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해서 선생이 녀석의 진지에 침투한 스파이가 된다는말입니다. 녀석과 안면을 트고, 함께 하숙하고, 동료가 된 다음녀석의 행동 하나하나를 내게 보고하라는 겁니다. 

선생은 두뇌가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녀석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로 날 기쁘게 해주는 동시에 녀석이 내 영역에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와 코를 킁킁거리면 얼른 경보를 발령해주면 되는 거죠."

친애하는 왓슨 아, 선생 자신의 이름과 비슷하긴 하지만 근무 중에 술을 퍼마시고 곯아떨어졌던 악당과는 연결 지을 수 없을 것 아닙니까? 리드의 아이디어였죠. 왓슨이라……. 이만 하면 훌륭한 위장이 되지않겠어요?"

키티는 그 건물을 올려다봤다. 꽤나 좋은 건물이었다. 
키티는 이처럼 멋진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베이커가 221B‘ 라는 집주소조차마음에 들었다.

"왓슨, 이건 꿈이 아니오. 오히려 일종의 구원이라고 할 수 있소. 정말로 멋진 기회이고, 이번에 준비한 것이 선생에게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에 마음을 활짝 열 때입니다.

 그리고 선생이 쓰고자 하는 모험소설도 고려해야죠. 런던에서 가장 뛰어난 탐정과 함께 수사에 나선다면 미스터리 소설의 영역이 엄청나게 확장될 것 아닙니까? 홈즈의 사건을 기록함으로써 그의 이름을 유명하게 만들고 선생 또한 이름을 날릴 수 있게 될 거고요."

우정이라는 건 감정과 비논리적인 행동을 포함하는 너무도 비과학적인 것이라서 홈즈는 최대한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몸을 사렸다.

하지만 결록 홈즈도 때때로 함께 대화를 나눌, 자신이 하는 실험이나 수사를 논의할,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가설과 믿음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를 갈망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복수는 지난 20년 동안 제퍼슨 호프의 심장 속에서 꾸준히, 그리고 강럭하게 타오르는 불길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사랑하는 루시를 죽게 만들었던 두 사내를 살해하겠다는 결심은단 한 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이 빈 공간에 핏빛으로 물든 단어 하나가 휘갈겨 적혀 있었다.
RACHE

‘라헤(RACHE)‘는 복수를 뜻하는 독일어입니다. 따라서 ‘레이첼‘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진 마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신사분들."

"이번 사건에 나와 함께해줘서 정말 기쁘네. 내가 지금까지마주쳤던 연구들 중에서 가장 멋진 연구일세, ‘주홍색 연구‘ 라고 이름을 붙일까? 예술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나? 

삶이라는 무채색의 실타래를 꿰뚫고 흐르는 살인이라는 한 줄기의 주홍색 실이 있고, 우리의 임무는 그걸 실타래속에서 찾아내고, 따로 떼어내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노출시키는 거라네."

적용되는 법규가 다른 탓일세. 그건 사회의 사고방식이 변화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중세 시대라면 양을 훔친 사람이 어떤 처벌을 받았을 것 같은가? 인간이 만든 법은 한시적일 뿐만 아니라제멋대로일세. 

사회의 변화하는 인식이라는 물결에 실려 이리휩쓸렸다가 저리 움직이며 계속해서 바뀌는 거라네. 왓슨, 내 말을 믿게, 딱 떨어지게 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걸, 진실되고, 객관적이며, 세련된 정의는 시간을 초월하는 법일세."

"지금으로서는 반신반의하는 게 당연할 걸세. 불확실성은 맨처음 만났을 때 사람들을 몽땅 삼키려고 드는 거대한 개념이지.
자네에게서 그걸 서서히 없애주겠네. 자네가 좋은 사람이라는걸 알고 있고, 바로 그 점이 우릴 형제로 만들어줄 걸세. 자넨 결국내 생각을 받아들일 거네."

존 H. 왓슨의 일기에서
난 메리 모스턴과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졌다고는 하지만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가 날 어떻게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설령 어떤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이제 곧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예정이니 절대로 어울리는 짝이 될 수 없을 터였다.

메리는 셜록 홈즈의 의뢰인이었다. 그녀는 10여 년 전에 행방불명된 자신의 아버지 모스턴 대위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데 홈즈의 도움을 받고자 찾아왔다. 지난 6년 동안, 매년 동일한 날까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진주 한 개가 들어있는 소포를 받았다고 했다. 

어떤 시인이 읊었듯이 우리의 운명은 ‘숙명의 나뭇잎들로그늘이 드리워진 곳에 있는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도록 감춰진 것이었다. 메리와 함께하는 것이 나의 숙명이었다. 

"오래된 격언이 틀린 거죠. 화학적으로야 피가 물보다 진한건 사실이지만, 비유적인 면에서는 허튼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난 내 동생을 미워하진 않지만, 반대로 특별한 애정을 갖고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잔인한 세상에서 우린 각자의 길을 가고있는 별개의 인간인 거죠. 각각 자신의 운명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뜻입니다." 마이크로프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디오게네스 클럽이라니?"

"런던에는 숫기가 전혀 없다든가 혹은 태생적으로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지. 그러면서도 안락한 의자와 최신의 정기간행물을 싫어하는건 아니란 말이야. 

디오게네스 클럽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시작된 곳이고, 이제는 이 도시에서 가장 비사교적이며다른 클럽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지, 회원은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게 허용되지않아. 외부인을 대접하는 방 이외에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화를 할 수가 없지. 형은 그곳 창립회원 중의 한 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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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이런생각에 실소를 흘렸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때때로 발휘되는 놀라운 이중인격이 즐겁기만 했다.

 범죄자처럼 생각하는 능력이범죄를 탐지하는 전문가에게는 필수적이었다.

"누군가가 왜 그렇게 하기를 원했을까요?"
"나도 모릅니다."
"홈즈 씨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어쨌거나 내 눈에는 이 모든 게 꼴사나운 추태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가짜 은행 지점장이 등장하질 않나, 원, 그건 그렇고 우린 당신의 셋방을 나서는 녀석을 체포했습니다. 본명이 어니스트 브랜드라는 자로, 연극적인 재능이 뛰어난 악당이죠."
"연극적인 면은 많이 내세웠지만, 재능은 별로더군요."

"자넨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거야. 모런, 이건 두뇌와 관련된일이네. 세상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삶에 갇혀 사는 인간들이 있지. 난 나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자만이 아닐세. 어쨌거나 난 방대한 범죄조직을 구상하고 설림하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니까. 

이처럼 가장 세련되고 특수한 직업을 위한 특별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단 말일세. 이 세상에는나 같은 사람이 없네. 하지만 나와 동등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이없다면, 동등한 지적 수준을 가진 사람이 없다면 아주 외로운 자리라는 게 문제지."

모리아티는 모런 쪽으로 돌아섰다.
"이건 자네를 모욕하자는 게 아닐세, 친구, 모욕이란 감정적으로 남의 마음에 손상을 주는 것이지.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건 냉정한 사실일세. 

이 셜록 홈즈란 작자가 나와 동일한 지적수준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자가 추구하는 게 나와 정반대이기까지 하다면 어떨지 상상해보게. 얼마나 기분이 좋겠나! 그자는법과 질서라는 거대한 체스판에 올라앉은 적수란 말일세. 내가그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패배하게 만들 계획과 책략을 만들어낼수 있다면 얼마나 흥분이 되겠나? 이렇게 되면 우리 둘 사이에게임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동안 나의 삶에서 빠진 것으로 보이곤 했던 전율을 주게 될 걸세."

"현재 워커의 마음 상태는 막 살해되려던 순간에 구조된 개와다를 바가 없습니다. 친절함과 관대함으로 대해주는 사람이라면그 누구에게도 복종하고 충성심을 발휘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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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정도로 지친 이 군의관은 자신이 결정적인 운명의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역정을 영원히 변화시킬 수도 있는 행위를 저지르려는 참이었다. 워커는 이마를 찌푸리고,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생각을 떨쳐버린 다음 다시 술병에 집중했다.

 존 워커는 그윽한 술 향기가 풍겨오는 쾌적한 꿈나라로 둥실둥실 떠갔다. 또한 자신이 알고 있는 인생으로부터도 떠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을 매어놓은 밧줄을 끊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미지의 바다를 향해서 흘러가고 있는 중이었다.

런던, 1880년 10월 4일
"저 녀석을 정말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서 심스는 코를 킁킁거리고, 희미한 가스등 불빛을 받으며골목 끝에 서 있는 그림자를 향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레스트레이드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
무엇이든 꿰뚫어볼 것 같은 회색 눈동자와 매처럼 날카로운 얼굴을 가진 이 호리호리한 젊은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젊은이에게는 경위를 불편하게 만드는 차갑고, 절대로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뭔가가 있었다. 

스카울러의 이름이 언급되자 모런의 안색이 핼쑥해졌다. 스카울러는 교활하고 매우 약삭빠르며 야심만만한 녀석이었다. 이건방진 놈은 서서히 교수의 신뢰를 얻어가다가 결국 측근의 자리까지 꿰찼다. 모런은 자신의 위치가 유지될 수 없을 것 같은위기감을 느꼈다. 

"스카울러가 무엇을 원했습니까?"
"내게 해달라는 것은 없었고, 짜증나는 그 벼룩에 대한 정보를 가져왔더군, 외견상으로는 해리 조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있는 녀석이라고 해. 이스트엔드의 선술집들, 특히 ‘블랙 스완같은 곳에서 놀고 있다가 존슨이나 심스 같이 잘 속아 넘어가는멍청이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 경찰에 밀고하는 모양일세."

☆범죄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홈즈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요소인 정밀성과 객관성은 감정에 의해서 오염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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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1880년 6월 27일 저녁

보름달이 현미경을 들이대는 관찰자처럼 영국군 야영지 위를맴돌았다. 부상당하고 죽어가는 병사들의 희미한 신음이 따스한밤바람에 실려 메마른 황무지로 퍼져나갔다. 

존 워커는 말라붙은 피와 땀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의무대 막사에서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그는 해답을, 설명을 찾기라도 하듯 얼굴을 들어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하늘을 잠시 동안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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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빅토리아.
그녀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꽃.
빅토리아 시대에 성행했던 꽃말로 자신의 마음을 비밀스레 전했던 것처럼, 빅토리아도 닫았던 마음을 꽃이란 도구로 열게된다.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과 입양가정을 전전하며 자랐지만, 자연스레 그녀에게 다가와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 엘리자베스, 그랜트, 레나타, 헤이즐까지.
깨닿지못한 사이 세상으로 스며들고, 사랑의 감정을 알게된 그녀.

지금 누리는 이 행운은 나의 길고 고단하고 고독한 삶에가 잠시 스치는 시간일 뿐이리라.

나는 씁쓸해 하며 생각했다. 소리치고 싶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해 본 적이 없다고, 그런 내가 어떻게 엄마가 될 수 있겠느냐고,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사랑을 했었다. 한 번 이상 했었다. 온 힘을 다해 스스로 그 사랑을 파괴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사랑인 줄을 알지못했을 뿐.

그러나 나는 돌이킬 수 없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은 오직 현재뿐이었다.

요람이 완전히 이끼로 뒤덮이자 나는 주걱칼을 주머니에 넣고 잠든아기를 조심스럽게 이끼 위에 내려놓았다.
‘엄마의 사랑‘,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언젠가는 아기도 이해하리라.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아침 기억하니? 네가 일자리를 구하려고 우리가게 앞에 앉아 있던 날, 몇 시간 뒤에 네 재능의 증거를 들고 다시 나타났지? 넌 마치 미안하다는 듯 그 꽃을 내게 내밀었어. 나한테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고, 네가 만든 부케는 내 평생 보았던 그 이떤 부케보다.
완벽했는데도 말이야. 

그 순간 바로 알았지. 네가 너 자신을 가지 없다고 느끼고 있단 걸 용서받을 수 없는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선물은 파괴적이었고 이상할 정도로 강력했다. 돌아서는 순간, 꽃말을 이해한 엘리자베스가 일어섰다. 우리는 잠시 서로 마주 보았고 그 짧고 조용한 순간, 그녀와 나 사이의 에너지는 우리를 갈라놓은 불길처럼 뜨거웠다.

대신 나는 판사 앞에 붉은 카네이선들을 놓았다.
‘마음이 아파요.‘

아직까진 잘 안되고 있어. 내가 자작나뭇과 식물의 역사에 대해 애기하거나 이끼는 뿌리 없이도 자란다는 얘기를 하면 곧바로 잠이 들어버리거든."
‘이끼는 뿌리 없이 자란다.‘

"이름은?"
"헤이즐"
개암나무
‘화해‘

나는 자줏빛 하늘과 창가에 비친 캐서린과 그랜트의 그림자를 상상해 보았다. 그날 불길 속에서 느꼈던 절망이 되살아났다. 그 순간의 우리 모두가 똑같았다. 우리는 진실에 대한 서툰 이해로 스스로 파멸했다.


그후론 어떻게 됐어?"
1년 동안 히아신스만 그리셨어. 
연필로, 목탄으로 잉크로 파스텔로, 마지막으로 칠을 하기 시작했지. 

히아신스, ‘부디 나를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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