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 눈보라 휘몰아치는 밤, 뒤바뀐 사랑의 운명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녹색광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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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은 체호프와 톨스토이 작품 외엔 읽어본게 없는 듯 싶다.
책이 너무 예뻐 읽게 된 푸시킨의 단편집은 오랜만에 러시아 문학이 가진 특유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었다. 소박하고 담백하며 따뜻한 이야기 5편은 어린 시절 읽었던 재미있는 동화집 같았다.

모욕당한 자의 복수(한 발의 총성), 엇갈린 운명의 사랑(눈보라), 장의사란 직업을 통해 본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장의사), 넓은 러시아 땅에서 꼭 필요한 직업이었지만 그 일은 너무나 고됐던 역참지기의 애환(역참지기), 낭만적 사랑 속에서 신분과 계급 간의 대립을 다룬(귀족 아가씨와 농노 아가씨) 이야기가 다양한 인물과 함께 등장한다.

다양한 변수-인간의 무지나 실수, 우연히 꾼 꿈, 눈보라 같은 자연재해 등-로인해 행운이 될 수도 비극으로 치다를수도 있는 인간의 예측할 수 없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그 안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은 유머러스하며 때로는 비극적이기도 하다.

특히 나는 네 번째 이야기 <역참지기>가 가장 좋았다. 역참지기 ‘삼손‘을 통해 러시아 민중의 애환과 그 한계를 냉정한 시선을 가지고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다섯 작품 중 가장 사실적이고 비극적이며 가장 러시아적이기 때문에 인상 깊었던 듯 싶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책의 장정이 너무 예뻐서였다. 책에도 패션이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이 책과 함께 같은 디자인의 <감정의 혼란>과 <미지의 걸작>도 같이 샀다.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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