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책표지도 그렇고 환타지적 요소도 내 취향이 아닌데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일본 2018 서점대상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 때문이었다. 일본서점대상 수상작치고 재미 없던 작품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기에.

읽으면서 참 이상했다. 반 이상을 읽어도 현실과 거울속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별 다를것 없는 일상의 연속인데 그래서 충분히 지루할 수도 있는데, 흡입력과 몰입감이 대단한 것이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닌 청소년 환타지 소설류 같은데도 어딜가든 빨리 읽고 싶어지니 참 신기했다.

인상깊었던 점은 친구로부터 따돌림 당한 14살 중학생 소녀의 감정과 생각을 하나하나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다. 세상이 무서운 14살 소녀의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작가의 뛰어난 심리묘사에 한두 번 감탄한게 아니다.

살다보면 내 주변 인간관계를 깨끗하게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게 어렵고 힘든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싫고 지긋지긋했던 관계들이 어찌하여 끊어져 잠시 홀가분한 행복을 느꼈다 해도 나혼자 치유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은 여전히 있음을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누군가가 나를 소중히 여길 때 우리의 삶은 의미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길이 있음을, 나는 혼자가 아니라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음을 7명의 아이들이 깨닫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슬퍼서가 아니라 기뻐서 눈물이 나오는 작품이다.
점점 싸늘해져가는 가을에 읽으면 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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