terrence Des Pres (미국의 영문학자)가 '극한 상황에서의 삶의 근원이자 목적이 되는 생존 방식과 생존의 조건' 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썼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강제 수용소가 아니라 그 속에서 견디고 살아 남아 세상에 자신들의 참혹한 경험을 증언한 '생존자'들이다.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생존자들과의 면담은 물론 방대한 자료와 문헌을 수집하고 집필 방향을 계획하는 데 꼬박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때문에 이 책에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런 증언들을 토대로 그들이 살기 위해 했던 행동 양식들을 인문과학적으로 접근 깊이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의 마지막은 작센하우젠 수용소의 한 고참 생존자가 수용소에서 첫 밤을 맞은 신참에게 해주는 말로 끝난다.
"내가 자네한테 우리들이 겪은 일을 말해 주는 것은 자네를 괴롭히려는게 아니고 힘을 내게 하기 위해서야......이제 절망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자네가 알아서 결정하게......" (p.361)

이 책은 생존자들의 증언도 중요하지만 그 증언을 도태로 작가 테렌스 데 프레가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깊고 치열한 탐구가 굉장히 인상적인 책이다. 저자가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생존의 조건'을 밝히기 위해 진지하고 고통을 감내하며 써 내려간 이 책을 단 돈 만 얼마에 볼 수 있다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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