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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러시아
시베리카코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 음식에 관한 만화인데 작가는 러시아인이 아니었네요! 그녀는 러시아 남편을 둔 일본인 여성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일본에 거주하다가 러시아의 상테페테르부르크에 살게 되면서 겪게 된 맛있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비러시아인이 들려주는 러시아 음식이야기인 만큼 관찰자이자 체험자로서의 음식담이 무척 기대되었는데요. 역시나 읽어보니 그녀의 솔직하고도 대담한 음식 행보가 아주 재미있게 펼쳐졌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을 지나면서 러시아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 꽤 있었고 그중 몇몇은 시청한 적도 있었는데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고있노라니 다 새롭더군요! 이런! 러시아는 그저 보드카만 떠오른다랄까요..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그래도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러시아 음식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거 같습니다. 심지어 이 책은 요리법까지 담은 충실한 요리책이기도 해서 러시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개된 음식 중에 가장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블리니'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블리니는 묽은 반죽을 프라이팬에 얇게 펴서 만드는 일종의 크레이프 같은 음식을 말하는데요. 잼이나 연어 같은 것들을 곁들여 먹는다고 합니다. 책 속의 레시피를 보니 밀가루, 우유, 계란, 설탕, 소금, 식용유가 재료로 나오네요. 와! 놀랍게도 밖에 나가서 사야할 재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집에 있는 재료더군요. 당장 재료를 꺼내서 만들 준비 시작~!

 

책 속에도 등장하지만 반죽을 묽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저 역시 재료를 잘 섞은 뒤 되도록 묽게 만들려고 우유로 양을 조절했습니다. 그런데 반죽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 섞이지 않고 덩어리 지는 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반죽을 체에 한번 걸렀습니다. 그러니 묽으면서도 깔끔한 반죽이 되었네요. 처음에는 만든 반죽을 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구웠는데요. 예쁜 원형의 블리니를 만들기에는 프라이팬이 너무 큰 것 같아서 두 번째 반죽부터는 궁중팬에다 구웠습니다.

(궁중팬은 입구는 넓지만 재료가 닿는 면적은 좁으니까요!)

 

생각대로 동그랗게 된 반죽이 서서히 맛있게? 익어갔습니다. 다만 뒤집어야 할 타이밍을 잡기가 좀 어려웠네요! 가장자리 쪽을 연신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뒤집었을 때! 뭔가 느낌이 오더군요. 이후부터는 어렵지 않았고 큰 실수없이 몇 장의 블리니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딸기잼을 바른 뒤 돌돌 말아서 한입~!

 

 

사진은 꼭 넓은 호떡처럼 나왔네요... 그런데 맛은 전혀 다릅니다! 훨씬 부드럽고 달달한... 정말 맛있는 간식이었습니다! 몇 장의 블리니가 금세 뚝딱 없어지네요. 양조절을 한답시고 적은 양의 블리니를 만들었던 게 실수였네요. 아쉽지만 직접 만들어서 맛체험을 했다는 거에서 만족합니다. 다음에는 블리니와 상당히 유사한 재료 조합인 '시르니키'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시르니키는 블리니에 들어가는 우유 대신에 코티지 치즈가 들어갑니다.

 

블리니가 러시아식 크레이프라면 스메타나는 러시아식 사워크림이라고 합니다. 스메타나에 관한 이야기는 책 속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스메타나는 수프며 케이크며 러시아의 많은 음식에 꼭 들어가는 감초였습니다. 책에는 플레인 요거트와 생크림으로 만드는 '스메타나 대용품' 요리법도 있었는데요. 직접 한번 따라해볼 수도 있었는데 미처 그러지 못햇네요. 블리니에 딸기잼이 아닌 손수 만든 스메타나를 올릴 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맛있는 러시아 이야기는 케밥과 비슷한 샤와르마 라는 간식을 소개로 끝을 맺습니다. 러시아 음식을 소개하는 만화이지만 음식을 통해 소소한 러시아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 큰 만화랄까요? 일본인으로서는 낯설기만 한 러시아의 생생한 풍경들이 잘 그려져 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가장 가까운 유럽, 러시아에 대해서 좀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먹거리에 대해서 많이 많게 되었는데요. 그 음식들을 언젠간 제대로 즐길 날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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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
존 톰슨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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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는 구스타브 쿠르베의 1855년 작 [화가의 스튜디오]에서 앤디 워홀의 1986년 작 [위장 자화상]에 이르기까지 순수하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 순서대로 현대 미술을 정리한 책이다. 한 세기가 조금 넘는 시간이 한 권의 책에 집약된 만큼 많은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담겨 있으며 더불어 주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타 화가의 보조 작품까지도 꼼꼼하게 곁들여져 있다.

테오도르 루소의 [한낮의 다프레몽 골짜기]라는 작품을 예로 들면, 화가의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 이 목가적인 풍경화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의 저자는 또 다른 화가 존 컨스터블이나 샤를-프랑수아 도비니의 풍경화를 보조 작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작품 간의 비교를 통해 [한낮의 다프레몽 골짜기]가 갖는 특별함을 찾아내고,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에 관해서도 유추해낸다.

순전히 작품이 세상에 나온 순서대로 책을 구성하다보니 한 화가의 서로 다른 그림이 띄엄띄엄 소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클로드 모네의 경우는 [인상, 일출]이라는 작품으로 34p에 나왔다가 46p와 72p에, 그리고 [지베르니의 수련 연못]이란 그림으로 154p에 다시 등장한다! 이렇게 똑같은 화가가 들쑥날쑥 하는 건 작품 간의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네의 처음과 나중 그림의 경우는 무려 43년의 시간차가 있다.

시간에 따른 작품 구성에 익숙해지면 대충 이 시대에 어떤 류의 작품들이 등장했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특정한 화풍을 일구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연속해서 만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미술사적인 상황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련의 그림들을 통해 인상파 화가들이 성한 시기나 아르누보 계열 혹은 초현실주의 화풍이 일었던 시대가 얼핏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책 속에는 명화를 이해하기 위한 ’그림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화가의 전력이나 미처 알지 못했던 미술사에 관한 사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야수파의 거장 마티스는 법무원 출신이고, ’사과’로 유명한 세잔은 은행원 출신 그리고 앙리 루소는 세관원이었다는 사실은 명화를 남긴 위대한 화가들 모두가 어릴 때부터 자신의 능력을 꽃피웠던 건 아니라는 걸 방증해준다.

한편 마네에 관한 저자의 짧은 설명은 나를 무척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인상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일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마네는 단 한번도 이론적인 단계에서부터 완전한 인상파였던 적은 없었다. (중략)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은 살롱 화가였던 마네는 프랑스 미술의 위대한 전통을 존중했으며, 여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면서 계속 그 연장선상에 머무르고 싶어 했다. 마네가 한 번도 인상파와 함께 전시회를 연 적이 없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실이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알고 있던 마네가 ’인상파이기를 주저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마네가 단순히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역할에만 그쳤는지 혹은 그들과 자신의 경계를 분명히 하면서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했는지 여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대부분 인상주의 화가들로 이루어진 바티뇰파를 이끌었던 마네가 정작 인상주의와 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인정하기 힘든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에 나오는 작품들이 20세기 초중반의 것들로 채워지자 아주 낯선 그림들과 처음 보는 작가들이 참 많았다. 그중에서도 [마법의 섬]을 그린 알베르토 사비니오, [굴뚝이 있는 도시 풍경]의 마리오 시로니, [메트로폴리스]의 게오르게 그로스 등이 낯설지만 눈에 띄는 작품들을 보여줬다.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중반의 약 한 세기 정도 되는 시간을 미술 작품으로 장식한 이 책은 현대 미술을 수놓은 명작들과 위대한 화가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멋진 미술 안내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미술을 보는 눈이 조금은 트인 것 같다고 해도 그리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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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 지음, 이종남 옮김 / 민음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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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야구의 진수

지난 달 24일 한국 시리즈 7차전의 주인공이 타이거즈가 되면서 2009년 한국 프로야구는 대망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뒤를 이어 양키즈와 자이언츠가 각각 우승을 거머쥐면서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도 시즌을 끝냈다. 신기한 건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모두 역대 최다 우승팀이 올해의 챔피언에 올랐다는 사실! 모두가 짜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두 자릿수 우승 횟수(10회)를 가진 팀이 생겼다. 짧은 야구 역사로 볼 때 아주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우승은 7차전까지 가는 엄청난 혈투 속에서 얻어낸 것이라 더욱 값져 보인다. 정규 마지막 타석에서야 비로소 승리팀, 아울러 우승팀이 가려졌던 2009 한국 시리즈는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토록 사람들을 강하게 매료시키는 야구. 과연 야구의 무엇이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것일까? 아마도 홈런의 짜릿함, 피 말리는 승부, 극적인 경기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점차 이내의 점수라면 언제든 홈런 '한방'에 의해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야구의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홈 팀의 경우 9회 이후의 마지막 공격에서 '끝내기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점도 야구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알다시피 끝내기 타구의 주인공은 그날의 영웅이 된다) 이런 기막힌 장면이 아니더라도 묘기에 가까운 수비라든지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는 피칭, 주어진 작전과 완벽한 수행에 따른 정교함 등도 야구장으로 자구만 사람들을 오게 만드는 야구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야구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정해 놓고 구체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오랫동안 야구계에 몸담았던 그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이 책은 야구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성과물이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기록물과 기록에는 남길 수조차 없는 숱한 인상적인 장면을 모두 섭렵한 그가 남긴 이 책은 야구의 성스러운 고전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원제목을 살펴보니 가이드라는 단어가 보인다. 생각건대 적어도 야구팬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할 거야'하고 조언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그는 모르고 봐도 재밌지만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야구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야구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사항들을 담았고, 2부는 야구를 둘러싼 부차적인 일들을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 3부는 야구에 관한 상식과 야구라는 스포츠의 비전을 담았다. 1부에 등장하는 내용은 타격, 피칭, 수비, 베이스런닝, 감독, 사인, 벤치, 지명타자, 심판원, 구장 등이다. 타격, 피칭, 수비는 야구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요소다. 특히 타격에서는 홈런과 같은 장타를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연봉 서열로 볼 때 항상 상위에 있는 타자들은 대부분 장타자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물론 미국의 데릭 지터와 같은 다방면에서 뛰어난 교타자도 좋은 대우를 받고 있긴 하지만 한방의 '결정력'이 있는 대형 타자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흥미롭게 봤던 주제는 바로 '지명타자'였다.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절반이 이 제도를 따르고 있다. 저자는 이 제도가 야구에 새로움을 주기 위해 도입된 것일 뿐 이 제도의 사용 유무에 따른 야구 판도의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이를 입증해 보인다. 내가 유독 이 부분을 집중해서 읽은 이유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지명타자' 출신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안착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어서 일수도 있고, 전문적인 지명타자로 활약한 사람이 적어서 일수도 있지만 몇몇 기사를 통해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 지명타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저자의 글에서도 그런 게 좀 느껴졌다. 현재 명예의 전당 입성을 노리고 있는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 에드거 마르티네즈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지 이 때문에 더욱 궁금해진다.

2부와 3부는 야구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담겨 있다. 시즌 중에 틈틈이 발생하는 트레이드나 4월부터 10월(요즘은 11월까지)까지의 대장정을 치르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스토브 리그(스카우트) 그리고 새 구장 건설, 구단의 존폐, 중계권료, 야구의 기록과 통계, 야구의 주변인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한 시즌동안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그야말로 엄청난 기록들을 쏟아낸다. 기록은 팀과 선수의 운명을 좌우하므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보통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이 강하고 또 성적도 좋은 편이다. 올해 우승한 기아의 경우 홈런왕과 타점왕을 기록한 선수가 있었고, 투수도 10승 이상에 방어율도 준수한 선수들이 여럿 포진해 있었다.

<야구란 무엇인가>는 알면 알수록 더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는 야구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야구가 던지고 때려서 점수를 올린다음 승패를 결정하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경기장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 - 투수와 타자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나 타자에 따라 수비를 달리하는 시프트, 그날의 베팅오더, 견제와 빈볼, 벤치 클리어링 등등 - 속에서 치열하게 공방전을 펼치는 흥미 넘치는 스포츠라는 걸 완벽하게 묘사해냈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얼마든지 야구를 즐길 수 있지만 만약에 읽는 다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가 재밌어질 것이다. 더 좋은 구장에서 멋진 선수들이 펼치는 야구도 물론 재밌겠지만 야구에 관한 상식 몇 가지를 알고 보는 경기 또한 그 못지않게 재밌을 거라는 사실을 이 책이 말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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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1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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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 - 스케치북과 카메라로 기록한 드로잉 여행 1
김혜원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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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로 즐기는 방방곡곡 일본 철도 여행

일본은 막연히 철도 선진국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을 읽으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철도 왕국 일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엄청난 노선과 다양한 열차, 특색 있는 역 풍경과 종류도 다양한 맛집은 정말 굉장했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는 철도 노선은 일본을 철도여행의 요람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나라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우리네 고속버스, 시외버스의 임무를 일본에서는 열차가 맡고 있었던 것이다. 노선이 많은 만큼 열차 또한 지역 특색이나 전통에 따라 다양하다. 오래된 영화에서 나온 듯한 열차가 있는가 하면 매끈한 자태를 자랑하는 신형 신칸센도 있었다.

또한 일본은 국토가 크게 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길쭉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 철도 여행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섬과 섬을 연결하는 수중지하 터널이 있어 아주 이색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고, 꼬박 하루가 소요된다는 장거리 열차편도 있어 열차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낭만적인 여행도 꿈꿀 수 있다.  

바다 아래 지하로 횡단하는 열차를 타고 있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또, 그 긴 시간(다행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보단 그 시간이 길지 않다)을 열차 안에서 보내며 무엇을 할까? 등등을 상상해 보며 머릿속에서나마 나만의 수중 기차 여행을 떠나보았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먹는 즐거움!! 책 속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예끼벤을 보며 침이 꼴딱꼴딱 넘어갔다. 언젠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일본의 철도 여행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어서(일본어를 몰라 내용은 모르지만...) 문어가 나오는 도시락이며 그 지역 특산물로 가득한 맛깔스러운 열차 도시락들을 볼 기회가 있었다.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 보였는데 우리나라에도 그 도시락 문화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의 풍토에 맞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만큼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그 도시락들이 왜지모를 그림의 떡으로 생각되기도 해서 조금은 씁쓸했다.

철도로 일본을 누비는 이 기막힌 여행은 일본 곳곳을 두로 거친 뒤 아쉽게도 끝을 맺지만 내 마음 속에 철도를 이용해 일본을 여행해 보자라는 작은 꿈을 키워주었다. 물론 상당한 경비를 마련해야겠지만 일본의 철도여행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는 잘 잘 몰랐지만 철도여행과 만화라는 구성은 꽤 괜찮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만화를 통해 이런저런 특징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또 생생한 여행의 기분을 전달하니 책읽기가 무척 신나고 즐거웠다. 기차를 통해 일본의 지역과 문화를 알 수 있었던 <드로잉 일본 철도여행>은 내가 일본으로 떠나는 그날까지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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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 유가에서 실학, 사회주의까지 지식의 거장들은 세계를 어떻게 설계했을까?
황광우 지음 / 비아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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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설계한 위대한 생각들

시대적인 요구로 인한 생각의 변화는 인류의 역사를 바꾼 커다란 줄기라 할 수 있다. 지배층에 억압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들고 일어나 자유를 외친 것도, 탁상공론을 질책하며 실사구시를 강조하던 것도, 모두 시대가 변했다는 걸 몸소 느낀 자들의 새롭고도 위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시대가 변하는 시점에는 항상 묵은 시절의 병폐가 극에 달해 있었다. 가진 자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부유했지만 그 사실을 쉽게 망각했고, 없는 자들은 더 이상 안 좋아질 수 없었기에 목숨을 건 투쟁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었다.

밑에서부터 달아오른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실로 막강했다. 그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았으며, 뒤돌아볼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 유럽 각 국에서 벌어진 불같은 혁명과 우리의 동학 농민 운동이 바로 그런 거대한 물결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부패하고 타락한 왕족과 귀족들을 끌어내리며 그들이 외쳤던 것, 악질 탐관오리를 숙청하며 그들이 얻고자 했던 것, 그것은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자유와 존엄일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혁명에 성공해 새로운 생각들이 커가는 사회로 진입한 반면 우리는 무력에 의해 생각의 싹이 짓밟혀버렸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생각들>은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생각들이 주류의 이념으로 남거나 아니면 우리의 경우처럼 어떤 외압에 의해 뿌리 뽑혔는지를 보여준다. 흥미로웠던 건 유가와 법가 사상이 중국의 주류 사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 대목이었다. 겉으론 유화적인 유가의 왕도정치, 예의정치를 표방하는 척하면서 실제 통치는 냉혹하고 잔인한 법으로써 백성들을 다스렸다는 것이다. 반면에 춘추전국 시대에 난립하던 다른 사상들은 현실정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쓰이지 못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하나 새로 알게 된 점은 절대왕정의 중상주의 정책이 부른 ’세계의 재편’이었다. "중상주의는 국민국가를 형성시키는 정책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는 ’영국의 경제’, ’프랑스의 경제’라는 생각이 굳어졌고, 프랑스나 영국이라는 한 나라를 중심으로 한 전국 단위의 경제생활이 보편화되었다. 이는 중세에 없었던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때부터 그동안 보편적으로 쓰이던 라틴어를 사용하지 않고 각국의 언어로 된 책이 출판되었다. 게다가 종교까지도 분파가 생겨 사람들은 자신의 각기 개별적인 종파를 갖게 되었다.

위의 모습은 국가나 국민 혹은 민족을 의미하는 ’네이션’이란 단어가 생겨난 과정이자 새로운 생각이 세계를 재편하게 한 예이다. 세상을 지배했던 과거의 주된 생각이 약해지자 금세 새로운 생각이 그 자릴 대신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생각을 위대한 생각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보편적인 권익과 실용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계급주의를 타파한 자유주의와 절대권위를 무너뜨린 민주주의는 위대한 생각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과연 또 어떤 위대한 생각이 인류의 역사를 바꿀지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역사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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