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오며가며 이 소설 이전의 리안 모리아티의 작품을 많이 보아봤지만, 크게 읽고싶단 생각이 들지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작가의 작품이 고픈 요즘, 다시 그녀의 소설이 눈에 띄였고 그 중 가장 끌리는 제목의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를 골랐다.
600페이지가 넘어가는 정말 두꺼운 소설! 살짝 겁먹긴했지만 한번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하니, 마지막까지 온전히 집중해 읽을 수 있었다.
최면치료사인 엘런. 3번의 아픈 사랑을 지나 그녀에게 완벽한 패트릭을 만나 미래를 꿈꾼다.
완벽하게만 느껴지던 그에겐, 그를 스토킹하고 있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음을 알게되고, 그 스토커가 이미 엘런의 주변에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되지만 그녀를 무서워하기보다는 연민을 보인다.
긴 소설의 끝, 모두가 괜찮은 엔딩을 맞이하고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결국 이 소설의 내용은 모성애에 관한 얘기인가 싶었다.
모두가 누군가의 어머니였고, 어머니가 되길 자청하고, 어머니가 되는 이야기! 그들 모두가 표현하는 모성의 방법은 다르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크다는 얘기?
작가의 생각에 완벽하게 공감하진 않지만, 중간중간 가슴 아리고 공감되는 애기가 많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등장인물 그 누구도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않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나쁜 사람같지만 결국 이유가 있었고, 나쁜 사람이지만 왠지 연민이 느껴지게 만든 작가!
어느 작품에나 편들고싶은 주인공이 있고, 그, 혹은 그녀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나쁜 사람이 존재해왔던 내가 읽어 온 소설들과는 달라 굉장히 흥미롭고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그녀의 작품을 하나,둘 읽어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인다.
이렇게 나의 애정작가가 한 명 더 생기는걸까?
![](https://image.aladin.co.kr/product/13366/60/cover150/s722532925_1.jpg)
10 세기에 파라켈수스는 "사람이 스스로 어떻게 되겠다고 상상하면, 그렇게 될 것이며, 지금 자신은 스스로 상상한 모습이다" 라고 했습니다. 마음에 힘이 있다는 생각은 새로운 생각이 아니에요, 신사 숙녀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존과 헤어지고 난 뒤에야 엘런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동안 자신이 얼마나 마음을 다스리려고 애썼는지 알았다. 말을 할 때마다 엘런은 너무 진지해지지 않으려고 애썼고(난 사소한 조롱 정도는 충분히처리할 수 있어), 동시에 자기 존재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애썼다(그래, 나로 충분해. 나는 나를 믿어. 내가 한 말을 믿어. 난 하찮고 별 볼일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음,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지만).
줄리아의 말에 엘런은 한숨을 내쉬었다. 엘런은 온 팔과 다리를쭉 뻗어 기지개를 켠 뒤, 벤치 위에 축 늘어지면서 말했다.
"우린 모두 누구나 조금씩은 미쳤어, 줄리아."
엘런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또다시 토할 것처럼 속이 메스꺼워졌다. 내가 이 사람하고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에 절실하게 매달려 있는 거면 어쩌지? 이 사람에 대한 모든 생각이 내 지나친 망상이면 어쩌지? 이 사람이 사실은 그저 피상적이고 이기적인 멍청이라면 어쩌지?
아버지가 있었다면 좋은 남자를 고르는 능력을 제대로 갖출 수있었을까? 그럴지도 몰라. 맞아. 거의 그럴 거야.
"네가 원하는 게 정확히 뭔데? 시간을 돌려서 너를 임신하지 않았으면 하는 거니? 심리학 자료를 본 엄마는 그렇게 물었고 엘런은 "죄책감을 느꼈으면 좋겠어"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감정을 나타내는 사전에 ‘죄책감‘ 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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