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부는 사나이를 만나다

6월 26일 하멜른
케이스 매퀸.애덤 매퀸 지음, 이지오 옮김, 오석균 감수 / 가치창조 / 2007년 1월

6월 26일, 하멜른 - 케이스 매퀸, 애덤 매퀸


아,,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정말 너무너무 재밌다.
와,,,,

 

이 책은 많은 아이들이 세계명작을 읽을때 그 중 피리부는 사나이로
잘 알려진 그 옛날 이야기를 모토로 소설의 형식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다.
피리부는 사나이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난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을 잘
안 읽어준다. 내용이 별로 안좋은 것 같아서가 그 이유다.
마을에 들끓는 쥐떼를 소탕해주고 약속했던 사례를 하지 않았다고 아
이들을 피리로 조종해 어딘가 데리고 떠나버린다는 이야기.
이 책에 대한 해석이 참 여러가지지만,,그 중 가장 큰 이야기는 십자
군원정 때 소년들이 전쟁에 참여하고 돌아오지 못한 것을 이야기로
꾸며진것 같다는,,,그런 추측들만 하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의 소설
화라니...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피리에 환상적인 내용을 조금 섞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이 눈에 띈다.
피리로 쥐를 조종하고 사람을 조종하고, 공격이 가능한 등등의.
아주 가난하고 힘없는 농노의 아이 요하네스. 그는 피리 연합의 수장에게
받아들여져 도제로서 자라게 된다.
정의와 자비를 뜻하는 두가지 색이 반반 섞인 보기에 우스운 옷을 입고서.
간단할 줄로만 알았던 하멜른의 쥐때를 소탕하고 받은 사례금으로 자비를
실현하라는 임무. 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의 목숨을 건 파란만장한 모험
같은 일들.
그 과정은 나에게도 엄청 흥미롭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들이었다.
누가 범인인지. 누가 거짓으로 착한척하는지. 모든걸 상상하며 읽는 순간이
참 좋았다.
마무리도 좋았다. 하네스가 사례금을 못받은 것에 분노해서 정의롭지 못한
일을 행하게 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해하며 읽었는지.

 

자비와 정의의 실현이란, 어쩌면 양날의 검처럼 정도를 맞추기가 굉장히
어려울지도 모른다.
세상은 엄청 각박하고 약간의 거짓이나 농이 더 세상살기 쉽게 만드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요즘. 나만 진실되서 뭐하나 싶게 만드는 현실.
그 혼란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고 또한 자비를 보이는 하네스는 어리고 힘없
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힘이 되어줌을 느낀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정의롭게 살만한 곳이라는,,,자비를 베풀면 누군
가는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그로인해 나도 행복하다는 어렵지 않은 삶의
희망을 보여준다.

나를 바꾸는 저녁

GOOD NIGHT - 나를 바꾸는 저녁
사토 덴 지음, 위귀정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6월

굿 나잇 - 사토 덴

 


52가지.
나를 바꾸는 방법. 것도 저녁에 잠자기 전에 할 수 있는, 또는 행하면
나를 바꿀 수 있다는 방법이 52가지나 된다.
너무 많은거 아냐? 라고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절대 없다.
막상 52가지 중 첫번째 부터 찬찬히 읽어보면 정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겐 힘이 들기도 하지만,,ㅎㅎ;)

 

그 여러가지 방법중 헉!하며 이것만 바꾸면 돼? 하고 희망을 가지게
해줬던 방법 몇가지를 소개하면,
* 생각을 통합하고 조화시킨다 - 주 내용은 방정리? ㅎㅎ; 우습지만
  정말 어려운 거다,,나에겐,, 열심히 치우고 돌아서면 장난감부터 시
  작해 하나하나 늘어놓는 나의 소중한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역시 핑계다.
* 방바닥이 널찍이 보이게 한다 - 위에 것과 통한다. 역시 방정리. 으,,
  어렵다.
* 보조책상을 둔다 - 책상을 깨끗이 하는게 엄청나게 중요하다는데..
  나에겐 이것도 힘들다. 왜냐면,,나의 소중한 둘째가 뭐든 입으로 넣고
  빨고 꿀꺽하는 게 일인 아이이기 때문,, 모든지 내 화장대겸 책상으로
  골인하는 현 상황에서 늘 책상을 깨끗이 한다는건,,,방청소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까지 쓰고 돌아보니 청소! 두음절로 간단히 정리된다.
    하,,,,,포기할 수 없는 청소! 열심히 하자.
* 8시 이후로는 밥과 빵을 먹지 않는다 - 이것도 나에게는 무지 행하기
  어려운 일 중의 하나! 간식을 엄청 좋아하고 또한 아이가 잠들고 나서
  내 개인시간이 시작하는 나에게 밤 시간은 엄청 소중한데..밤에 깨어있는
  만큼 내 배는 꼬르륵,,,그럼 먹는다. 그 유혹은 절대 뿌리치기 어려운 것!

 

이것만 해도 나를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내용이 정말 많은데 나한테는 왜 이렇게 원초적이고 일차적인 사항들
만 눈에 쏙쏙 들어오는 건지...
책을 선택하게 되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게 무엇인지 찾아가며 읽는 재미
도 크다. 재밌었다.

일분 후의 삶

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일분 후의 삶 - 권기태


 

삶의 극한의 상황, 바로 내 코 앞에 죽음이란 단어가 존재할때.
그 극명한 상황에 다달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부지불식간에 죽음이 다가올 수 있음을,,
처절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깨닫는다.
산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천운이라 해야할까.
그렇게 다시 살아난 사람들은 삶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서 살아가리라.
사람은 내 앞에 존재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르고 살아간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앞에 존재하는 시간이 몽땅 사라질 위기해 처한 순간 비로소 내 앞에
놓여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소중하단걸 눈치챈다.
삶을 허비하지 않기를.

 

이 책에 나오는 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가다 비로소 그 순간에 얼마나
절박하게 삶을 소망했는지. 절대 포기하지 않음이 얼마나 살아남는데 큰
힘이 되었는지 알려준다.
병도 이기고자하는 마음이 클수록 이길 확률도 높아진다 했던가.
정체절명의 위기의 순간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하면 되고, 안하면 안된다.]
어디 명언집에나 나올법한 멋진 말이 그러한 순간에 몸으로 체득한 말이라니...
이게 정말 명언이 아닌가.
삶의 모토로 삼는다면,,,못할 일이 무엇이며, 못이룰 일이 무엇일까.
이 분들에게 한가지 한가지 배우며 읽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에 나태해질때, 삶에 나태해질때...기억속에서 꺼내어보리라.
책 속에서 이분들을 다시한번 만나리라.
다잡을 수 있도록.

코끼리는 과연 무엇을 해결해주는가

능라도에서 생긴 일
이제하 지음 / 세계사 / 2007년 7월

능라도에서 생긴 일 - 이제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난 어리둥절했다.
분명히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갔는데 왜 어리둥절한거지?
무슨 결과가 이래...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능라도에서 생긴 일은 [능라도]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 마음에 맞는 몇명이 오프모임을 시작하는데 그들 속으로
실탄이 같이 들은 권총 하나가 택배로 배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은 권총을 신고하느냐 어쩌느냐로 고민하다가 결국 필요한 사람
이 자의에 의해서 권총을 빌려쓸 수 있게끔 숨긴다.
숨긴 자리에 영원히 묻혀버리면 좋았겠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각자의
이유로 인해 그 권총을 사용한다.


능라도에 모인 이들은 모두 즐겁지 못한 과거에 얽매여 힘든 사람들
이다. 그들의 돌파구로서 ,, 그들이 어쩌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상황
의 매개체가 권총이 된다. 코끼리라는 암호를 가진...

마지막에 권총의 주인이 등장하고 통일시범시라는 곳의 주민으로 발
탁되고,,그 속에서 자신을 버린 사랑했던 옛애인을 만나 총으로 쏴
죽이는데...실은 환상이라니?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당황스럽기까지 한 결과에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해답도 주지
않고 끝을 맺는다.
맨뒤에 나오는 문학평론가의 친절한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난 "이 책
뭐야,,"하는 투덜댐만 하다 이 책을 잊어갔으리라.

 

그래서 이제하 작가의 작품은 어렵다 했나보다.
사실 이제하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본 나로서는 전작들이 주는 느
낌을 알지 못한채 이번 책을 읽었지만,,그래서그런가,,이 사람의 작
품들을 한권한권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든다.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해야할까...잘 이해하지 못하고 머리 박박 긁을
내가 선히 보이지만,,,그래도 좋은 우리작가와 만났다는 사실이 즐겁다.

논개

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논개 1,2 - 김별아


 

"있고도 없는, 그리하여 언제나 새로울 수 있고 다시금 새로울
수밖에 없는. 소설은 결국 시간을 다루고, 시간에 저항하고, 시
간과 화해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 나오는 말이다. 작가는
이러한 이유로 역사속에 남아있는 그녀를 소설이라는 작품속으로
불러낸것일까. 그녀를 빛나게 하기 위해..

 

책을 펼치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사실 논개란 여인이 어
떤 여인인지 잘 몰랐다. 물론 그녀가 기생이고 일본의 장수를
끌어안고 촉석루라는 곳에서 아래 강으로 함께 떨어졌다는 것
정도...하지만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삶의 어느 한 단면으로
실제 그녀의 삶과 너무 다른 부분이 많아서 작가는 아쉽고 또
화가 났던 것일까. 그녀를 작가는 다시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논개란 여인을 알아서 반갑고 고마웠다. 사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진정으로 알지는 못하는 역사속의 인물에
대해서 조금더 알수 있다는건 그만큼 기쁜일이기에. 하지만 김별아의
논개는 논개속에 논개가 주인공이 아닌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속수무책으로 죽임을 당하고 강산이 짓밟히고,,
끔찍한 상황속에 살아간 수많은 사람중에 한 여인이기에 그랬을까.
큰 줄기에 붙어 있는 잔가지들이 너무나 많고 풍성해서 오히려 보고자
했던 큰 줄기가 묻혀 안보이기에 안타까웠다.
그래도 잊혀져가던 조선의 여인을 다시 세운 그 마음이 고맙다.

 

논개란 여인의 올곧은 심성과 정신, 한사람만을 마음에 품고 함께한
마음들이 모두 어여쁘고,,,서글프리만치 덜 행복한 삶을 산것 같아
내내 가슴이 아팠다.


- 나는 다르다. 누구와도 달라야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강하여 마침내
다르다는 것은 무엇일까? -
더이상 괴로울 수 없을것 같은 현실 속에서 오히려 힘을 내지 못하고
어린 딸에게 의지하여 가슴아파하는 어미를 보며 그 어린 논개는 얼마나
강해지고 싶었을까. 부모에게 기대어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오히려 버팀
목이 되어야만 했던,,스스로 강해지고자 마음을 다잡고 다잡았을 논개가
슬프고 어여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