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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4집 - 吐露 (토로)
김동률 노래 / 이엠아이(EMI)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양보.
김동률만의 감성 가득한, 4집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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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부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했다. 머릿속에선 차마 할 수 없는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그냥 집으로 돌아와 애비게일, 집으로오란 말이야. 이런 건 그만둬 너희 아빤 우릴 버렸어. 널 버렸단 말이야. 넌 내 보상이라고, 널 그리워해야 하는 게 너희 아빠가 받을 벌이란 말이야, 도대체 왜 아빠를 선택한 거야?

이제 매들린은 애비게일하곤 어떻게 있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없었다. 꼭 헤어진 남자 친구와 평범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것 같은 기분, 두 사람은 무심한 사이라는 사실을 애써 의식해야 하는 사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애비게일이 방문객이 된 뒤부터 매들린은 자신이 자신을따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들린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은 절대로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마흔 살이다.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거다. 

가정 분위기를 결정하는 건 엄마니까. 매들린이 지금까지 숨겨왔던 자신의 결점, 너무 빨리 화를 낸다는 것,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내릴 때가 많다는 것, 옷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는 것, 신발 사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것, 다른 사람을 짜증 나게 하고 불쾌하게만든 뒤에도 자신은 귀엽고 재밌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이제 마음속에서 앞으로 치고 나온 것이다.

결혼은 타협에 관한 거다. ‘여보, 진짜 그렇게 유치하고 고색창연한 걸 갖고 싶으면, 내가 진품으로 사줄게, 소삽한 싸구려 가짜 말고 페리는 아주 상냥하게 그런 말을 할 거다.

페리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셀레스트는 페리의 속마음을 들을 수있었다. 사실 페리는 ‘네가 조잡한 싸구려야 라고 말하고 있는 거였다.

셀레스트가 떠나면 폭력은 더는 정당화될 수 없다. 이제 더는 페리가 셀레스트를 그런 식으로 취급할 수 없다. 그러니까 페리는 셀레스트를 다시 존중해야 하는 거다. 두 사람 관계는 원만해질 거다. 페리는 정중하지만 차가운 전남편이 될 테지. 페리의 주먹보다 그 차가움이 더 아프겠지. 그건 확실했다. 페리는 셀레스트가 떠나면 5분도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만날 거다.

페리는 가스용접기처럼 확 화가났다가 금세 가라앉는다. (셀레스트는 다르다. 셀레스트는 페리보다 더 화를많이 낸다. 셀레스트는 원한을 품는 사람이다. 페리는 원한은 품지 않지만, 셀레스트는 품는다. 셀레스트는 끔찍하다. 셀레스트는 모든 걸 기억했다. 매 순간, 상대방이 한 말을 한 마디도 빠지지 않고 기억했다.) 

모두 일기예보가 틀리길 손 모아 빕시다(내일 비가 올 확률이 90퍼센트라는군요. 하지만 모두 일기예보가 어떤진 아시죠?)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식을 두는 것이 뱀에게 물린 것보다 훨씬 더아픈 법이거늘, 애비게일.."
매들린은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향해 말했다. (매들린은 배우들이 오디션 치르는 현장을 많이 봤기 때문에 리어 왕>에 나오는 대사를 많이 외우고 있었다.)

셀레스트는 언제나 이 모든 일이 괴롭힘을 당한 여덟 살 아이가 느낀 좌절과 분노와 관계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페리가 모욕을 받았다거나 창피하다고 느낄 때마다 셀레스트가 참아내야 하는 건 분노를 억제하고 있던 뚱뚱한 작은 소년이 휘두르는 폭력이었다. 꼬마가 아니라 180센티미터가 넘는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말이다.

부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에겐 멀리 떠나달라는 부탁을 하기않는 법이니까. 셀레스트와 페리는 당연히 괴로워하겠지만, 패스는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러니까 모든 게 지나갈 거다.

그저 찻잔 속에 이는 폭풍으로 끝날 거다.

제인도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낙관적이 될 때가 많다는 걸 잘 알았다. 전화기 안에서 낯선 목소리가 "채프먼 부인?" 하고 부를 때마다 제인은 ‘어머, 나 자동차에 당첨된 거 아냐?‘ 하는 우스꽝스러운,
사실은 불가능한 생각을 하곤 했다. (경품 같은 건 응모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제인은 특별하고 별난 자기 성격이 정말 좋았다. 어처구니없는낙관론이 결국엔 언제나 그렇듯 아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날때도 그랬다.

언젠가 셀레스트는 모든 관계는 ‘사랑의 계좌‘ 를 관리하는 것과같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배우자에게 친절을 베푸는 건 예금을 드는 행위다. 배우자에게 나쁜 말을 하는 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행위다. 모든 관계는 사랑의 계좌에 항상 잔고가 남아 있게 관리해야 한다. 아내 머리를 벽에 찧는 행위는 엄청난 돈을 인출하는거다. 아이와 함께 일찍 일어나 아침을 만들어주는 건 예금을 하는거다.

제인이 알고 있는 페리의 진실을 기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건의미도 없고 너무 현학적인데다. 심지어는 너무 악의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한 사람을 기억할 땐 근사한 영화를 기억하는 게 훨씬 낫다.

제인은 장례식에서 우는 셀레스트를 보지 못했다. 셀레스트의 눈은 통통 붓고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를 앙다물고 있는 것 같았다. 끔찍한 고통이 지나가길 바라는 사람처럼, 어떤 일이 벌어지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톰과 제인은 친구로 지낼 운명인 기다. 제인으로선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이진 않았다. 친구라면 평생 볼수도 있으니까. 연인보다는 친구를 훨씬 오래 볼 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제인과 톰은 공원 벤치로 갔다. "빅터 버그, 피리위 곶을 산책하기좋아했던 사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매일 우리 곁에 앉아 있다" 라는 문구가 적힌 명판이 붙은 벤치였다.

"강연을 할 땐 몇 명을 택해서 보는 거야."
언젠가 페리는 사람들 앞에 나아가 연설을 할 때 필요한 기술이라며 그렇게 말했었다.


"청중 가운데 나한테 호의를 품고 있는 것 같은 사람을 찾는 거야. 그럼 그 사람을 보면서 강연을 하면 돼. 그 사람하고 나, 단둘이 있는것처럼."

그럴 때마다 수지는 훌륭한 정신 치료사라면 으레 해야 하는 질문을 했다.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그런 취급을 받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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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 3집 귀향 [재발매]
김동률 노래 / 포이보스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하소연
좋은 노래들로 채운,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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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은 자신과 애비게일의 성을 결혼하기 전에 쓰던 원래 성으로 바꿨다. (그리고 에드와 결혼할 땐 다시 성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성을 바꾸는 게 어처구니없다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지만 여자는 성을 여러 번 바꿀 수 있는 거다.) 

"항상 생각했어. 애비게일은 네이선을 나만큼은 사랑하지 않을 거다. 그게 우리를 버리고 떠난 네이선이 받을 벌이다, 라고 말이야."
매들린은 에드에게 그렇게 말했다.

갑자기 보니가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네이선 옆에 나타났다. 보니는 항상 더없이 행복하게 웃었다. 매들린 생각에 보니는 마약을 하는 게 분명했다.

"정말 미안하지만, 매디. 이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애비게일이 태어나고 3주가 됐을 때 네이선은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그로부터한 시간 뒤에 네이선이 길고 빨간 크리켓 가방에 자기 옷을 담고, 자기 아기를 마치 남의 아기 보듯이 흘긋 쳐다본 뒤에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는 순간, 놀라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매들린은 아름다운 자기 딸을 그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흘긋 쳐다보던 남자를 죽을 때까지절대로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거다. 

하지만 페리가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한다는 생각을 하면 피곤하고 늘쩍지근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도 지루했다. 다른 남자에겐전혀 관심이 없었다. 페리만이 셀레스트를 살아 있다고 느끼게 했다. 페리를 떠나면 셀레스트는 독신으로 살면서 평생 지루해할 거다. 그건 불공평했다. 페리가 셀레스트를 망쳐버린 거다.

가브리엘: 그게, 매들린이 제인을 너무 감싸고 돈 것도 문제지 뭐예요. 꼭 동생을 보호하려는 극성맞은 언니 같았다니까요. 제인에 관해 진짜 하찮은 험담이라도 하잖아요? 그럼 꼭 광견병에걸린 개처럼 덤벼들었다니까요.

☆페리 서프라이즈는 몇 년 전에 페리가 발명한 칵테일이다. 초콜릿, 크림, 딸기, 계피 맛이 났고, 페리가 만들어준 페리 서프라이즈를 마신 여자들은 모두 미친 듯이 페리 서프라이즈를 원했다. 

페리는 항상 셀레스트가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진 않는다는 증거를 찾으려 했다. 이런 일은 페리가 기대하는 일이다. 정말로 셀레스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찾은 거고, 이제 화내도 되는 이유를 찾은 거다.

며칠 뒤에 페리가 다시 출장을 가기 전까지, 이 세상에서 셀레스트만큼 사랑받는 여자는 없을 거다. 셀레스트의 일부는이 감정을 즐겼다. 학대받는다는 사실에 전율하고 울부짖으면서도당연하게 여기는 감정을 말이다.

셀레스트는 진짜 가정 폭력의 피해자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정말 끔찍하고, 정말로 실재적이었다. 진짜 가정 폭력에 비하면페리가 하는 건 어린애 장난이다. 페리의 폭력은 보잘것없어서 굴욕적이기까지 하다. 너무...... 조잡하기 때문이다. 너무 유치하고 진부했다.

페리는 바람은 피우지 않는다. 도박도 하지 않는다. 술주정뱅이도아니다. 셀레스트의 아빠가 셀레스트의 엄마를 무시하듯이, 셀레스트를 무시하지도 않았다. 그게 더 끔찍한 건지도 모른다. 무시당하는 것.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

페리가 분노하는 건 병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병이다. 페리가 자제하려고 한다는 것, 폭발하려는 감정에 저항하려 한다는 것은 셀레스트도 알았다. 분노를 표출할 때 페리는 마치 약을 한 것처럼 눈이붉어지고 흐리멍덩해졌다. 말조차도 이성적으로 하지 못했다. 화가났을 때 페리는 페리가 아니었다. 

사만다. 퀴즈의 밤에, 페리랑 셀레스트가 들어왔던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방 전체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 것 같았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두 사람을 쳐다봤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긴 해요. 하지만죽은 사람한테 나쁜 말은 안 할 거예요. 우리 집 네 아이에게도늘 하는 말이지만 ‘좋은 말을 안 할 거면 입을 열면 안 되는 거예요.

셀레스트는 눈물이 날 때까지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내일이면퍼렇게 멍이 들겠지. 셀레스트가 셀레스트에게 주는 멍이었다. 셀레스트는 멍이 점점 진해져 거의 검게 보이다가 보라색과 청록색을 지나 서서히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그건 셀레스트의취미였고, 관심사였다. 무슨 일에든 관심을 갖는 건 좋은 거다.
셀레스트는 미쳐가고 있었다.

하지만 애비게일이 떠난다는 생각은 결국 복부를 강타하는 것처럼 매들린에게 다시 돌아왔다. 그럴 때면 매들린은 산고를겪는 산모처럼 얕은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책은 1920년대가 배경이었고, 제인으로선 좋았다. 단지 재미로책을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소설을 읽다니, 꼭 정말 사랑하던휴가지에 또다시 돌아온 느낌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이런 식이다. 뭔가 민감하고 논란이 될 만한 분위기를 감지하면 꼬마 검사라도 된 것처럼 부모를 계속해서 몰아붙이는 거다.

☆ 진실이란 건 언제나, 언제나, 그러니까 언제나……."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

옷을 입는 동안 제인은 굳이 벌거벗은몸을 남자에게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남자가 제인을 수술해 끔찍한부분을 떼어버린 의사 같았기 때문이다. 이미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남자가 아는데, 굳이 감출 필요가 어디 있을까?

"어째서 그 두 단어에 유독 이상하게 휘둘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남자, 나한테 더한 것도 했는데, 정말로 날 아프게 하는 건 그 두 단어예요. 뚱뚱하고 추하다는 거 말예요."

내 말은, 그러니까 남자가 뚱뚱하고 추하면 웃기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성공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잖아요. 하지만 여자가뚱뚱하고 추하면 아주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정말로 그랬으면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정말로 좀뚱뚱했고 특별히 예쁜 건 아니었으면요? 그건 너무 끔찍하지 않아요? 너무 역겹잖아요. 그건 이 세상이 끝난 것과 같다고요."

매들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뚱뚱하고 추해진다는 건 매들린에겐 정말로 세상이 끝난 것과 같았으므로,

"여자의 자부심은 전적으로 외모에 있기 때문이에요. 그게 이유예요. 우린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느냐 아니냐인 세상요."

"그런데, 매들린, 내가 정말 화가 나는 건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는 거예요. 날 화나게 하는 건 그 남자에게 나를 지배할 능력이 있었다는 거예요. 매일같이 전 거울을 보면서 생각해요. 난 더는 과체중이 아니야. 하지만 그 남자가 옳아, 난 여전히 추해, 하고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추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 완벽하게 그런대로 괜찮은 외모라는 걸요. 하지만 난 내가 추하게 느껴져요. 한 남자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예요. 정말 한심하다니까요."

"남편이 날 다치게 하면 할수록 내 위치는 더 높아지고, 거기서 머부는 시간도 길어져요. 그렇게 몇 주가 지나면 분위기가 바뀌는 게느껴져요. 남편이 더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미안해하지도 않는 거죠. 그때가 되면 멍도, 음, 난 멍이 잘 드는데, 명도 사라져요. 그러면 아주 작은 일을 가지고도 남편은 내게 화를 내게 돼요. 나한테 짜증이 나는 거에요

두 사람이 하는 논쟁은 항상 이런 식으로 흘러갔다. 매들린이 화를 내면 낼수록 기이하게도 에드는 차분해졌다. 인질을 잡고 있는시한폭탄을 가진 미치광이랑 협상하는 요원처림 들릴 때까지 계속해서 차분해졌다. 매들린은 그 점이 정말 짜증 났다.
"지금 자긴 피해자를 비난하고 있잖아!"

매들린은 차갑고 황량한 아파트에 앉아 있는 제인을 생각했다. 자신의 슬프고도 추악한 얘길 할 때 제인의 얼굴에 떠올랐던 표정을,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분명히 느끼고 있는 수치심을 생각했다. 제인은 "내 책임이기도 해요" 라고 말했다. "큰일이 아니에요"
라고도 말했다.

☆블루블루스는 태양빛과 조명으로 가득 차 있었고, 톰은 장작으로때는 난로를 피웠다. 블루블루스에 들어올 때마다 제인은 기쁨의 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블루블루스에 들어오는 순간 축축하고 암울한아파트를 떠나 비행기를 타고 완전히 다른 계절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들어간 것만 같았다. 

매들린에게 색슨 뱅크스 얘길 했기 때문이다. 뱅크스가 뱉어낸 바보 같은 말들을 입 밖으로 내뱉었기 때문이다. 그 말들이 힘을 가지려면 비밀을 유지해야 했다. 이제 그 말들은 힘이 빠졌다. 비닐로 만든 성이 공기를 빼면 쭈글쭈글해지면서 축 늘어지는 것처럼,

더구나 색슨은 초등학생이나 하는 유치한 말들을 내뱉었다. 너 냄새나. 너 추하게 생겼어.
제인도 자신이 그날 밤 보였던 반응이 너무 과했다는, 아니 어쩌면 너무도 부족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제인은 한 번도 울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그날 일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걸 꿀꺽 삼키고, 아무 의미도 없는 체했다. 그 때문에 모든 게 의미를 갖게 되어버렸다.

☆☆"라피스라고, 청금석이라는 보석이에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준대요. 그런 미신은 안 믿지만, 어쨌든, 아주 예쁘잖아요."

☆포근함, 머핀의 맛, 이제는 친숙해진 커피 향, 오래된 책 냄새, 제인은 포크로 머핀을 크게 떼어 먹고 크림을 조금 긁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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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묶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휴대폰이 나침반이라도되는 양 손에 꽉 쥐고선 도무지 시선을 떼지 못하잖아. 

그 모습을 볼때마다 폰더 부인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갈등은 모두 누군가의 마음이 다치는 걸로 시작해요. 그렇지 않나요? 

나이에 대해 생각해봤다. 매들린에게 마흔‘은 열다섯 살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정말 재미없는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인생의 한가운데 고립된 나이, 마흔이 되면 아무것도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흔이란 나이는 진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마흔이란 촌스러운 나이가 모든 충격을 완벽하게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개될 모든 이야기는 이 순간에 시작한 게 분명하다.
한 사람이 발목을 심하게 삐었을 때 말이다.

"저 아줌마 괜찮을까?"
지기가 물었다.
제인은 익숙한 당혹감을 느꼈다. 내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때뭔가가(특히 지기일 때가 많은데) 제인에게 상냥하고 평범하고 예의 바른어른처럼 행동하라고 촉구할 때 느끼는 감정이었다.
지기만 없었다면 제인은 그냥 갔을 거다.

제인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생긴 여자와 내가 공통점이 있다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두 사람이 인생의 어느 때엔 같은 장소에존재할 운명이라니.

가브리엘: 학교가 완전히 둘로 갈라졌다니까요. 아시죠? 왜 남북전쟁처럼요. 누구든지 매들린 팀이 되거나 레나타 팀이 되어야했던 거예요,

☆☆울퉁불퉁한 밝은 파란색 벽에 오래된 책이가득 꽂힌 낡은 책장이 쭉 늘어서 있고, 나무로 된 바닥은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났다. 제인은 커피와 빵과 바다와 낡은 책이뿜어내는 향기에 취할 것 같았다. 카페 전면은 막힌 데 없는 유리로되어 있고 모든 의자가 앉으면 해변을 바라보도록 배치되어 있어서,
바다는 공연을 하는 무대 같고 카페는 공연을 바라보는 객석처럼 느껴졌다.

 피리위 반도에 놀러왔다가 한 아파트에 걸린 임대 표지를 보고 해변에서 살아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완전히 거짓말은,

제인이 매들린에게 말하지 않은 건 이런 거다. 그날 모래가 잔뜩묻은 아들의 손을 잡고 차를 향해 걸어갈 때 제인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쳤다. 간절히 갈망하면서, 그러니까 애원하듯이, 해결해달라고 구제해달라고 구원해달라고 도와달라‘ 고 외쳤다. 무엇으로부터구원해달라는 걸까? 어디서 구제해달라는 거지? 무얼 해결해달라는거냐고? 그날 제인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우리, 여기로 이사 올까?"
제인의 말에 지기는 두 눈을 반짝였고, 그 순간 제인에겐 그 아파트가 어떤 문제가 됐건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해답처럼 느껴졌다. 원래 바다는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곳이라고 하잖아. 상전벽해라는 말이 왜 생겼겠어? 우리도 크게 변할 수 있다고!

 애비게일은 자기 아빠가 아주 근사하다고 생각해요. 그 남자한테 원한이 쌓인 건 나밖에 없어요. 원한은 없애는 게좋다고들 하잖아요. 하지만 난 모르겠어요. 난 내 원한이 정말 좋아요. 꼭 작은 애완동물을 돌보는 거 같다니까요."
"나도 누군가를 진짜로 용서할 순 없어요."
제인의 말에 매들린은 씩 웃으면서 찻숟가락을 제인에게 쑥 내밀었다.

매들린은 여러 사교 모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쉽게 평생 친구를 사귀고 평생의 적을 만드니까. 아마 숫자로 따지면 적이 더 많을거야. 매들린은 논쟁을 즐기니까. 분노를 터트릴 때 그 어느 때보다행복해하니까.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고 아름다워지길 바라지만, 정작 정말 부자고 아름다운 사람들은 자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척한다. 하, 정말 우습고 진부한 세상이다.

사람들은 파티에 초대받지 못하면 화를 내는 법이다.

그를 떠나야 할 적당한 시기가 있을 거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마지막 시험을 끝냈을 때, 시험 감독관이 ‘이제 펜을 내려놓으세요‘ 라고 말하는 순간, 그때가 바로 셀레스트가 결혼 생활을 끝낼 때다.
페리가 눈을 떴다.

하지만 잠자는 아이는 누구나 아름답지 않나? 정말로 끔찍한 아이들도 잠잘 때는 천사 같잖아. 우리 아들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어떻게 확신하지? 자기 아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잖아. 아이들은 어느 정도는 이방인 같은 존재야. 끊임없이 변하는걸, 계속해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 새롭게 자기소개를 하는거지. 잠자는 동안 새로운 특성이 나타나는 거야.

이런 삶을 정말로 좋아하다니, 이런 부끄럽고 추잡한 결혼 생활을유지하고 싶어 하다니, 자아가 들고 손상된 거 아닐까? 셀레스트에게 결혼 생활은 부끄럽고 추잡했다. 마치 셀레스트와 페리가 기이하고 역겹고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저 남자를 미워하는 만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하는만큼 미워하는 걸까?

낯선 사람에게 두 사람의 진짜 결혼 생활을 솔직하게 보여줄 순없었다. 얼마나 부끄러운지, 자신들이 얼마나 추하게 행동하는지를말이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근사한 부부였다. 사람들은 수년 동안두 사람을 보고 멋지다고 했다. 두 사람은 흠모의 대상이었고 질투의 대상이었다. 두 사람은 이 세상 모든 특권을 누렸다. 해외여행을다니고, 근사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다니, 그건 세상에 대한 배은망덕이고 무례였다.

잠시 동안 셀레스트는 고통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엄청난 말을 내뱉고 싶긴 했다.
우리 남편은 날 때려요, 레나타. 물론 얼굴은 안 때리죠. 아주 세련되게 때릴 줄 알거든요.
당신 남편도 때리나요?
만약에 당신 남편이 당신을 때린다면, 정말로 하고 싶은 질문은이거예요. 당신도 함께 때리나요?

"두 사람은 아주 다르잖아. 제인이랑 셀레스트 말이야. 근데 왜 난두 사람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몰라.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
에드가 읽던 책을 내려놨다.
"난 알겠는데."

"둘 다 손상됐기 때문이야."
"손상됐다니? 어떻게 손상됐단 거야?"
"그게, 난 손상된 여자를 구별할 수 있어. 그런 여자들하고 데이트를 해봤거든, 1킬로미터 밖에서도 상처받은 여자를 찾아낼 수 있어."

"나도 손상됐어? 그래서 나한테 끌린 거야?"
"아니, 전혀, 자긴 손상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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