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 섬을 아틀란티스라고 부른다.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아틀란티스는 여타 문명들과 달리 공포와 폭력을 거치며 탄생하지 않았고, 야만의 유년기>를 경험한 적도 없다. 그렇다 보니 공포와 폭력을 사용할 이유도, 당연히 그것들을 확산시킬 이유도 알지 못했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하지만 그런 패러독스가 어디내 인생뿐이겠어요. 베토벤은 귀가 어두웠고 니체는 광인이었고 모네는 말년에 앞을 보지 못했으며 마리아 칼라스는 목에 병을 앓았죠. 내 단골 정육점 주인은 채식주의자고 내 주치의는 늘 아픈걸요. 구두장이 신발이 제일엉망이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오팔 에체고옌의 아버지는 카바레에서 공연하는 마술사였다. 그는 눈속임 마술을 펼쳐 어린 딸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옷소매에서 꽃이나 카드, 머플러를 빼내고,
입 안에서 탁구공을 꺼내고, 실크 모자 속에 있던 토끼의귀를 잡아 들어 올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넋을 잃고 지켜보던 어린 소녀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바닥이 아프도록박수를 치곤 했다.

☆나는 늘 사람들을 지나쳐 가기만 했을 뿐 그들을응시하지도,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않았어.
당혹스러워. 나 아닌 다른 이의 삶, 그리고 그 삶의 깊이가.

「우리 모두는 공동체 전체가 조화롭게 살기를 바라고있네. 타인들의 행복을 바라지. 집단의 행복이 곧 우리자신의 성취라고 믿는다.. 우리보다 수천만 년 앞서 출현한 개미나 벌의 공동체처럼 말이야.」

이게 우리 세대가 처한 상황이야. 인공 지능의 위험과 인간본성의 어리석음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거지.

르면 사소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지우고 강렬한 감정과개인의 기억은 그 존재의 소멸과 더불어 사라지는 반면 집단 기억은 불멸해 계속 전파된다.
하지만 개인의 기억처럼 집단의 기억 역시 시간이 흐결부된 순간들만 붙들어 남기게 된다.

거짓을 듣는 데 익숙해진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진실을 의심하게 마련이지. 하지만 끈질기게 설득하면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들 수도 있을 거야. 나는 저 아이들이 생각에 게으른 사람이 되지 않게 스스로 생각해서 자기만의 의견을 갖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

저들은 다른 양들처럼 똑바로 걷지 않으려는 골칫거리를 다루는 데 능숙한 자들이야.

「하늘이 무너질 일은 없다〉, 〈위험의 원천은 바로 두려움이다〉, 〈우리한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리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자네 눈에 차분하고 평온해 보이는 아틀란티스인들의 삶의 철학이라는 걸 잊지말게.」

「때로는 두려움도 필요하다는 걸 이제 알겠네, 늘 우리의 강점이었던 것이 이렇게 약점으로 변할 줄은 몰랐어.」「지금은 원시적인 공포 본능을 되살려야 할 때인지도몰라요..」

통념과 달라서 내가 혼란스러운 것도 있어. 저들은 나이가 많지만 몸을 아주 잘 보존했어. 그래서 연로한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렇게 건강해 보이는 거야.

「우리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네.」「당신과 대화를 하다 보면 돈과 보상과 처벌이 전부인,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삶의 동력으로 삼는 우리 시대의 낡고즉자적인 사고방식에 내가 길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돼요.]

수메르인들은 최면을 말[言]을 통한 치유)라고 불렀다. 그들은 의식을 세 개의 단계로 나누었는데, 환자가이 단계를 밟아 내려가 긴장이 풀어지면 병을 치유할 수있다고 믿었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걸음을 재촉하는 행인들의모습이 차창 밖으로 보인다. 잿빛 풍경 속 그들의 머리위로 우산이 검은 꽃처럼 활짝 펼쳐진다.

게브가 했던 말이 있는데, 뭐였더라? 그래, 우리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라고 했어. 정말 그런지 두고보자.

「재밌는 농담 하나 해드리죠.」
이렇게 운을 떼면 기대는 금물이지.

유머의 정석 : 1) 웃기다고 미리 말하지 말 것. 2) 말끝에 웃지말 것. 3) 웃긴 농담이었다고 스스로 말하지 말 것. 이 의사는 심리학의 기본도 모르는군.

「이 농담을 한 건, 진실은 신빙성이 없어 보일 때가 많아서 그걸 말하는 사람이 도리어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기도 한다는 걸 얘기해 주기 위해서예요.」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이 사람은 엘로디의 담당 의사였어. 가공의 신체 접촉 기억을그녀에게 심어 거식증을 치료했던 바로 그 정신과 의사.

「당신이 품는 의심은 이해할 수 있어요, 톨레다노 씨,
환자들은 끝내 자신의 병을 사랑하게 되어 낫는 걸 두려워하게 되죠. 다쳐서 발을 절다가 정상적으로 걷고 싶어

쿠에 요법은 무능력자들의 특기지. 오팔은 입버릇처럼 안그래요?)를 붙이더니 이 사람은 내 말만 믿어요>라고 하네. 이런 표현을 통해 무의식적인 동조를 강요하는 거지. 카드 세트에끼워 놓은 세 장의 하트 퀸과 똑같은 원리로 결국 우리 정신에영향을 미치게 돼.

「바로 그거예요! 결합되는 감정에 따라 길과 나무의중요성이 달라지죠. 우리 병원의 이름이 마르셀 프루스트인 건 그가 이런 과학적 원리를, 기억은 곧 감정이라는것을 가장 잘 보여 줬기 때문이에요. 입에 들어간 마들렌이 일으키는 감정이 프루스트에게 이미지와 소리와 냄새와 맛을 떠올리게 하죠.」

☆〈현실을 견딜 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작은 광기 몇 개를 내면에 간직하는 수밖에 없다.)

혹시 내가 진짜로 미쳐 버린 건 아닐까? 그럴 가능성도 이제고려하지 않으면 안 돼. 나 자신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스스로내 기행(奇行)에 지나치게 관대해져 버렸는지도 몰라.

이 모든 것이 내 상상력의 소산에 불과하다면, 아틀란티스와아틀란티스인들에 대한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들은 대체 어디서 생긴 것이란 말인가? 내가 어떻게 그들의 의식주와 삶의 방식, 평균 수명, 그들이 살았던 정확한 시대를 알 수 있단 말인가?
게브는 나와 전혀 다른 성품을 지닌 사람이다. 나와는 비교가불가능할 만큼 훌륭한 사람이다. 그의 깊은 지혜는 지나온 내과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통해서만다른 사람들을 알게 되는 존재이며, 그 반대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스트레스와 외상은 해마 세포를 파괴해 작은 구멍을낸다.
결국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해마가 손상돼 기억력이감퇴하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나 알츠하이머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사람한테는 양쪽 뇌 가운데 각각 하나씩 두 개의 해마가 있다.
컴퓨터로 치면 하드 디스크라고 할 수 있는 해마는 장기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해마에 저장된 정보는 피질 뉴런을 통해 접근하는데,
이 접근에 문제가 생기면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 발생한다. 분명히 해마에 있는 정보를 뇌에서 불러낼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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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 내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사건..
경찰은 범인의 특성을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살인자는 고독해진다.
누가 자신의 감쪽같은 수법을 알아 주었으면좋겠는데…, 그렇다고 남들에게말하고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은근히 그 사건을 화제에올리며 시선을 모은다.
그래서 다음 번에는 좀더 아슬아슬하게.
그래도 잡히지 않는 범인은이젠 재미가 붙게 된다. 그래서….
경찰에선 범인을 체포하지만위의 특성에는 하나도 맞지 않는다.
그러는 순간 시호탄처럼 터진 또 다른 살인.…..

영국의 한 부호가 감쪽같은 방법으로 살해된다. 범인은 그 가족 중에 있는 것이 분명한데 도무지 범인을 찾을 길이 없다. 그러나 한 아이만은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범인은 물론 그 동기, 살해방법까지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입을 열지 않고 모든 돌아가는 사정을보고 즐기기만 할 뿐이다. 어른들을 모두 어리석게만 생각하는 이 아이 그러나 그 아이도 결국엔 감쪽같이 희생되고 만다.

범인이 아직 누명을 사람을 정해놓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불쑥 다른사람을 체포하자 갑자기 시시해져버린 살인범 - 그래서 또 범행을저지르게 된다......

대가족 중에서 가족간의 갈등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그것도 모두 많은 재산과 함께강한 개성을 소유한 가장이 살해됨으로써 벌어지는 홈 머더(HomeMurder), 즉 대가족 내부의 살인사건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 크리스티 여사는 머더 구즈(Mother Goose ; 엄마오리)의 동요를 사용했는데, 머더 구즈의 동요는 많은 추리소설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추리 독자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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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하게 우리 뇌에서는 자는 동안 일종의 선별과정이 일어난다. 전날의 기억은 잊어야 하는 것과 기억해야 하는 것, 이렇게 둘로 나뉜다. 역설적이게도 망각현상, 즉 지난 껍데기를 버리는 것은 원활한 뇌의 작동을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낮 동안 벌어진 일을 전부 기억해야 한다면 우리 뇌는 금세 포화 상태가 될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처리하느라 지치게 되면 생각을 하는것도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뇌의 선별 과정에서 실수가 생겨 걸러지지 못했지만무의식에서 저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억의 파편들을다시 끌어모으는 것이 꿈이 하는 역할이다.

어머니는 늘 내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었어.
(그러지 말았어야지.> 네가 잘못한 거야. 넌 분명히 못할거야.)그리고 쐐기처럼 아들의 머리에 박아 놓은 한마디. 잘못을고백하는 순간 절반은 용서받은 거란다.)

☆어머니는 알게 모르게 그에게 자책감을 심어 놓았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나쁜 일에 간접적인원인을 제공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어머니는 나를 존중해 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존중해야해 스스로에게 관대해져야 해.
훈계와 질책은 그동안 받을 만큼 받았어. 앞으로는 내 안의상처받은 아이를 위로해 줘야 해.
치료부터 하고 자책은 그다음에 하자.

게브가 삶의 다른 방식을 보여 줬어. 나 스스로를 몰아세우고후회하고 상처 주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여전히 내 어깨 위에앉아서 나를 질책하는 어머니의 유령을 그만 떨쳐 버리자.

영혼은 자동차를 새로 바꾸는 운전자와 비슷할지도 몰라. 몸을 바꿔 새로운 생을 사니까.

「어쩌다 쥘 미슐레가 공식 역사의 유일한 권위자로 인정받게 됐을까요, 선생님?」「열정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역사를 들려주는 재능이있었기 때문이야.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 알았던 거지. 다른 역사가들은 사실과 인명, 날짜를 나열하기에 급급한데 그는 비극과 희극을 연출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거야.
그 재능을 진실을 전하는 데 쓰지 않고 현실을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쓴 게 안타깝지.」

「글자를 가지고 역사가들을 보유한 민족은 여럿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결국 역사를 감동적으로 기술하는 등력을 지닌 역사가들을 보유했던 민족의 역사가 집단 기억의 선택을 받게 됐죠.」

「글자를 가지고 역사가들을 보유한 민족은 여럿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결국 역사를 감동적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지닌 역사가들을 보유했던 민족의 역사가 집단 기억의 선택을 받게 됐죠.」

나는 살아 있다. 고로 행동한다. 나머지는 부차적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맹세하면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지. 하지만 난 받아들이지 않았어. 그 일 이후 나는 누군가를 신뢰하는 순간한 사람을 잃는 불행이 찾아온다고 믿게 됐어. 쇼브를 만나 심리를 조작당하는 바람에 삼촌을 잃었고, 고티에 한테 농락당하는 바람에 아기를 잃었으니까.」

제우스는 괘씸한 짓을 한 프로메테우스를 벌주기로 결정했다. 그는 복수를 위한 자신의 계획에미끼로 쓸 인간 여자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헤파이스토스한테 부탁했다. 헤파이스토스가 찰흙과 물로 여자의몸을 빚자 아테나가 이 형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옷을 입힌 뒤 천을 짜는 재능을 부여했다. 

아프로디테는 이 여인에게 아름다움과 유혹의 힘을, 아폴론은 음악적 재능을,
헤르메스는 거짓말하는 기술과 남자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능력을 주었다. 

 이렇게 갖가지 재능을 받고 태어난 인간 여인은 모두의 (판) 선물(도론)을 뜻하는 판도라>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제우스의 기준에서 그녀는 여신 못지않게 아름다운완벽한 여인이었다. 판도라는 미모와 지성과 매력을 모두 겸비한 여인이었다.

그 속에서 그녀는 무엇을 발견했을까? 상자를 여는 순간 인류의 모든 불행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노화, 질병,
전쟁, 기근, 가난, 광기, 방탕, 간통,

판도라가 실수를 깨닫고 마법의 상자를 다시 닫으려했을 때는 이미 불행들이 세상으로 쏟아진 뒤였다. 그러나 아직 희망 하나가 그 안에 남아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 신화가 가르쳐 주듯이 이날부터 인간은 오직 희망만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기억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고 계세요? 사람은 감정이 발생하는 것만 기억합니다. 그런데 당신 아버님께서는 전혀 감정을 느끼지 못하세요. 이분한테는 모든 게 그저 우중충한 회색으로 느껴질 뿐이죠. 다른 색은 없는 거예요. 한마디로 이분의 정신은 모든 것이 똑같고 천편일률적인 세계를 유영하고 있어요. 그러니 모든 것에 무관심할 수밖에요.」

거짓에 익숙해진 사람의 눈에는 진실이 의심스럽게 보이게 마련이란다.

조지 오웰이 쓴 미래 소설 『1984년도 기억의 문제를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공식 프로파간다의 책임자들은현재의 정치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매일 아침 역사를고쳐 쓰지만, 누구도 그 모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교육을 통해 사람들에게 망각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우연이 아닐 거야.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내가 투쟁해야 할 대상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거야. 내겐기억의 의무가 있어. 패자들을 기억할 의무, 증언이 불가능한 사람들, 혹은 그들이 증언한 역사가 훼손된 사람들을 기억할 의무.
학살자들에게 짓밟힌 희생자들을 기억할 의무,

「난 2020년에 살고 있네. 묻는 자네는?」「아, 그래요…… 나도 똑같은데.
나도 똑같은데…… 아무래도 우리가사용하는 역법이 다른 것 같아요. 」「나는 최초의 인간이었던 아툼 기원 후 2020년에 살고있네.」「나는 기독교의 메시아로 여겨지는 예수 그리스도 기원 후 2020년에 살아요.」

르네는 최초의 문명은 대략 기원전 5000년에 출현했고, 그 수메르 문명의 중심 도시는 에리두라고 알고 있다.
게브의 주장대로 우리 둘 사이에 1만 2천 년이 흘렀다면 그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최초의 문명 이전에 살고 있다는 얘기가돼. 기원전 1만 년에 말이야!

「당신의 섬 하멤프타가 내 지구본에 표기돼 있지 않다.
니 믿기지 않네요. 수면 위에 떠 있는 땅이라면 위성들이위치를 파악하지 못했을 리 없는데, 아니면 혹시……….」

「고대 문헌들에서 바로 이곳에,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던 섬을 언급하고 있기는 해요. 그 섬의 이름은...…….」그는 잠시 머뭇거린다. 말이 힘들게 입술을 빠져나온다.
「.....…아틀란티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내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도 배제할 순 없어요. 내가 지금 꿈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는 거죠. 꿈속에서 일종의 유토피아를 만든 거죠, 지금내가 살고 있는 세계보다 나은 과거의 세계에 대한 나의희망 사항을 모두 담아서 말이에요. 내 무의식이 지금의이 꿈을 꾸게 했을 수도 있다는 거죠.」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최초로 언급한 사람은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다. 그는 기원전 547년 이집트멤피스 신전에서 수학할 당시 헤라클레스의 기둥들(현재의 지브롤터해협 건너편 한 섬에 높은 정신적 수준을지닌 문명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황금 시편에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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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파킨슨이란소년이 책 속에 암호를 남겼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할머니가 된 터펜스가 그것을 발견하지만,
이미 당시의 관계자들은 모두 죽고 없다.
그런데도 호기심으로 그 사실을 캐어들어가는 도중예상치도 못한 음모를 발견하게 된다.
역사의 뒤로 감추어진 진실 -그러나 그것은 현재까지도많은 명사(名士)들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
따라서 위험을 느낀 보이지 않는적‘들이 월계수 저택으로모여든다.

한가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해서 ‘월계수 저택‘으로 이사한 토미와 터펜스 부부 —— 이들은 집과 함께 산 책들을 정리하던 중 이상한암호를 발견하게 된다. 60년도 더 된 옛날에 있었던 어떤 음모의 실마리는 그러나 그것은 현재까지도 긴 그림자를 남겨서 두 부부는 위험 속에 빠져든다.

크리스티 여사가 가장 아끼는 콤비 탐정인 토미터펜스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 부부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1. 비밀결사(The Secret Adversary, 1922)2. 부부탐정 (Partners in Crime, 1929)3. N SEŁ M(N or M, 1941)4. 엄지손가락의 아픔(By the Pricking of My Thumbs, 1968)5. 운명의 문(Postern of Fate, 1973)

토미의 원이름은 토마스 베레즈포드, 터펜스의 원이름은 프루던스 카울리. 이 둘은한 마을에서 자랐으나, 토미는 1차 대전 직전에 군대에 입대하여 장교가 되었고, 프루던스는 무작정 런던으로 상경하여 간호원이 되었는데 군대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둘 다 ‘무능력자‘로 점찍혀서 군대에서 쫓겨난 뒤,
런던 거리를 방황하다가 굶어죽기 직전, 지하철 입구에서 극적으로 만난다. 이렇게 해서 둘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돈을 벌 목적으로 뛰어다니던 중 본인들도 모르는 중에 국제적인 음모 속에 휘말리면서 모험을 겪게 된다.

프루던스의 별명인 터펜스(Tuppence)는 보잘것없다‘(two-pence)는 뜻이다. 키도 작고 볼품없이 생겨서 붙여진 별명인데,
성격은 또 어찌나 극성맞은지 모른다. 게다가 질투도 심하다.
아무튼 이 둘은 유머 감각이 풍부한 크리스티 여사가 가장아끼는 작중 인물이다. 그녀의 억제받고 있는 장난기 많은 성격이 이들을 통해서 해소(?)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발표할 때 크리스티 여사는 82세 였는데, 그 고령을 생각해 보면 그녀의 창작욕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그녀가 생전에 쓴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보다 뒤늦게 단편집인 ‘Poirot‘s Early Case‘(1974)와 장편인 「커튼」(Cur-tain, 1975)이 나왔고, 그녀가 죽은 뒤에 「잠자는 살인」(SleepingMurder, 1976)이 나왔으나 이들은 모두 그 이전에 발표했었던 것들을 재편집했거나(단편집의 경우), 1940년대에 이미 써놓은 것을뒤늦게 발표(장편 2권의 경우)한 것이다. 따라서 「운명의 문이야말로 크리스티 여사 최후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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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밤의 여신 닉스에게는 쌍둥이 아들인 잠의 신 히프노스(최면이라는 단어의 어원이됨)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타나토노트> 같은 단어의 유래가 됨)가 있다. 잠에서 깰 수 있고 없음이 이 두 형제사이의 미묘한 차이점이다.

히프노스한테는 모르페우스(형태학 morpholog‘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됨)라는 이들이 있는데, 그는 친숙하고편안한 형태로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꿔 가며 나타나 사람들이 잠들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신이다.

닉스에게는 망각의 개념이 의인화된 손녀 레테가 있다. 여신 레테는 종종 저승에 있는 동일한 이름의 강과혼동되기도 한다. 레테강에서 영혼은 과거의 자신을 깨끗이 잊고 차분하게 환생을 준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은 기억이다. 집중력을 잃으면 안 돼. 과거는 잊고 현재를 살자. 이건 생존의 문제야. 기억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현재도 앞으로도

무지에 맞서는 전투, 상대는 난적이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안 돼.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만 한다면 모든 게 잘될 거야. 다 제자리를찾을 거야.
잘못을 잊는 순간 절반은 용서받은 거야.

학생들이 내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걸 감지했을 거야정신 똑바로 차리자, 목동이 사건에 휘말렸다는 걸 양 떼가 눈치캐게 해선 안 돼. 그러는 순간 내 권위는 무너지는 거야.

「이것이 여러분의 과거입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숱한우연을 거치며 살아남아 지금, 여기, 이 교실, 내 앞에 와있게 됐는지 아나요? 일단 빅뱅이라는 원초적 폭발이 일

어나야 했고, 그것이 무한 공간 속으로 흩어져 우주의 모습을 갖췄죠. 그렇게 우리 행성인 지구가 만들어졌고, 지구를 보호하는 대기층이 생겼고, 지구를 뒤덮는 대양이만들어졌고, 그 대양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됐어요. 」

르네는 자신이눈뜨는 순간>이라고 명명한, 속눈썹이 치들리며 눈꺼풀이 벌어지는 이 순간을 아주 좋아한다. 눈꺼풀에 가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는 지각의 순간, 이 단어는 매사냥에 쓸 독수리를 길들이기 위해 눈꺼풀을 꿰매 붙여 놨다가 다시 풀어 주는 행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는 진지하게 설명을 이어 간다.

「있잖아, 우리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아. 전생들이 현재의 삶을 오염시킬 수 있어서 그런 거야. 내 경우에도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병사로 살았던 삶이 다시 떠오르고 나서, 내가…… 신경이극도로 예민해졌잖아.」

「탈무드에도 나와. 잠깐, 내가 찾아 줄게, 아, 여기 있네, 신생아가 엄마의 몸에서 나오기 전에 천사가 찾아와윗입술에 손가락을 대고는 잊거라 하고 말한대. 그래야 아기가 지난 삶의 기억에 짓눌리지 않는다는 거야

이 천사의 동작이 아기 몸에 남기는 흔적이 바로 우리 윗입술과 코 
사이에 옴폭 파인 천사의 도장), 즉 인중이래.

앞으로 교양 없고 무식한 다음 세대가 도래할 일만 남았어. 교과서 내용을 앵무새처럼 읊어 댈 줄만 알고, 뉴스와 부모의 말을 여과 없이 자기 생각으로삼고, 광고와 인터넷에 휘둘리는 세대 말이야. 그들은 자기 생각도 없고 그걸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없어. 이미만들어진 생각에 그저 동조할 뿐이지. 패스트푸드를 먹는 격이야. 패스트푸드식 사고는 미리 씹어져 나온 음식처럼 맛은 없어도 삼키기는 아주 쉽잖아.」

어린 시절의 엘로디 테스케는 반에서 제일 예쁜 그리가 되고 싶었다. 부모님을 졸라 인형처럼 옷을 입어도성에 차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아름답고 의벽한 몸을 가지고 싶었다. 늘씬하고 긴 다리에 호리호리한 몸으로 포즈를 취하는 잡지 표지 모델의 몸을 그려소녀는 먹은 음식을 게워 내고 수시로 완하제를 복종했다.

엘로디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라는 심리학자의 거짓 기억 이론〉을 접하게 됐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감정적 충격을 통해 환자들의주의 전환을 유도할 목적으로 어린 시절 거짓 근친상간이나 거짓 신체 접촉의 기억을 불러오게 만드는 정신과 연구를 시작했다. 

거짓 기억
엘리자스 로프터스는 어떤 거짓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우리가 스스로의 기억을 속일 수도 있음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조수를 시켜 적당한 실험 대상을 찾기 시각했다.

그는 들은 체만 체 이야기를 이어 간다.
「그동안 가족이라는 개념이 불편했던 이유를 이제 알것 같아요. 내가 서른두 살에 독신으로 사는 이유를, 어떤 여자가 내 인생에 들어올 것 같으면 도망부터 치게 되는 이유를요. 그런데 백작 부인이 죽으면서 외친 〈마르수트>가 무슨 뜻인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예요.」

「어렵지 않은 수수께끼 같으니까 내가 한번 풀어 보죠.
열 손가락을 달력이라고 생각하고 쫙 펼쳐 봐요. 마르스Mars는 열두 달 중 3월이니까, 왼쪽 엄지부터 하나, 둘,
세 번째, 즉 왼손 중지에 해당해요. 우트 Aol는 8월이니까, 왼손 엄지부터 차례로 꼽아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손가락, 역시 오른손 중지예요. 마르스-우트, 붙여서 마르

수트〉, 당신의 레옹틴은 유산이 묻힌 장소를 알려 주는대신 가족들에게 가운뎃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어 보인거예요.」

이에 쾌같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개달았어요 경으에 다라서 그것은 그통의 증단을 의미하기도 한다는걸으 고통이 강할스록 그것이 것을 대의 쾌감은 크기 마련이니까요. 오래 불편함이 지속되고 난 뒤에 찾아오는쾌감은 아무리 소박할지라도 희열의 순간을 선사하죠.」

「행복한 삶이라는 개념은 주관적이에요. 결국 당신탓도 있는 거예요. 당신의 요구 사항이 분명치 않으니까가꾸 이렇게 되는 거라고요.」

「목소리도 들리고, 이렇게 얘기도 할 수 있네. 우리 둘다 정신의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통이 가능한 거지.
그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우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영혼대 영혼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네.」

「물론이네. 선행 명상을 통해 내 후생들에 다녀올 수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자네 정신으로 들어가 자네시대를 보지 않고 내 시대로 자네를 소환했네. 여기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는 자넨, 자넨 어떤 기술을 통해 나를 만나러 왔지?」

「퇴행 최면이라고, 자신의 전생으로 되돌아가는 기술이죠. 번호가 붙은 문들이 늘어서 있는 복도를 머릿속에시각화하는 방식이에요. 각각의 문이 하나의 생에 해당하죠.」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깨닫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않네, 큰 문제지, 우리 문화에서는 원하면이루어진다〉고 믿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확신하지, 물론 소원을 이루고 나서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소원이 쉽게 이루어지다.
보니 욕심을 과하게 부리기도 하지만 말이야.」

「나는 천문학자일세. 재밌게도 우리 둘은 상호 보완적인 존재일세.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자네 전공이고,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 전공이니까 말이야. 난 좋네. 내가 미래에 언젠가…… 자네가 된다는 사실이좋아.」

무의식의 복도는 무엇이든 상대화하고 정화하는 위력을 지녔어.
모든 것을 큰 그림 속에 다시 배치하고 말아. 나는 살인자야>라는 문장마저도 거기서는 심각성이 사라져. 그래, 난 살인자가 맞아. 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야.

나는 111번의 다른 생들이기도 하니까.
이제 깨닫게 됐어. 지금의 내가 나의 전부가 아니야. 나는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야. 앞으로 이 화두를 붙잡고 나아갈거야.

「이번에도 역시 한 단계 발전했어요. 이폴리트의 전생에서는 그가 보는 것을 나도 보는 데 그쳤어요. 레옹틴의전생에서는 그녀의 눈을 통해 보고 그녀의 생각을 들을수 있었죠. 제노의 전생에서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바깥에서 그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게브와는 보고 얘기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어요. 그가 내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우리는 일대일로 마주 보면서 대화를 나눴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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