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벡은 그 잘생긴 얼굴에 냉혹한 표정을 떠올리며 소리쳤다.
"뭔가, 뭔가를 해야지 ㅡ 그것만은 확실한 거야. 더구나, 그것도 즐기면서 할 거란 말이지!"

"아무도 나를 다치게 할 수 없어요. 만일 그런 일이 있으면곧바로 임호테프의 귀에 들어갈 텐데요 - 그렇게 되면 즉시보복이 있게 마련이죠. 그들도 이성을 되찾으면 아마 그 점도염두에 둬야 한다는 걸 알게 되겠죠."
그녀는 웃고 있었다.

"멍텅구리들 —— 쓸데없이 짓궂은 장난질이나 모욕이 뭐 대순가! 그 모두 내가 의도하던 바인데도."

레니센브가 천천히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은 당신이 꾸민 것이었나요? 그것도 모르는 나는 당신을 동정하고 —— 그저 우리들이 당신에게 너무 친절하지 못하다고만 생각했으니! 이제 동정 따윈 않겠어요.…..

당신은 아주 나쁜 여자예요, 노프레트, 최후의 심판 날에 42가지의 죄를 부인한다 해도 당신이,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하고 말할 순 없을 거예요. ‘전 욕심이 많지 않았어요." 라고도 못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심장을 진리의 깃털과 함께 저울에 올려놓는다면 심장이 훨씬 가볍다는 게 밝혀질거예요."

에사 할머니가 꿰뚫어 본 대로였다. 사티피와 카이트가 가신있게 추진했던 가해 행위는 바로 노프레트의 의도에 발을 맞춘꼴이 된 것이다. 아무도 노프레트의 그 고양이 같은 미소를 이해하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레니센브는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이곳에 오기 전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지요? 멤피스에서라든가?"
카메니는 얼굴을 붉히더니 좀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잘은 모르지만……그녀에 대해 들은 적은 있지요. 자존심이강한 소녀, 야심에 차 있고 좀 딱딱한 성품……거기다 남을 용서할 줄 모른다는, 뭐 그런 얘기였습니다."

"당신은 이제까지 사람에 대해 아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죠, 레니센브? 만일 깊이 생각해 봤다면 깨달을 수 있었을텐데-"

☆"그건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은 남을 속이기 위한 거짓 문을 만드는 겁니다. 자기가 약하고 영향력이 없다고 의식되면 억지로 자기의 목소리를 높여 허세를 부린다.
거나, 자신의 조그만 권리라도 남용하게 되는 거죠 그런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되다 보면 자신도 자기가 말한 만큼의 능력이 있다고 믿어 버리게 됩니다. 결국 자타가 공인하게 되는거지요.
그러나, 레니센브, 명심해 두세요. 그 가짜 문 뒤에는 바위뿐이라는 것을..… 언젠가 현실에 닥쳐서는 그 진리의 힘에 의해—— 결국 본래의 성품이 다시 표출되게 마련입니다.

"아시겠죠? 당신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필요라는 말! 그건 현실을 살아가는 데 불가결한 말이지요. 당신은 예전처럼 드러나는 면만 보는, 생각 없는 아이나 사물의 표피만으로 그 가치를 판단하는, 그런 행복한 사람은 이미 아닙니다. 당신은 이 집안 여자들 중의 하나로 그치는 존재가 아닙니다. 당신은 혼자의 힘으로 생각하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들에대해 고민하는 레니센브인 겁니다."

"저는 단지 이것으로 끝나기를 바란다는 말이지요. 이따금씩끝이라고 생각됐던 것이 불과 시작일 때도 있거든요. 그러면정말 안 될 텐데."

관 물에 얼굴을 비춰 보듯 훤하게 드러난 거야. 이 집안 사람들이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 가차없이 노출시켜 버렸어

그들이 집 앞에 도착해서도 레니센브는 그냥 지나치려 했다.
"난 아직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 보기가 싫어요. 그렇다고, 정말 미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당신도 알 거예요. 그러나, 지금 나는 마음이 뒤틀리고 짜증스러운 데다가 모두들그렇게 괴상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사티피가 몸을 움츠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오솔길 뒤쪽을 응시하면서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그녀의 팔은 무언가 무서운 광경을 본 것처럼, 아니면 누가 때리려는 걸막을 때처럼 들어올려져 있었다. 그녀는 뭐라고 소리지르면서쓰러질 듯 비틀거렸고, 그러자 야모스가 그녀 앞을 가로막았고,
공포에 싸인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벼랑의 모서리에서 바위가있는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항상 두려움에 짓눌려 살아갈 바에야 죽는 게 차라리 낫겠어요 ㅡ 그러니 난 이 공포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는 거조

당신이 의미하는 게 무언지는 알아요. 내가 여기에있을 때 만물은 저기에 —"
그녀는 아래를 가리켰다. —— 있을 뿐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지요 - 싸움과 증오와 시기, 소란 모두가 말예요. 여기는 그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니까요."

임호테프가 무겁게 입을 뗐다.
"야모스는 가망이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소벡은 - 너도 알겠지?"
"예, 그래요. 우리의 울음소리를 들으셨겠죠?"
"그 애는 새벽에 죽었다. 소백, 튼튼하고 잘생긴 내 아들…..."

내 집에 그녀가 발을 들여놓던 날이야말로 진정 저주받은 날입니다!"
"실로 저주받은 날이지요."

"할머니의 인생도 그랬어요?"
"거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러나, 지금 나는 늙었어. 혼자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시력은 침침하고 걷기에도 불편해-- 그런데, 지금에 와서 나도 인생에는 안쪽과 바깥쪽 양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단다.

"헤네트, 혀는 때론 무기가 되는 법이야. 죽음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어.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고 여러 명을 죽일 수도있어. 제발 네 혓바닥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에사도 말했다.
"음, 그래. 동기는 정말 막연해. 가령 우리 가족 모두에 대한원한 때문이라고 가정을 해볼 수도 있지. 또는, 이 사건 배후에프타 신이 말씀하신 엉큼한 탐욕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 프타신이 말씀하시길, 탐욕이란 온갖 사악한 것의 근본이며, 비난받아 마땅한 모든 것이 담긴 자루라고 하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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