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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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제 반 정도 산 내가 과연 스토너의 삶이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을 끝마치는 순간까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아내기 위해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 스토너를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실패한 듯 보이는 그의 삶이지만 그가 자신의 삶을 산 방식은 그로서는 최선이었고 그 안에서 어떤 숭고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죽음을 향해 가는 순간의 묘사 중, "그는 그 자신이었다"(p.391) 라는 문장이 가슴에 꽂혔다. 자신이 쓴 책을 쓰다듬으며 책이 자신을 그 안에 가둬주기를, 옛날의 공포와도 같았던 설렘이 자신을 고정시켜주기를 바라며 죽음을 기다리는 스토너.

나는 죽는 순간 진정 나 자신임을 느낄 수 있을까?

죽음 앞에서 자기 자신과의 고독하면서도 찬란한 대면.

이언 매큐언의 찬사처럼 스토너의 죽음에 대한 묘사는 정말 최고이다.

 

다음은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자신의 일부가 녹아있는 책이 죽어가는 그의 가슴 위로 떨어지고 이어지는 고요함.

책에는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도 스토너는 미소를 지으며 죽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자 책이 고요히 정지한 그의 몸 위를 천천히, 그러다가 점점 빨리 움직여서 방의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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