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 짜게 본 역사, 간을 친 문화
유승훈 지음 / 푸른역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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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소금 이야기

 

폭염으로 대한민국이 푹 익어가던 몇 주 전 뉴스 한 귀퉁이를 차지한 '천일염은 풍년'이란 소식은 나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작물은 메말라가지만 소금은 풍년이라니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하는 그저 평범한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그리고 근대의 우리나라 염업민은 소금이 풍년이었어도 아마 마냥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순 없었을 것이다. 이리나 승냥이들이 벌떼처럼 달라붙어 그들이 애써 지은 소금을 착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민초들의 주요한 수입원이었던 소금은 쌀 못지않게 뼈아픈 수탈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이었기에 모두가 필요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소금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자들이 항상 존재해 왔던 것이다.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는 우리 역사 속 소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는 소금의 한국사를 순차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후반부는 소금의 문화사를 다루고 있다.(그리고 현장감이 돋보이는 다섯 편의 답사기가 따로 구성돼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위에서 살짝 언급한 소금의 수탈사는 전반부에 포함되는 이야기다. 염세과 관련된 농민들의 고난과 저항의 역사가 바로 이 부분에 담겨있다. 과거에는 소금이 국가재정의 또 하나의 축이었고 그래서 소금은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던 중요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이를 생산하는 농민과 국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던 지역관리의 이해관계는 항상 엇갈렸고, 늘 피해는 농민이 입었다. 소금의 전매제의 시행여부 역시 국가재정 확충과 염민의 보호 사이에서 갈팡질팡 했으며 결국엔 염민이 피해보는 쪽으로 귀결됐다.

 

책에선 소금 전매제를 중심논점으로 하여 소금의 한국사를 피력한다. 시대는 맨 먼저 고려 때로 거슬러간다. 원나라의 지배에 있던 시기인 충렬왕 때를 역사상 처음으로 소금 전매제가 시행됐을 거라고 책은 전한다. 또한 충선왕 때의 각염법 역시 전매제의 하나라고 밝힌다. 다만 전매제가 고려 초에 이미 실행되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남겨둔다. 뒤이어 조선 초기의 소금의 정치학이 무엇이었는지를 잠시 보여주고 세종 대에서 불거진 소금논쟁을 다룬다. 논쟁의 핵심은 사염을 금하자는 입장과 그럴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 중간책으로 나왔던 의염색이란 기구의 설치는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 결국 뚜렷한 묘책은 나오지 않았다. 어떤 주장을 받아들이든 염민의 피해는 없앨 수 없었던 것이다.

 

왜란이라는 혼란한 시기에도 소금의 역사는 등장한다. 국토는 폐허로 변했고, 유랑민들은 넘쳐났으며 그로인한 기근 역시 심할 때였다. 당시의 소금은 기근과 무관하지 않았다. 상 위의 거의 모든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니 소금이 곧 곡식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류성룡 같은 이들이 염전의 개간을 위해 그토록 열심이었던 것이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소금의 역사에는 또 하나의 변화를 맞이한다. 바로 균역법의 시행 때문이다. 균역법은 군포를 절반으로 감면하고, 감면분은 국가가 직접 염세 등으로 보충하는 제도다. 문제는 국가가 균역청으로 염세를 직접 거둬들인 다는 점인데 그동안 궁방과 관청에서 곶감 빼먹듯 하던 것을 이제는 국가가 가져가게 되었던 것이다.

 

균역법의 시행은 그 개혁의 위력만큼이나 반발이나 꼼수가 많았는데 그것은 모두 지금껏 이득을 보던 아전들의 횡포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이익을 양보할 마음이 전혀 없는 그들은 온갖 수를 동원해 국가의 정책 시행을 방해했다. 이리나 승냥이떼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 보다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같은 등급의 염전이라도 지역에 따라 징수하는 세금액이 달랐던 것이다. 기준 없는 세금 징수는 자칫 개혁의 효과를 망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정약용은 지역에 따라 등급을 둬 염세표를 만들었다. 책에선 다산이 주장한 이 방법이 도입되었는지 여부가 나오지 않지만 조선의 전세田稅 역사를 생각하면 도입이 어려웠을 것이다. 세종 때의 전분 6등법이나 연분 9등법이 끝까지 시행되지 못했음을 생각해보면 다산의 개혁안도 중용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개항기 때로 접어들면서 소금은 또 다시 수탈의 역사를 맞이한다. 이제는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마저 우리의 소금을, 그로 인한 재정력을 노렸던 것이다. 염민의 투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농민들은 총칼로 쉽게 제압당했다. 빼앗진 염전엔 수확의 기쁨은 없었다. 해방 후 한국전쟁 시기엔 소금이 극도로 부족해졌다. 피난민들이 직접 염전을 세워야 할 지경에 이를 정도였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전쟁 중이지만 염전확대와 소금생산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결과는 성공이었지만 곧 그 기쁨은 사라지고 만다. 염전의 확대와 소금 생산의 증가는 소금의 안정적인 공급을 넘어 과잉 생산의 양상으로 진행돼버렸던 것이다. 안에서만 차곡차곡 쌓이며 가격 경쟁력은 잃은 채 소금의 역사는 지금에 이르렀다.

 

'짠맛에 대한 명상'으로 소금의 역사 후반전이 시작된다. 이 내용은 역사적 이해를 요하는 부분이 적어서 그런지 훨씬 재밌고 수원하게 읽혔다.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소금장수 이야기는 워낙 기괴했지만 뭔가 상징성이 부여된 이야기 같았다. 액막이로써의 '소금 뿌리기'가 우리의 민간신앙에만 전해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에서도 이런 관습이 발견된다고 한다. 소금이 인류 보편적인 식품인 만큼 그 상징성도 비슷한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후반부에서는 소금에 관한 단상과 더불어 소금의 탄생과정을 생생히 다룬다. 자염의 생산방식, 염정을 이용한 방법 등등이 나오는데 아쉬웠던 건 이 부분만은 좀 생생한 사진 자료를 첨가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주강현의 <관해기-서쪽바다>편을 보면 '자염' 만들기의 생생한 장면이 담겨있다(120p). 그저 간단한 그림으로 남긴 이 책과는 눈에 들어오는 정도가 다르다. 교양 역사서가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지루함과 딱딱함을 탈피하는 유일한 작업인 사진자료에 좀 더 공을 들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염부들의 생활사를 다룬 부분을 끝으로 소금의 역사는 마무리 된다. 역사 속 소금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Salary라는 간단한 단어가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소금이 곧 돈이요, 그것을 거두는 게 세금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금의 유구한 역사와는 달리 오늘 날 소금의 위상은 무척 낮아졌다. 조미료, 나트륨쯤으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일상생활은 물론 역사에서도 소중한 존재였던 소금, 이 책을 통해 한번쯤 그 진가를 곱씹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류로 보이는 점이 있어 제보드립니다!!] - >초판 2쇄

39p 위에서 5번째 줄

포숙은 왕위에 오른 환공(소백)에게 포숙을 등용시킬 것을 강력히 천거하였고,

---> 포숙이 아니라 관중아닐까요?  포숙이 포숙을....셀프 깔때기인가?? ㅎㅎ;;;

아무튼 관계자 여러분의 확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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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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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동에 담긴 미묘한 법칙에 관하여

 

 

인간의 행동은 과연 예측이 가능할까? 몇 시간 혹은 몇 일 뒤에 내가 하게 될 일들을 아는 게 정녕 가능한 일일까? 이 흥미로운 주제를 과학적, 역사적으로 접근한 책이 바로 버스트다. 책제목 버스트(BURSTS)는 ’파열. 폭발’이라는 뜻으로 책에서는 ’무작위성’과 반대되는 인간의 독특한 행동법칙을 의미한다. 무작위성이라는 것은 모든 일들이 그저 단순한 우연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발생되는 모든 일은 측정불가능한 복잡성의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이 말은 쉽게 수긍이 간다. 내일 혹은 일주일 뒤에 내가 하게 될 일은 말 그대로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좀 더 깊고 넓게 생각해보면 인간의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일들이 반드시 일관되게 무작위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에서는 간단한 주사위 실험으로 인간 행동의 무작위성이 깨지는 예를 보여준다. 400번의 주사위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1억 번쯤 던져야 한 번 등장할 배열이 나온 것이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의 배열이 무작위적이라면, 그리고 단순한 확률에 의한 것이라면 그런 수의 배열은 나와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 이런 실험 외에도 전혀 무작위적이지 않은 인간의 행동들은 종종 목격이 된다. 우리가 자주 쓰는 이메일에도 무작위성을 벗어난 행동들이 나타난다.

 

 

저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이메일을 사용함에 있어서 이메일에 전혀 손대지 않는 오랜 잠복기가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이메일을 날려 보낸다. 나 역시도 메일 송신 기록을 찾아본바 그런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인간 행동의 무작위성을 넘어서는 특별한 일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전화 통화 패턴이나 웹브라우징 습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왜 사람들의 행동은 일관되게 무작위적이지 않고, 폭발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진정한 목적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용어가 하나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멱함수’다.

 

어떤 일이 멱함수 법칙을 따르게 되면 다수의 작은 사건들이 소수의 큰 사건들과 함께 발생하게 된다. 이것을 인간의 행동과 결부시키면 소수의 큰 사건들이 바로 폭발성과 짝지어진다. 이는 사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빌게이츠와 같이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소수의 부자나 큰 피해를 낸 두 번의 세계대전(역시 소수)등이 바로 멱함수 법칙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세계에서 이처럼 무작위적이지 않고, 평균을 훌쩍 뛰어 넘는 데이터가 소수이긴 하지만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폭발성은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정으로부터 촉발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선순위설정작업은 인간의 행동을 효율적이고 안정되게 관리해주는 좋은 습관 중에 하나다. 중요도에 따라서 일에 순서를 부여하고, 그에 맞춰 일을 해결해나가는 방법은 중요한 일을 잊지 않고 가장 먼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에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들은 기약 없이 늘어질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고 싶거나 읽고 싶은 책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목록을 만들어 봤을 것이다. 목록의 맨 위에 있는 책들은 조만간 사거나 읽어보게 되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자신과 만날 가능성은 0에 가까워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쨌든 목록의 최상위에 있는 것들엔 항상 주의가 가고, 신경이 쓰이며 결국 어떤 식으로든 내 목적에 따라 성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또 그에 맞춰 일을 처리하는 과정은 매우 효율적인 일처리 과정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일에 더욱 집중하고 몰입해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다른 일로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푸아송은 그토록 많은 정리를 남겼고, 아이비 리라는 사람은 조언 한마디로 횡재를 거두었다. 결국 폭발성은 우선순위 설정을 통한 에너지 집중 과정에서 생기는 특별하면서도 어떤 원인이 있는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조심스럽게 정리해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차례다. 인간의 행동은 과연 예측이 가능한 것인가?

 

무작위적이지 않고 폭발성을 가진 인간의 행동들과 그것을 가능케 했던 우선순위의 설정은 인간 행동의 보편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상대적이기도 해서 모든 인간의 행동 특성을 정확히 예측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보편적인 특성을 가지는 행동과 더불어 여러 요인들이 인간의 행동을 전보다 더 예측가능하게 해주고는 있다. 곳곳에 설치된 CCTV며 사용하면 항상 기록이 남는 이메일과 휴대폰은 나의 과거의 행적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이 역시 시간 단위의 많은 정보가 아니면 미래의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하나의 예측도구로써 사용될 수는 있다.

 

의문에 대한 답이 인간은 행동은 예측 가능할 수도 있다는 다소 미지근한 결론이 되었지만 어쨌든 우리사회가 지닌 예측력은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분석적 기법이나 연구 그리고 각종 사회적 시설망을 통해 인간의 미래를 뒤덮고 있는 베일을 조금씩 벗기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 역시 인간 행동의 폭발성에 의해 어느 날 갑자기 큰 성과를 보일 수도 있다. 책의 절반이나 할애되었던 죄르지 세케이와 텔레그디가 살았던 과거의 역사는 단순히 지나버린 세월이 아니었다. 당시의 역사를 통해 오늘을 조명했던 것처럼 오늘의 역사 역시 미래의 어느 날과 비교돼서 더 먼 미래를 향한 예측의 한 걸음이 되어 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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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예술로 버무리다 - 요리에서 예술의 감동을 경험하다 예술과 생활 3
쉬레이 지음, 정유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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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예술, 그 오묘한 어울림

<맛, 예술로 버무리다>는 [예술과 생활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회화나 영화 속에 담긴 음식을 통해 당대의 문화예술을 살피는 책이다. 책을 두루 통하는 주제가 ’맛’인 만큼 이 책은 수집한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시대의 맛을 조심스레 탐구해보거나 어느 특별한 요리가 가지는 상징성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만, 맛과 요리를 다루는 책치고는 조금 지루한 면이 있었다. 게다가 책의 시작부터 작가의 조국이기도 중국의 회화를 통해 맛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놓아 묘한 이질감으로 책을 읽기가 불편했다. 분명 책의 내용에는 상당히 익숙한 부분도 많았지만 구성상의 부조화로 인해 책을 읽는 ’맛’이 좀 덜했다.

그래도 책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과일과 꽃으로 장식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작가의 그림은 꽤 여러 번 스치듯 봤기에 눈에 확 띄었지만 정작 작가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언뜻 그림에서도 재기발랄함과 끼가 느껴지는 그의 그림, 과연 그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음식그림’을 그렸던 걸까?

책의 설명을 보면 그는 그저 끼만 가지고 있었던 작가는 아닌 듯하다.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과일과 꽃으로 장식된 초상화를 통해 당시 막시밀리안 2세의 통치 아래 있던 합스부르크 왕조의 태평성대를 은유적으로 찬양하고 있었다. 정교하고 화려한 묘사가 아닌 재치 있는 표현을 통해 그는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과일의 여왕이라 할 수 있는 사과는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 소재로 사랑받았다. 세잔, 마그리트, 마젤 등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사과를 작품에 담았으며 그 누구도 맛보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서도 창조되지 않았던 그들만의 ’사과’를 만들어냈다. 위험하고도 불온한 과일로도 여겨졌던 사과, 어쩌면 지금의 애플社의 시과도 예술의 일부는 아닐지.

이후 <맛, 예술로 버무리다>는 영화에서의 음식과 문화 그리고 예술적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기서 맛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매개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지는데 가령 영화 음식남녀의 경우 화려한 주연은 가족의 사랑을,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에서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매개물질로 활용된다.

이는 음식을 먹는 것이 단순히 사람의 생리욕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는 일종의 사회화 도구로써 작용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어쩌면 진정한 음식의 힘이란 영화 초콜릿에서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소통은 마력은 마닐까? 어쨌든 음식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중요한 게 분명하다.

영화 속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뒤 책은 다시 회화와 예술작품 속 음식 이야기로 넘어간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는 분명하나 생소하면서도 난해한 작품들이 쭉 이어지며 등장하는 가운데 결국 그 음식들을 담는 그릇과 음식의 다양한 색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며 음식과 예술의 오묘한 만남을 정리한다.

음식과 예술의 만남, 분명 신선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였다. 하지만 음식을 소재로 삼은 예술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었더라면 이 책은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국의 예술에 할애한 부분이 좀 더 덜했더라면 좀 더 몰입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은 인문교양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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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합리적인 선택? 현명한 소비!!

- 당신의 소비습관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 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 

   풍요로운 시대 속에 만연된 소비와 이를 통한 행복 추구는 정녕 온당한 일일까? 

   과연 우리는 더 많이 소비함으로써 얼마나 행복해졌을까? 
로컬

 

 

< 로컬푸드 조례 > 

   먹을거리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고민이야말로 소비를 통한 세상바꾸기의 시작이다. 

   그러나 가격이라는 큰 벽 앞에서 우리는 과연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까?  

     

  

< 공정무역의 힘 > 

    의식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한 출발선! 

    공정무역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아보자!!  

     

 

 

 

    < 돈 한푼 안쓰고 1년 살기 >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불필요하면서  

     공정하지 못한 생산을 줄이는 일까지  

     우리 스스로가 벌여보자!!

  

 

2. 꿈을 찾기 위한 긴 여정 

 - 공시생 백만 시대, 과연 우리의 꿈찾기는 정녕 이룰 수 없는 일일까? 

  

  

< 가슴이 시키는 일 > 

   자신의 꿈을 향해 뛰었던 위대한 사람들. 

   그들의 끝은 다르지만 그 시작은 모두'내 꿈을 위해'라는 작은 열망에서였다. 

    

< 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 > 

   자기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과 믿음. 

   나에게 용기를, 나에게 믿음을, 나에게 위로를,  

   부디 아낌없이 주기를......  

 

 

< 매기와 만다라 >

   여행만큼 휼륭한 선생은 없다고 했던가.

   여기 자신의 꿈만큼이나 소중한 무엇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사람이 있다.

     

 

 

 

< 그건 사랑이었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건, 사랑이었다."

  

 

 

3. 불안한 마음 어루만지기 

 - 1등 자살국이란 오명아닌 오명을 쓰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 마음의 불랙홀 > 

   내 안에 자리한 견디기 힘든 구멍을 매워줄 방법을 찾는 책. 

   불안한 마음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결국 책뿐인가..... 

     

 

 

 

  < 치유하는 글쓰기 > 

   글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치유되는 길. 

   분명, 그 길은 존재하다.  

 

 

  <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자본주의로 잉태된 현대사회 속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개인.  

    매순간 선택과 한계 속에서 고민하는 나약한 모습을 통해  

    다른 대안을 찾아보자.  

 

  

  < 천개의 공감 > 

   관개맺기의 어려움 극복하기! 

    솔직한 나와의 대면을 통해 그 어려움의 문을 열어보자

     

 

  

 

4.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 언제까지 노동자는 희생과 핍박이 대상이어야만 하는걸까. 

   

 < 빵과 장미 > 

   빵만으론 살 수 없고 장미도 필요하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님을 잊지 마세요.  

 

 

   

< 정글 > 

   노동자의 암울하고 비인간적인 현실. 

   노동자는 분명 자본주의 생태계의 최하층에 있는게 분명하다.   

 

 

  < 에이드 인 베트남 > 

   평화시장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거의 모든 개도국의 슬픈 이야기였으니...  

 

 

    

<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 

   노동자 둘리의 이야기. 

   기댈 곳 하나 없는,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노동자 모습. 

  

 

 

5. 경제 교양 쌓기 프로젝트 

-  경제에 빠삭한 교양인이 되어봅시다~! 

    

  < 독식비판 > 

   쌍끌이 어선이 되어가는 대기업. 

   그들은 비판할게 아니라 벌을 주어야할텐데..... 

    

 

  < 이단의 경제학 >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폐단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모음. 

    폐단을 몰고온 주체기구에 대한 수술은 언제쯤 이루어질지..... 

    

 

 

   

  < 식량의 경제학 > 

    국제 식량 가격의 메커니즘 이해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자. 

    식량자급률 최악인 우리의 현실에선 무척 의미있는 책이다.

     

 

  < 미네르바의 경제전쟁 >  

    안정적인 일자리는 줄어가는데 출산율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하고, 

    성장을 외치면서도 지하경제에 대한 조치는 느리기만 한  

     한국경제의 속살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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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제국 가야 - 잊혀진 왕국 가야의 실체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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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비슷한 500여년 역사를 가진 가야. 하지만 그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가야의 역사는 아주 미미한 정도다. 왜 가야의 역사는 그토록 가려져 있는 걸까?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체제만을 강조했던 일제의 잔재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전해지는 내용자체가 적어서일까? 

한켠에서는 일제의 의도적인 역사왜곡의 일환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의 3국만 부각시킨 채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야사를 축소시켰다는 설도 있지만 그보단 고대사에 관한 중요한 문헌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의 제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용을 떠나서 일단 제목에 있는 ‘삼국’만이 사람들에게 강하게 인식된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가야는 삼국의 그늘에 가려질 만큼 미약한 국가가 아니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삼국사기를 보면 가야에 관한 부분이 결코 적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가야의 초기 역사는 신라를 실질적인 지배에 둘 정도로 강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가야가 신라에 의해 멸망하게 되고, 또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되면서 한때 신라의 어두운 과거사였던? 가야의 역사는 은폐 혹은 축소된 건 아닌지 의심이 간다.

<철의 제국 가야>는 한반도에 가야라는 나라가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다루는 것부터 시작한다. 토착 세력과 유입세력들 그리고 유입세력들의 간의 경쟁 등 초기 가야가 형성되기까지 그 주축을 이루었던 세력에 관해서 면밀히 검토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학자들의 각종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너무 긴 나머지 지루하고 다소 복잡한 감이 있었다. 

가야의 초기 형성과정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인지 500년 가야사의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6가야가 어떻게 성장했고, 각기 어떤 왕들에 의해 통치되었으며 문화나 경제적으로 어떠했는지 등은 잘 다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책은 이런 부분을 훌쩍 뛰어 넘은 뒤 가야의 쇠퇴 과정을 다룬다.


제목에 사용된 ‘철의 제국’이란 말 역시 실망감을 안겨준다. 가야를 수식하는 말로 곧잘 사용되는 철의 제국이란 말이 이 책에서까지 단순한 수식어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철기문명을 바탕으로’라는 소제목으로 217p부터 9쪽 가량 다뤄지는 이 부분이 분량도 분량이지만 그다지 새로울 게 없었다. 제목으로 그 표현을 사용한 만큼 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야 전반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이 책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다만 지금 방영되고 있는 가야에 관한 드라마와 맥을 같이 해서 가야라는 나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초기과정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다시금 조명되고 있는 가야의 역사가 다양한 포맷으로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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